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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머리를 당겨, 이내 턱을 3개로 만들었다. 그리고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이해하지 못하는군요. 장비를 말하는 게 아니라 부상자들을 말하는 겁니다. 제 환자들 중 일부는 특별한 보살핌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합니다. 짧은 시간 만에 시설을 정리할 순 없으니 저는 떠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챙길 수 있는 것만 챙기고 움직일 수 있는 자들만 도와야 할 것이네. 감정적으로 행동할 시간 없네. 이동을 버텨내지 못할 이들에겐 황제 폐하의 자비를 베푸는 게 낫네.’ 브루스크가 말했다.


‘제 상관들에겐 아무런 명령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나에게서 들었지.’ 브루스크가 말했다.


‘그대, 형제나 형제의 마셜도 저에게 명령할 권한은 없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제국은 여러 갈래의 기둥으로 세워졌으며, 각자의 짐을 지고 있으니.’ 그녀가 인용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저도 아스트라 밀리타룸의 명령을 따를 의무는 없습니다. 우리 자매단은 더 높은 부름에 응합니다.’


‘사실이네.’ 브루스크가 말했다. ‘하지만 타당한 명령일세. 우리 마셜께서는 다른 병력들이 받았던 명령과 같은 명령을 내리셨네. 그분은 현명하시고, 병법에 능하시네. 그분의 지혜라면 자네를 설득하기에 충분할걸세. 그렇지 않다면 그대의 지혜를 의심할 수밖에.’


‘그럼 어떻게 하길 바라시는 겁니까?’ 로사가 성내듯 말하였다.


‘우리는 그대들이 제국 방어선으로 갈 수 있게 보호하면서 안내할 수 있네. 여기 남는다면 그대들은 모두 죽을 테고.’


‘그것이 황제 폐하의 뜻이라면, 그리하십시오.’ 그녀가 말했다.


‘참 고집스러운 사람이군요.’ 오스리크가 조용히 말했다. ‘마음에 듭니다. 형제와 닮은 구석이 많군요.’


오스리크는 목쉰 웃음소리를 내었다. ‘형제와 정말로 닮았습니다.’


브루스크가 무게중심을 옮겼다. 먼지 낀 갑옷 판들이 더러운 흰색 서코트 아래에서 서로 긁히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마셜께서 내리신 명령을 어기고 여기 남아 이 무너진 병사들을 지켜야 할 이유를 한 가지 대보게.’ 그가 말했다.


‘오직 피로써,’ 그녀가 망설임 없이 답하였다.


‘신실한 자의 피 만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황제 폐하의 대리인입니다. 그분의 빛이 길을 비추어주지만, 그분께서 직접 개입하실 수는 없으시지요. 우릴 통해,’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저를 통해, 저자, 저 병사들, 병들고 다친 사람들을 통해서 말입니다. 그들 모두 당신만큼이나 황제 폐하의 도구입니다. 비록 저들이 당신만 한 힘도 없고 망가졌지만요.


저들은 그분의 의지의 검이며, 전투에서 시험받았으며, 더 연마되어 돌아왔습니다. 치료를 마치면 더 잘 싸울 수 있는 자들임에도 당신은 저들을 낭비하려 합니다. 제 앞에 선 ‘형제님’,’


그녀는 그 단어로 그를 조롱하듯 말했다.


‘제가 감상적이다 꾸짖으시지만, 당신은 틀렸습니다. 제가 이곳에 남는 것은 감상 때문이 아니라 황제 폐하의 목적을 위한 것입니다.

당신의 챕터를 알고 있습니다, 형제님. 끊임없는 성전을 반복하지요. 하지만 당신들만으로 은하계를 정화할 수는 없습니다. 해내더라도 정복한 땅들을 지켜낼 수 있겠습니까? 그 많은 세계를? 제가 본 모든 어뎁투스 아스타르테스 중에 당신의 오더만이 진정한 신봉자이자 신-황제 폐하의 전사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압니다.


그렇다면 말해보시지요, 성전사여, 당신은 누구의 권한으로 우리의 신이 주신 도구를 내버린단 말입니까? 그분의 도구를 버리는 것은 그분의 의지를 거역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자랑스러운 마셜에게조차 이는 주제넘은 행동일 것입니다.’


브루스크는 그녀를 보았다. 브루스크의 서코드에 그려진 십자가 문장에 머리가 겨우 닿을 정도로 작은 키였다. 그는 떠날까 고민했다. 사실, 그건 마셜 리카드의 권한이며, 그에겐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이 망가진 황제 폐하의 도구들이 모래에 삼켜지도록 내버려 두겠다고 말할까 고민했다.


그는 그러지 않았다. 로사 자매는 흔들림 없이 그를 응시했고, 눈썹이 점점 내려왔다. 망가진 얼굴에 눈 주위로 잔주름이 생겼다. 브루스크가 큰소리로 웃기 시작하자 그녀의 손이 가슴으로 튀어 올랐다.


그녀는 놀라운 속도로 평정심을 되찾았다. ‘저를 비웃는 겁니까? 제 말을 비웃는 것인가요? 황제 폐하를 비웃는 것인가요?’


‘아니, 아닐세!’ 브루스크가 말했다. ‘여성에게 핀잔을 들은 게 참으로 오랜만이라 그렇네. 그대는 내가 아주 오래전에 알던 사람이 떠오르게 하는군.’


‘당신은 그녀도 무시했었을 테죠? 그렇다면 가버리시죠.’ 그녀가 말했다.


‘우리가 여기서 죽게 놔두세요. 당신의 비웃음과 수치가 이 황야에서 당신을 따라다니길.’


브루스크는 자신의 커다란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고, 그의 건틀렛이 어깨를 완전히 덮었다. 그가 그녀의 앞에 몸을 낮추고 머리를 숙였을 때 그의 웃음기는 사라져있었다.


‘나도 내 이유가 있다네, 신성한 자매여.’ 그가 말했다. ‘말 잘했네. 부끄럽구만.’


그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조심스레 헬멧을 벗어 옆의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의 그을린 얼굴 - 부드러운 인조 피부와 얼룩진 흉터, 머리카락과 맞지 않게 남은 꿰맨 자국이 남은 머리 -는 그녀를 두렵게 만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얼굴에서 약간의 웃음기를 보았으나, 그건 최대한의 진실함이 가미되어 있었다.


‘블랙 템플러는 그대들과 함께 싸울 것이네.’ 그가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대들의 레클루시아크 그리말두스가 헬스리치에서 큰 승리를 쟁취하였죠. 그분이 황제 폐하의 승천 사원의 잔해에서 손으로 파헤쳐 나왔다 들었습니다. 당신의 믿음이 소문처럼 진실하다면 이 모든 것에 황제폐 하의 손길이 있음이 보이실 겁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모두를 지켜보시며, 그분의 시선이 이 세계에 향해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목적에 신실하고 소리 높여 기도한다면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저는 대피 준비가 최대한 빠르게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