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피로써
-가이 헤일리 저
‘저쪽에 뭔가 있습니다, 확실합니다!’
서노 형제가 운전석 관측창을 통해 밖을 보더니, 라이노의 엔진 소리에 묻히지 않도록 소리쳤다. 그리고 그는 헬멧을 벗었다.
그는 전차 안의 공기는 탁하고 쓰지만 파워 아머에서 영원히 재순환되던 공기를 마시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닳아 해진 수송칸 안에는 네 명의 블랙 템플러들 이 앉아있었다. 둘은 수련자(Novitiates)고 다른 둘은 입회자(Initiates)였다.
그들은 전차 내부에서 보고 있던 것에서 눈을 돌려 전방 통신 패널을 바라보았다. 두 명의 수련자는 혼란스러운 듯 양 눈을 천천히 끔뻑였다. 요 며칠은 모두에게 힘들었다.
‘카타프락스를 멈추게.’ 잿더미 폐기물 성전대의 소드 브라더이자 이 불쌍한 잔당의 지휘관인 브루스크가 명령했다. 그는 금속에 둘러쌓인 손가락을 허벅지 장갑판에 튕겨서 수송칸에 다가 덜거덕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서노가 엔진 시동을 끄자 불현듯 침묵이 드리웠다. 작은 소리들이 커져갔다: 전차의 겉을 따라 흐르는 바람이 두꺼운 장갑판에 가려진 채로 들려오는 소리, 휴식상태인 파워 아머가 내는 은밀한 소리, 전차 속 5명의 거인들이 내뿜는 우레 같은 숨소리.
전방 장갑판에 달린 통신기가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쉬익 소리를 내었으며, 통신기의 스크린은 탐색 어스펙스로 맞춰져 빠르게 초록색 잡음을 내었다.
브루스크가 묵상에 잠긴 채 숨을 내쉬며, 눈으로는 함께한 전사들을 훑었다. 오스리크, 운전석의 서노, 그리고 수련자인 마코마르와 도닐. 둘은 아직 입회자이나 초인이 아닌 이들보단 훨씬 강력하였다. 그의 얼굴에 난 팽팽한 흉터가 피곤할 때마다 그랬듯 꿈틀거렸으나 그는 이를 무시하려 애썼다.
‘오스리크 형제여, 자네 생각은 어떤가?’ 결국 브루스크가 입을 열었다.
오스리크는 얼굴을 찌푸리고 서서 앞으로 몇 발자국을 내디디며 통신기를 강철 주먹으로 후려쳤다. 그러자 화면이 번쩍였고, 두꺼운 선이 위에서 내려오더니 전기 파장이 돌아왔다.
‘정말 그렇게 해도 되는 건가, 형제여?’ 브루스크가 물었다. ‘난 테크-프리스트들이 기계를 그렇게 다루는 것을 본 적이 없네만.’
‘그놈들 하는 일 중 절반은 물건을 내리치는 겁니다.’ 오스리크가 불평하듯 중얼거렸다.
브루스크가 웃음을 터뜨렸다. 신입들은 아직 그에게 익숙지 않아서 그 소리를 듣고선 깜짝 놀랐다.
‘그럴지도 모르지. 허나 자네는 정확한 준비 기도문을 모르지 않는가.’
‘통신기는 아직 작동합니다, 소드 브라더. 뭔가 잡아냈습니다, 들어보십시오!’
‘후토...15구역… 저ㄱㅣ….’ 복스는 곧 벌의 날갯짓 같은 잡음으로 뒤덮였다.
‘신호가 점점 악화되고 있네.’ 브루스크가 불평했다. 그의 훌륭한 유머감각은 갑작스럽게 왔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그는 변덕스러웠으며 오스리크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변덕스러움은 다른 이들을 걱정하게 하였으나, 오스리크에게만은 예외였다.
‘불의 계절인 아마겟돈에서 뭘 기대하십니까?’ 서노가 물었다.
‘칸하임의 탑이 또 무너졌나 보군.’ 오스리크가 말했다. ‘뮤니토리움이 탑을 세우는 족족 오크 놈들이 부수고 있으니.’
‘처음엔 위성, 이제는 이것까지.’ 서노가 말했다. ‘오크 놈들은 보이는 모든 통신탑과 마스트를 때려 부수고 있습니다. 멍청한 놈들은 아니지요. 우리에겐 주어진 명령이 있습니다. 후퇴하고 재집결하는 겁니다. 명령을 내리십시오, 소드 브라더, 그럼 이 저주받을 폭풍에 모래먼지를 더하겠습니다.’
브루스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깥의 바람이 경적을 울렸고, 폭풍에 휘날린 자갈들이 전차에 부딫혔다.
