6장


[신앙과 공포]
[통합]
[사망 펄스 신호]



왕이 될 소년은 더 이상 소년의 모습이 아니었다. 영원히 젊은 성년의 모습을 취한 황제는, 전쟁의 상흔이 남은 툰드라 지대 위를 걸어갔다. 황제는 눈을 막기 위한 망토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한 손에는 칼집에서 빼어 든 검이 낮게 들려 있었다. 작동되지 않은 칼날은 둔탁해 보였고, 칼날을 따라 이어진 회로는 빛이 꺼진 채 차갑게 식어내려 있었다.


포탄이 떨어진 크레이터들부터, 양측 모두의 전사들이 죽어 남긴 잔해들까지. 전투가 일어났던 흔적들이 사방팔방에 남아 있었다. 황제는 무릎까지 닿는 높이로 그득히 쌓인 수만의 시체들 사이를 걸어갔고, 그동안 눈은 떨어지기 시작하며 회색의 구정물로 녹아 내렸다. 주위의 전사들은 갑옷을 철컹거리며 전사자들 사이를 배회하다가, 시체 무더기 속에서 전우들을 끌어내거나, 부상당한 적들을 으르렁거리는 체인 블레이드로 빠르게 내리찍어 처리하고 있었다.


황제는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는 일절 관심을 주지 않았다. 전투가 끝난 뒤의 전장의 모습은 황제의 관심을 조금도 끌지 못했다. 황제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며, 그의 도움을 구하는 부상병들 위를 넘어다녔다. 그 부상병들은, 황제 그 자신의 병사들이었다. 황제는 둥글게 고리를 그리고 서있는 자신의 정예 전사들에게로 걸어갔다. 황제의 정예병들은 불안정하게 복제된 모피 망토를 입은 채 외로이 서있는, 머리칼이 회색으로 새어버린 인물 한 명을 지키고 있었다. 포로로 사로잡힌 사내는 시리는 추위 속에 자신의 몸을 꼭 끌어안고 있었고, 그의 몸은 부상으로 인한 고통으로 약간 구부정하게 굽어져 있었다.


황제가 다가오자, 포로 사내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사내는 피로 물든 이빨을 씩 드러내어 보이며, 조금도 웃음기라고는 없는 미소를 띄워 올렸다.


“그래서, 이게 바로 내 최후로군.”


황제는 우뚝 서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황제의 긴 장발이 바람결에 휘날렸다. 미약한 햇빛은 황제가 낮게 들고 있는 검에 부딪히며 번쩍이고 있었다.


“어째서냐?” 포로는 비통히 물었다. “어째서 내 국민들을 이처럼 절멸시키려 하지?”


“너의 국민들은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황제가 대답했다. “오직 너의 군대와 너만이 살아남지 못하리라.”


“테라의 황제”시여.” 잿빛 머리칼의 포로가 조롱하듯 씨익 웃어 보이며 말했다. 그의 입가로부터 핏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내장에 생긴 상처는 그를 점점 죽여가고 있었다.


“아니.” 황제가 말했다. “짐은 “인류의 주인”이니라.”


포로는 기침과 함께 눈밭 위에 선혈을 내뱉었다. “이제는 인류까지 지배하겠다는 건가? 한 국가나 한 행성만으로는 부족해서, 이제는 너의 그 암덩이 같은 손길을 별들에까지 뻗으려 하시는군.”


“너의 저항심은 그 대상을 잘못 찾았구나.” 황제가 대답하였다.

“이 오만한 짐승 같은 자식!” 사내는 망가진 가슴으로부터 숨을 끌어 올리며 쌕쌕거렸다. “네놈은 심판할 도리가 없는 쓰레기다. 네놈은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는 미친 놈이야!”


황제는 바람과 함께 몸을 돌렸다. 황폐한 전장을 돌아보는 그의 눈가는 좁아져 있었다. “허나 그럼에도 짐은 승리하였지.”


“네놈은 폭군이다!” 포로가 비명 지르듯 외쳤다. “네놈은 계몽 받은 자들을 학살했어!” 포로로 잡힌 사내가 분수처럼 내뿜은 피는 저녁의 공기 중으로 뿌려졌고, 바닥에 떨어진 핏물은 시내를 그리며 흘러나갔다. “이 배교자! 이단자야!”


황제는 사내가 이따금씩 피 섞인 침을 튀겨가며 쏟아내는 장황한 비난을 잠잠히 들어주었다. 그 조용한 인내심은 위엄과 익숙함에 따른 무시, 그 둘 사이의 어딘가의 경지에 있었다.


“네놈은 우리에게 파멸을 가져 왔어!” 사로잡힌 군벌 군주는 분노하며 외쳤다.

“짐은 네게 경고했었다, 사제여.” 황제가 말했다. “이미 오래 전에, 분명 네게 경고했었다.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은 네 자신이 고른 선택 때문이니라.”


“그럼 분명 내가 네놈의 경고에 오줌이라도 갈겼었던 게지.” 사로잡힌 사내는 사납게 대꾸하였다. “지금 내가 네놈의 계몽이란 것에 그렇게 하고 있듯이 말이다. 그리고 내게 마지막 남은 숨으로 말하노니, 내 네놈의 핏줄 속을 흐르고 있는 그 피를 저주하겠다!”


사내를 둘러싸고 있던 커스토디안들 중 한 명이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손에 든 가디언 스피어의 밑동으로 사내의 옆머리를 내리찍었다. 커스토디안은 사내를 죽이지 않고 약간의 부상 만을 입힐 생각으로 창을 쥔 손에서 힘을 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타격은 사내의 한쪽 눈구멍을 부수고 그 속에 들어 있던 안구를 젤리처럼 으깨어버리기에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포로로 사로잡힌 군주는 울부짖으며 눈 속으로 쓰러졌고, 그는 자신의 망가진 머리를 꽉 움켜쥐었다.


“네 창을 거두어 들이거라, 사기타루스.” 황제가 말했다. 이름을 불린 커스토디안은 주저했지만, 곧 자신의 주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자신의 대열로 되돌아가 섰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무릎 꿇고 주저앉은 포로가 울부짖으며 자신의 망가진 얼굴을 동상에 걸린 양손으로 꾹 짓누르는 동안, 황제는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될 영혼을 향해 말을 걸었다.


“반갑구나, 라야.”


라는 그곳에 모여 있는 동료들의 뒤쪽에 남아 있었다. 그의 시선은 황제와 다른 커스토디안들 사이의 어딘가를 향해 방황하고 있었다. 다른 커스토디안들은 라 자신이 입고 있는 것에 비해 훨씬 덜 화려한 갑주를 입고 있었다. 이들은 그가 레기오 쿠스토데스에 합류하기 수 년 전부터 이미 커스토디안이 되어 있었던 친족들이었다. 이때는 아직 열 여덟 군단이 세워지고 대성전이 시작되기도 이전이었고, 그들은 여전히 테라를 지배하고 있는 테크노-바바리안 무리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폐하.” 라는 황제에게 인사를 올렸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주변의 모든 광경들은 전혀 꿈이나 환상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생생했다. 라의 기품 있는 진홍색 망토가 바람결에 펄럭였다. 투구의 공기 여과 시스템을 뚫고 납골당에 있는 것 같은 전장 특유의 악취가 풍겨왔다.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악취는 언제나 풍겨오곤 하는 것이었다.

라의 주군은 부상당한 포로를 둘러싸고 있는 커스토디안들로부터 몸을 돌렸다. 황제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근심에 싸여 있었다. 라는 황제의 얼굴 표정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변모하는 면모들을 엿보았다. 왕이 될 소년의 근심 걱정에 휩싸인 표정부터, 대성전을 이끄는 전사의 결의에 찬 근엄한 표정, 그리고 전 인류의 지배자의 고요하지만 경계심 어린 표정까지.


“사망 펄스 신호를 수신 받은 모양이로구나.”


“수호자로부터 보내져 온 것입니다.” 라가 말했다. “폐하께서도 그것을 감지하셨나이까?”


“아니. 내가 감지한 것은 외곽 터널들 속에 존재하는 어느 존재이다. 고대의 존재가 불가능의 도시의 성벽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그것이 공격을 가했을 때, 나는 그것의 이름을 감지하였다. 분명, 살해당한 수호자가 자신이 죽기 전에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식으로 네게 그 이름을 전해주려 했을 것이다. 자신의 사망 펄스 신호를 통해서 말이다. 분명 그 메시지에 그 생명체의 이름이 담겨 있을 것이다.”