‘어떻게 할 겁니까, 형제여? 조사할까요?’ 오스리크가 물었다. ‘아마 이 근처에 야전병원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그곳일지도 모릅니다. 최고 사령부의 현재 명령은 낙오병들을 주의하란 것이었습니다. 저들은 그 명령을 듣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오크 놈들의 둥지일지도 모르죠.’ 서노가 말했다. ‘우리는 마셜 리카드의 명령만을 따릅니다. 그분은 재집결하라고만 하셨으니, 일반인들은 스스로 살 길을 찾게 둡시다. 우린 우리만의 길을 가야 합니다.’
‘자 자! 오크 둥지라면 더 좋겠군요. 상자에 하루 종일 앉아있는 것보다는 검을 좀 적시고 싶으니깐요.’ 오스리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브루스크가 만족했다. 그도 같이 웃었다. 흉한 얼굴때문에 다소 흉측해 보이는 표정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런 후 브루스크는 손가락으로 오스리크를 쿡 찔렀다. ‘좋아, 자네도 따라오게.’
‘그럼 시간 낭비는 아니겠지요, 형제여?’ 오스리크가 물었다. 브루스크를 지칭했으나 서노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지.’ 브루스크가 말했다. ‘하지만 내가 자네를 여기 남겨두고 기계나 때리게 한다면 자네는 카타프락스를 너무나도 모욕한 나머지 머신-갓이 자네 아머를 거둬가 버릴 테니 말이네. 서노, 자네는 네오파이트들과 함께 대기하게.’
‘알겠습니다, 소드브라더.’ 서노가 말했다. 그는 자신의 조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짜증 내며 라이노의 운전석으로 몸을 돌렸다.
‘입을 다무는 게 나을 거다, 애송이들.’ 브루스크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주군.’ 네오파이트들이 말했다. 그들은 벌써 15번의 전투를 거친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브루스크가 말을 걸면 눈을 내리고 겸손하게 말을 하였다. 그들은 그를 늙은이(Old Man)라 불렀고, 이는 네오파이트들만 그러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그는 가장 오래 살고 있는 블랙 템플러 중 하나 거나, 최소한 그렇게 인식되고 있었다. 아마 임페리얼 피스트의 캡틴 라이샌더를 제외하면 모든 돈의 아들 중에서 가장 오래된 자겠지만, 이 행성에서 그런 말을 듣고 싶진 않았다.
이곳 아마겟돈 행성에선 야릭도 늙은이라 불렸으니까. 자신이 그보다 훨씬 오래 살았지만 브루스크는 그 단어에 담긴 애정과 존경은 그 커미사르가 받아 마땅하다 여겼다.
그는 인원들을 바라보았다. 10명에서 출발하여 5명만이 남아버린 애처로운 전적이자 마셜 리카드에게 보고하기엔 전혀 즐겁지 않은 전사 기록이었다. 마코마르는 특히나 자신의 스승의 죽음을 힘겹게 받아들였다.
그의 무릎은 위아래로 떨렸고 그의 저격소총을 무릎 위에서 너무 팽팽히 당겨잡고 있었다. 브루스크의 평가하기엔, 마코마르는 자신의 입회 시험 최종 단계에서 거의 탈락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입을 다물도록.’ 그가 더 부드럽게 반복했다. 그는 부자연스럽게 매끈한 볼을 긁었고, 오스리크에게 끄덕였다. 둘은 헬멧을 썼고, 그의 센서리움이 작동을 시작하면서 시야에 파동이 요동쳤다. 시각 마커들을 통해 갑옷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브루스크는 뇌파로 카타프락스의 도어 룬을 작동시켰고, 그와 오스리크는 무기 걸이에서 체인소드와 볼트 피스톨을 꺼내었다.
작동 메커니즘에 먼지가 들어가 끼익거리는 소리를 내며 라이노의 후방 램프가 열렸다. 브루스크는 카타프락스의 머신-스피릿에 감사의 말을 중얼거렸다. 그는 머신-스피릿이 노여워할 것을 염려하였으니, 이는 오스리크의 경건한 치료법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마겟돈의 잿더미 폐기물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인류의 부품은 몹시 적었기 때문이다. 수송칸으로 먼지와 잿더미가 바람에 밀려들어와 라이노 운전석의 알람을 작동시켰다.
브루스크와 오스리크는 먼지폭풍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라이노의 알람 소리는 강풍의 울부짖음 속에 순식간에 묻혀버렸다. 그들은 기상의 기도문을 외워 자신의 무기를 전투에 대비시켰으나 무기를 허리에 달린 고정 사슬에 매달지는 않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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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작업한 것도 좀 불만족스럽긴한데 주말동안 몸살때문에 고생해서 시간이 모자랐는데스웅
파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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