“수호자가 전송한 음성 신호에는 에테르의 비명소리 외에는 어떤 것도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너는 전투 중에 워프 생명체들이 고딕어를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라야. 놈들은 자신들이 살해한 자의 정신으로부터 그러한 지식을 끌어낸다. 인간의 생각을 빨아 마셔 협박이나 도전, 혹은 그와 유사한 것들을 내뱉고는 하지. 허나 여전히, 놈들에게는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 알아들을 수 있을 만한 언어 나 정체성이 존재하지 않지. 그 에테르의 비명소리는 이름이었다. 나는 그것을 몸소 듣고, 또 느꼈느니라.”


라의 군홧발 밑에서, 쓰러진 전사 한 명이 얼어붙은 동토 위를 기어가고 있었다. 조악한 파워 아머를 입고 있는 그 전사는, 한때는 황제의 곁에서 함께 행군하였던 썬더 워리어들 중 한 명이었다. 라는 죽어가는 전사를 무시하였다. 부상 입은 전사에게 있어 그가 존재하기는 할지도 의심스러웠다.


황제는 커스토디안의 주저를 느끼고는 말했다. “나를 의심하느냐, 라야?”


“이것이 의심인지 무엇인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폐하. 제 이해력이 여전히 부족하옵니다.”


“너는 언제나 사이킥과 에테르 법칙에 대해 야사릭처럼 쉬이 이해하거나, 콘스탄틴처럼 쉬이 납득하지는 못했지. 허나 지금 이 개념은 네가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것은 아닐 터이다.”

황제의 말에 라는 현재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웃음을 치며, 짧은 웃음을 터트렸다. “저를 너무 띄워 주시는군요, 황제 폐하시여.”


라의 어조에는 약간이지만 빈정거리는 기색이 담겨 있었고, 황제는 그것을 무시해버렸다. “내가 너나 다른 이들에게 말을 할 때에 내가 큰 목소리로 말을 하는 법이 있더냐? 내가 말을 할 때에 내 입이 움직이고, 내 목소리가 인간의 언어의 형태를 띄더냐? 내가 인간의 목소리를 내는 법이 있더냐? 그저 필멸자들의 정신이 내 존재감과 사이킥 의지를 느끼고 그것을 목소리처럼 이해하지 않더냐?”


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그 질문의 대답에 대해서는 익히 잘 이해하고 있었다. 황제가 아군이나 적들과 대면할 때에 그들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수없이 많은 언어들로 이야기를 하곤 하였고, 개중에는 심지어 황제와 전혀 다른 언어와 어휘를 사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그들 모두는 인류의 주인이 하는 말을 완벽히 이해하곤 하였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법칙 또한 그와 비슷하느니라.” 황제가 말했다.


“허나 어째서 악마가 자신의 이름을 내뱉는다는 말씀이십니까?”


자신의 근위병이 선택한 단어에 황제의 검은 눈동자가 짧게 번뜩였다. “놈들은 거의 항상 그리하고 있느니라. 놈들은 자신들에게 형태를 준 감정의 개념과, 그 감정이 생겨난 순간에 대해 발산하고는 하지. 인간은 놈들이 발산하는 그것을 소리로서 인식하고는 한다. 네가 놈들과 전투를 벌일 때에 네가 듣곤 하는 비명소리와 외침 소리가 바로 그것이니라. 놈들은 자신이 무엇인지 그 정체를 선포하고 다닌다. 그것을 들으면 놈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지. 우리가 지금 언급하고 있는 그 존재는 최초의 살인행위로부터 태어난 존재이다. 인간이 처음으로 생존 욕구 이외의 이유로 다른 인간의 목숨을 앗아갔을 때에 그것은 탄생하였다.”


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황제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마치, 그 고대의 순간에 대해 회상하고 있는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황제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황제의 목소리는 집중력을 잃은 탓인지 좀 더 부드럽고도 감미로워져 있었다. “많은 이들이 인류가 불을 길들였던 순간으로부터 인류는 옛 지구의 복잡 다양한 생물학적 삶으로부터 떠나, 짐승보다 더 우월한 수준에 서게 되었다고 믿곤 하지. 그들은 그와 같은 여러 순간들을 들먹이며 그것을 전환점이라 이야기하였고, 그 누구도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지. 불의 발견. 바퀴의 발견. 화약. 제트 추진. 네비게이터 유전자…. 다 틀렸다. 인류의 전환점은 바로 근 순간이었다. 라야. 심지어는 무의미하고도 비상식적인 거짓 종교들마저도 역사 내내 저주해왔던 바로 그 순간이 말이다. 바로 그 단 한 번의 행동이 인류를 더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구분시켜, 워프의 존재들에게 인류를 먹이로 내어주고, 길고도 긴 길의 첫 걸음을 내디디도록 몰아넣은 것이다.


황제의 눈동자가 맑아졌다. 황제는 다시 한 번 라를 정확히 바라보았다. 라의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현재 우리는 이곳, 그 길을 따라 무척이나 멀리까지 걸어와 있지. 여전히 그 길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면서 말이다.”


라는 말 없이 서서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고 지나가는, 달갑지 않은 바람의 손길을 느꼈다. 만인대의 전사들은 다른 어떤 이들보다도 더 축복 받은 존재들이었고, 황제와의 철학적 토론은 그들에게 있어 그리 낯선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제의 음울하리만치 엄격한 말들에 라는 자신의 피가 얼어붙어 천천히 그 흐름이 느려지는 것만 같았다.


“제국의 종말.” 황제가 말했다.


“나의 왕이시여?”

“번역 과정에서 사이킥적인 요소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워프 생명체의 이름을 그 기반 개념으로부터 인간의 언어로 자아낼 수는 없다. 고딕어에 가장 가까운 형식으로 번역하자면, 그것이 바로 그 존재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이니라. 제국의 종말 말이다.

그리고 이제, 라의 피는 진정으로 싸늘하게 식어 내렸다. 혈관 속에서 피 대신 얼음이 흐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폐하. 어째서 저를 이리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불러내셨나이까?”


황제는 몸을 돌렸고, 라는 황제가 따라오라 손짓하기도 전에 이미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황제와 라는 함께 전투가 끝난 뒤의 전장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두 사람의 뒤로 부상자들이 울부짖는 소리와 그들을 처형하는 총탄 소리가 짧게 울려 퍼졌다. 원을 이루고 피 흘리는 군벌 군주를 둘러싸고 있는 커스토디안들을 향해 두 사람이 다가가는 동안, 라는 자신의 동족의 화신들을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곳에는 키 크고 당당한 모습의 야사릭이, 금욕적이고 주의 깊은 콘스탄틴이, 다혈질에 거친 사기타루스가 있었다.


평범한 인간들의 눈에는 그곳에 모인 전사들의 모습이 그저 미세한 차이 외에는 다 똑같이 보이겠지만, 라에게 그들은 마치 서로 다른 노래들이 그러한 것만큼이나 다르게 보였다. 저들이 그가 만인대에 들어가기도 이전의 시기에, 이처럼 테라의 상처 난 대지 위를 거닐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란, 참으로 그를 겸손케 만드는 일이었다. 이로부터 겨우 수 년 뒤면, 콘스탄틴 발도르가 그를 찾아와 아이였던 그를 데려가 줄 터였다. 그가 자라났던 그 땅, 바로─


“말해보거라, 라야.” 황제가 말했다. 황제는 무릎 꿇고 앉아 있는 군벌 군주에게로 검을 겨누어 가리켰다. “네 눈에 무엇이 보이더냐.”


라는 황제의 은빛 검을 따라 시선을 돌려, 크게 다친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기록보관서에서 본 기록을 통해 이 전투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는 원시적인 헬멧의 기록 화면을 통해, 이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기록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이후에까지 남게 되는 몇 안 되는 벽화 속에서, 펄럭이는 붉은 로브를 입은 채 수많은 군중들을 향해 연설을 하고 있는 이 사내의 그림을 본 적도 있었다. 라는 이 패배한 군주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몰란드 센-Maulland Sen의 사제왕입니다.” 라가 말했다. “폐하께 처형당하기 직전의 모습이지요.”


“그것은 그저 이 자의 직함과, 이 순간에 대한 설명이 뿐이다. 네 눈에는 무엇이 보이더냐?

“한 사내이옵니다. 눈밭 위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사내이옵니다.”


“훨씬 나은 설명이로구나.” 황제가 긍정하며 말했다. 황제는 무릎 꿇은 사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손에 들린 검을 작동시켰다. 칼날 양쪽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회로를 따라서 불길이 휘감겼다. 그곳에 모여 있는 전사들 중 그 누구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였으며, 그것은 무릎 꿇려진 군벌 군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 자가 사제왕으로 등극하기 오래 전에 그와 만나본 적이 있었다.” 황제가 말했다. “본디 그는 경건한 사내였다. 북방의 황무지를 떠돌며 설교를 하던 탁발승이었지. 오염되지 않은 음식과 정수된 물을 모아서, 그것을 필요로 하는 자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 주곤 했었다. 그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고, 자신의 친절 속에 자신의 신은 살아 있다고 믿었었지. 물론, 그것은 과연 그의 소명이었다. 그의 기도는 이마테리움의 존재들에게 응답을 받았지. 놈들은 이 자에게 사면초가에 몰린 그의 부족을 먹여 살리고 병자를 고칠 힘을 주었고, 그의 부족은 성장하였지. 잔혹한 겨울이 다른 부족들을 피폐해지게 만들었을 때, 그의 부족은 그의 힘에 보호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부족원들을 먹여 살리고, 보호하고, 또 그들을 사냥하는 적들의 눈으로부터 가려주었지. 곧 수백 명의 남녀들이 그의 따뜻한 자비를 구해 모여들었고, 그들은 그가 섬기는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지.”


“하지만 그가 기적을 일으킬 때마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라. 점점 더 많은 희생 제물이 필요해졌지. 언제나 결과는 수단을 정당화시켜왔다. 첫 번째 난제는 현실적으로 도덕적이라 할 수 있었지. 만일 자신의 부족이 살아남기 위해 다른 부족이 굶주려야만 한다면, 그것을 잘못이라 봐야 하는가? 곧 그들의 의식은 그 결과를 얻기 위해 보다 더 초자연적으로 변모하게 되었지. 만일 한 명의 죽음으로 이어질 10년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면, 경쟁 상대 한 명을 죽이는 것이 무슨 대수겠는가? 한 아이의 피 흘리며 고동치는 심장이 한 군주의 영생을 보장할 수 있다면, 그 아이의 목숨이 무슨 대수겠는가? 너는 이해할 수 있겠느냐?”


라는 황제의 질문을 이해하였다. 영상 기록에 나온 학살 기념비들을 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리고 몰란드 센의 몰락을 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해하였다.


“워프가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어 알리는 일은 무척 드물다. 웹웨이의 내부로 몰려들고 있는 그 파멸은, 곧 놈들이 부르는 유혹의 노랫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과도 같다. 놈들의 그 규모와 물질적 힘에 그 위협은 이전에 없이 위험해졌다. 워프는 이전보다 훨씬 더 빈번하게 현실의 장막 뒤편에서 소용돌이치고, 머릿속에서 생각을 휘저으며, 남녀의 핏줄 속에서 피를 검게 물들이고 있다. 놈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아니. 충분하고도 남는다. 놈들은 우리를 그러한 순간들로 이끌 것이다.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기에는 너무도 오만한, 야심과 신앙으로 넘치는 이들과 함께 동참해서 말이다.”


라는 무릎 꿇은 채 피 흘리고 있는 사제왕을 내려다보았다. 유전자 조작을 받은 혐오스러운 괴물들과 요술에 물든 수천의 병사들로 이루어진 오합지졸 군대는 이미 사라져 없었다. 오직 그 혼자만이 자신이 최후의 숨을 내뱉는 그 순간에 남아 있었다. 곧 그의 더러운 피가 황제의 칼날을 더럽히게 되리라.


“이 자의 부족에 대해 생각해 보거라.” 황제가 이어서 말했다. “한때 이 자는 식량과 생존에 대한 약속을 가져다 주는 경건한 사람으로서 시작했다. 그의 예민한 감수성을 감지한 워프는 이 자의 생명의 촛불을 어둠으로 둘러싸버렸느니라. 그는 기도하였고, 워프가 그에 응답하였지.


“곧 그의 백성들은 더는 그 모습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수가 불어났다. 그의 부족이 지닌 재물을 노리고 다른 부족들이 몰려들었지. 이 자, 사람들에게 숭배 받는 이 거룩한 군주는 자신의 백성들을 옛 시대의 기계 장치들로 인도하여 클론들을 복제해 찍어 내었고, 유전자 조작 시술을 받은 결함투성이 전사들은 영토를 확장시키기 위해 전쟁에 나섰다.”


“그의 부족은 자신들의 육체에 스스로 낙인을 찍고, 그 유전자 조작된 짐승들의 곁에서 함께 전쟁을 벌였다. 그들의 지배자가 누리는 것과 같은 권능을 구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어찌나 끔찍하게 타락하였는지 한 번 보거라. 저들은 자신들만의 의를 믿고 그 어떤 짓이라도 달게 저질렀다. 이 모든 것들이 미신으로 인해. 무지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다.”


“이 모든 것이, 한 카리스마 있는 사내가 자신의 기도에 귀를 기울여준 권능들이 믿을 수 있는 존재라 믿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라. 그 존재들이 자신의 기도를 들어줄 수 없음을 그가 깨달았을 즈음에는, 이제 자신이야말로 그 권능들을 통제하기에 충분한 힘을 지닌 존재라 믿기 시작했지. 자신은 그 권능들에 저항할 수 있는 독립된 존재라고 말이다. 만일 그것이 자신의 부족을 번창하게 해줄 수 있다면, 또 하나의 선물을 받는다 하여 그 무엇이 해롭겠는가? 만일 대풍년이나 곧 있을 전쟁에서의 승리를 보장할 수만 있다면, 또 한 번 희생 제물을 바친다 하여 무엇이 해로울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제 자신이 죽을 때가 왔을 때, 이 자칭 강력하고 독립된 존재라는 자가 어찌 행동하겠느냐? 과연 이 자가 조용히 땅으로 되돌아가겠느냐? 잠잠히 화장대 위에 드러눕겠느냐? 아니면 자신의 백성들을 위해, 그 어떤 대가를 바치더라도 자신의 수명을 늘리고자 하겠느냐?


라는 여전히 패배한 군주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커스토디안은 기록을 통해 이 순간 벌어질 모든 일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몰란드 센 연방국에 의해 저질러진 만행에 대해 알고 있었다. 라는 뼈가 그득히 쌓인 구덩이들, 골고다의 무덤들을 찍은 증거 사진들을 본 적이 있었다. 그가 성년이 되고 난 뒤로 매일 같이 라는 황금 갑옷을 입은 전사들의 곁에서 싸워왔다. 몰란드 센 연방국을 해체시키는 현장에 있었던 바로 이 전사들과 함께.

“미신과 무지는 언제나 워프의 생명체들을 불러들이곤 하였다.” 황제가 이어서 말했다. “바로 종교라는 것의 중심에는 오만공포라는 두 개의 원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니라. 망각에 대한 공포. 불공평한 삶에 대한 공포. 그리고 변덕스러운 우주에 대한 공포. 그 어떤 대단한 존재 계획도 없이 그저 무(無)가 되는 것에 대한 공포. 궁극적으로 그것은, 곧 무력해지는 것에 대한 공포이지.


커스토디안은 눈을 가늘게 떴다. 황제가 이처럼 적나라한 표현들로 자신의 논거를 설명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왜 지금 이 순간에 이리 하시는 것인가? 대체 무엇 때문에? 라는 자신의 등골을 따라 불편한 감정이 따끔따끔 기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 자를 보아라, 라야. 진정으로 정확하게.”

라는 사내를 보았다. 사제왕은 기만적이리만치 화려했던 그의 사진 기록들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붉은 정무복은 불타, 부서진 갑옷의 끄트머리에 간신히 걸려 있는 누더기로 변해 있었다. 복제 모피로 만든 망토는 플레이머에 불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 위대한 선동가는 고개를 들어, 아직 멀쩡한 반쪽 얼굴로 황제를 올려보았다. 그의 얼굴은 피와 붉게 엉겨 붙은 머리카락들로 더러워져 있었다.


“폐하, 저는 잘 모르겠….”


라는 그렇게 말했으나, 다음 순간 그는 그 모습을 보게 되었다. 사제왕의 망토가 드리운 그늘 속에서 칼날 손톱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 손톱들은 유리와도 같이, 흑요석과도 같이 번뜩이고 있었고, 허공을 어루만지는 그 모습은 불가능하리만치 액체에 가까운 형태였다. 사제왕의 남은 한쪽 눈의 황백색(黃白色) 눈동자 속에서 발톱들이 딸깍거리며 서로를 긁어대고 있었다. 마치 그 눈동자의 넓은 동공 속에 구멍이 파인 것 같은 모습이었다. 불룩 튀어나온 무언가가 구더기처럼 꿈틀거리며, 림프종 환자처럼 부풀어 오른 사제왕의 혈관들 속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패배한 군벌 군주는, 허약해져 초라하게 변한 그 군주는 그 안쪽에서부터 쪼개지고 있었다.

“폐하, 제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것입니까? 이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신앙이지.” 황제가 말했다. “너는 내 눈을 통해 이 자의 신앙이라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니라. 학살자이자 사제왕인 몰란드 센은…. 대체 무엇이더냐? 통합 전쟁 시기에 존재했던 군벌 군주들 중 한 명일 뿐이 아니더냐? 테라에는 이런 군주들 수백 명이 존재했다. 그는 나의 손에 처형당하였고, 역사서의 페이지들에 몰란드 센은 그저 그렇게만 기록될 것이다.”


“허나, 그의 삶은 또한 신앙의 길의 축소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때 나약하고 길 잃은 자들을 먹여 살리던 방랑 설교자였던 그가, 최후에는 집단 학살과 인종학살을 감독하며 피에 물든 전제군주가 되지 않았더냐? 그의 이빨은 식인 의식으로 더럽혀졌고, 그 머릿속에는 자신이 섬기고 있었는지도 몰랐던 워프 존재들의 손장난이 담겨 있었지. 그가 저지른 모든 폭력 행위와 그로 인한 고통들은, 곧 그 존재들에게 바치는 그의 기도였느니라. 그들을 살찌우고, 현실의 장막 뒤편에서 점점 더 강해지게 만드는 공물이었지. 그가 무엇을 믿었는가 하는 것은 더 이상 중요치 않느니라. 중요한 것은, 그가 해온 모든 것들이 워프의 존재들의 영향력을 키우는 먹이였다는 것이지.”


그것이 바로 우리가 종교의 위안을 인류로부터 걷어내는 이유이다. 이 모습이 바로 신앙이 인간의 가슴 속에 열 수 있는 취약함의 조각들이니라. 거짓에 대한 믿음이 우리로 하여금 선행을 하도록 이끈다 한들, 결국 그 믿음은 우리를 진실로 이끌 뿐이니라. 바로 우리 종족은 오직 캄캄한 암흑 속에 있으며, 필멸자들이 신이라 부르는 지각 있는 악의들이 웃으며 벌이는 게임들에 위협을 당하고 있노라는 그 진실로 말이다.


라는 건틀렛을 찬 손바닥으로 얼굴 위에 내려앉은 눈송이들을 닦아 내었다. 라의 호흡은 차분하였고, 심장 박동은 느릿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손가락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 존재들이, 신입니까?”

“신이란 것이 대체 무엇이더냐?” 황제는 즉각 대꾸하였지만, 그 어조에 힐난의 기색은 없었다. 반항심이 아닌, 오직 궁금함만이 담겨 있을 뿐이었다.


“저도 알지 못하나이다, 폐하.”


“어쩌면,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 허면, 나는 신이더냐?”


“물론 아니시옵니다.”

“허면 신이란 기도를 받는 대상이더냐? 너의 이름은 신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느니라. 태양신, 라를 기리는 의미를 말이다. 얼마나 많은 문명들이 태양을 섬기거나, 태양의 운행을 소신들의 보살핌과 연결지었는지 너는 알고 있느냐? 내가 셀 수 있는 것보다도 더 많은 수일 것이다. 내가 보아온 문명들보다 훨씬 더 많은 문명들이 그리했을 것이다. 모든 태양신들과 여신들은 각기 다른 이름을 지니고 있었으며, 각기 다른 민족들에 의해 숭배를 받았었지. 태양은 언제나 그러해 왔듯이 떴다가 져왔다. 그것이 뜨고 지는 것이 그 숭배자들이 기도를 올리고 제물을 바치기 때문이더냐?”


미소를 짓는 것은 늘 그에게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라는 즐거움이라고는 담겨 있지 않은 불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옵니다, 나의 왕이시여.”


“이제 우리 머리 위의 하늘을 올려다보거라. 다가오는 폭풍으로 먹구름이 뒤덮였도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먹구름이 드리우는 그늘을 서로 다른 여러 언어들로 각기 이름 지어 부를 것이다. 한 남자가 보는 먹구름이 그 곁에 있는 여자가 보는 것과 같은 회색일 것이라 우리가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느냐? 혹은 그의 어머니나 아버지가 보는 회색과 같을 것이라 어찌 장담할 수 있느냐? 눈 먼 여자에게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나, 그렇다 하더라도 바람을 통해 폭풍이 다가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눈 먼 여자는 하늘이 회색이라 들었을 것이기에 그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회색을 직접 본 적은 없을 터이지. 허면 회색이란 대체 무엇이냐? 내가 보는 그늘의 색깔이냐? 아니면 다른 이의 눈에 비친 색깔이더냐? 그것은 그저 색깔에 불과한 것이냐, 아니면 네 피부에 닿아 폭풍을 예견하는 바람의 감촉이기도 하느냐?”


라는 숨을 내쉬었다. “이해하였나이다.”


황제는 돌연 지친 것처럼 보였다. 황제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드문 순간이었다. “존재란 그것을 인지하는 지각력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변종들은 서로 다른 문명과 종족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들을 부여 받지. 신. 외계인. 존재. 그 어떤 이름이든 그것은 중요치 않느니라.”


“그 지식이 제가 알기를 원하는 것이라고는 사료되지 않나이다, 폐하.”


“네가 원하건 원치 않건은 상관 없다, 라야. 네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인지를 이해하게 된다면, 너는 더 열심히 싸우게 될 터이니. 그것이 바로 내가 네게 이 모든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이유이니라.”


“즉 실용성의 문제란 말씀이시옵니까?” 라는 황제의 말에도 전혀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고, 곧 되물었다. “신뢰의 문제라 아니라 말입니까?”


승리의 문제이지. 너는 여전히 웹웨이 속의 전쟁이 내 꿈과 지배자로서의 내 야망을 이루기 위한 이 전투라 여기고 있구나. 허나 내가 이미 네게 말해주었 듯이, 이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전쟁이니라.”

갑작스레 지직하고 역장이 충격을 받는 소리가 들리자, 라의 정신은 홱 하고 눈 덮인 툰드라의 세계에 다시 집중되었다. 황제의 검 위에서 피가 지글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사제왕의 머리 잃은 시신은 쓰러졌고, 잘린 목은 밑동에서부터 연기를 내며 지저분한 눈밭 위로 떨어졌다.


사기타루스는 참수된 목의 기다란 머리칼을 붙잡고는 그것을 음울한 하늘 위로 높이 들어 올렸다. 사기타루스가 울부짖자, 수천 명의 썬더 워리어들이 함께 함성을 질렀다.

황제는 죽은 사제왕의 망토로 역장을 끈 검을 닦아내고는, 그것을 등 뒤의 칼집에 집어넣었다.


“너는 언제나 그렇게 야만적이구나, 사기타루스.”


커스토디안 사기타루스는 사제왕의 머리를 지면 위로 휙 내던졌다. “그저 승리를 기뻐할 뿐입니다, 나의 왕이시여. 그저 그뿐입니다.”


황제는 사제왕의 머리 위에 군홧발을 올려놓았다. 무릎의 서보장치들이 웅웅거렸다. 모든 이들의 눈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황제는 숨 한 번 쉴 동안의 짧은 순간 동안만 고민하였다.


그런 다음, 황제는 군홧발을 내리눌렀고, 군홧발은 그의 전리품을 눈밭 밑의 지면에 대고 갈아버렸다. 황제가 발을 들어올렸을 때, 그곳에 남은 것이란 오직 축축한 붉은 파편들과, 피로 물든 지저분한 머리카락들뿐이었다.

“시체는 불태워라.” 황제가 말했다. “적들의 모든 시체를 다 불태울지어다.”


썬더 워리어들이 앞으로 나섰고, 그들의 손에는 플레이머가 들려 있었다.


+라야, 일어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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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철학적이었던 이번 장.


여기서 이제 왜 황제가 그리도 종교를 박멸하려고 했는지, 그 이유가 단편적이나마 나온다.

이놈의 세계는 너무나도 막장이라, 아무리 선한 의도로 종교를 믿어봤자 거기에 응답하는 건 워프의 카오스 신들뿐이고,

한때 그렇게 착했던 놈들도 그놈들의 응답을 받으면 저 꼬라지가 나는 거다. 정말 꿈도 희망도 없는 세상임.


그나저나 저놈의 "and no two insights agree," 라는 부분은 도통 뭐라고 번역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원문은 "They point to many such moments and no two insights agree-" 인데,

이전의 moments까진 대충 의미 파악이 되는데 대체 저 two inights란 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통찰력이라는 의미인지, 특정 개념을 이야기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의역했듯이 통찰력을 지닌 사람을 의미하는 건지.

일단 나는 세 번째로 가기는 했는데, 여전히 이게 정확한 해석인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 제대로 이해한 사람 있으면 좀 알려줘라. 바로 수정하게. 이놈의 번역쿠스가 아직 부족함이 많다. ㅠㅠ


댓글에 친절히 답변해주신 분들 덕분에 문제 있었던 부분을 수정했다. 고견을 제공해주신 모든 영잘알 분들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