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테크의 우주 영토에서 가장 거대한 것도, 가장 화력 높은 무기로 무장한 것도 아니지만, 네메소르 잔드레크의 기함, 케른급 무덤함 야마는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연회 시설을 갖추었다.

네메소르는 그가 야마의 ‘유명한 환대’라 부르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졌는데, 때문에 함선의 부끄러울 정도로 넓은 공간을, 천상의 전쟁 이후 음식이라고는 단 한 조각도 싣지 않았음에도 우중충한 주방과 부엌방이 차지했다.

이러한 복도를 수많은 요리사, 하인, 그리고 미식가가 순찰했는데, 이들은 어떠한 일도 없는 게 영원하도록 해야 할 일인, 워리어보다도 재치 없는 암울한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의미 없는 미로의 정점에는, 네메소르의 웅장한 연회장이 있었다.

회장은 에메랄드와 은으로 지어진, 천장이 높은 방이었고, 특이점 공정으로 제작한 수정 창문이 정복한 행성의 전경을 보여주었다.

회장에 놓인 반지 형태의 상에는 유명한 잔드레크의 승전들을 묘사한 모자이크가 상감되었는데, 상황별로 그려진 각 병사들의 반짝이는 시각장치는 정복한 행성에서 탈취한 보석으로 꾸며졌다.

이러한 미적 감각을 존중할 줄 아는 존재에겐, 연회장은 거의 말로 설명하지 못할 만큼 아름다웠을 것이다.

그러나 상 주위로 앉은 우중충한 얼굴들을 훑어보며, 오바이런은 이 곳에서 가장 나가고 싶어할 존재를 자신의 손으로 점 찍는 영광을 취했다.


잔드레크는 아니었다.

그는 기쁨에 취한 채, 한 손에 잔을 쥐고, 이번 군사작전에서 세운 자신의 전공을 주구장창 읊으며 자랑하고 있었다.

평원에서의 승전 이후, 적군의 주요 대장간은 산산조각 났고, 그 후 제국 수도도 같은 꼴을 당했다.

수송선과 암살자를 이용한 기만술은 인류의 마지막 남은 독창적인 전술이었는데, 잔드레크는 더 이상 깜짝 전술이 없어 크게 실망했다.

성계의 주요 행성이 사우테크의 손에 떨어진 만큼, 달이나 운석지대에 숨어있는 저항의 불꽃을 쓸어버리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잔드레크는 군사작전에 있어 이 마지막 단계를 ‘후일담’이라 불렀는데, 대체로 끔찍한 시를 짓거나 남은 병사들이 마무리하는 동안 승전 기념 저녁 연회를 열거나 했다.

그래서 적어도 네메소르만큼은 행복했다.


가장 불행한 이는, 팔십 삼도 위치에 앉아있으며 데스마스크에서 아름다운 불잉걸같은 분노를 뿜어내는 로드 바트렉일지도 모른다.

널찍하고 잿더미에 새까만 바트렉은,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난 후 그의 잘생긴 외모와 매력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분노했으며, 이를 참 안타깝게 여겼다.

오바이런이 기억하기엔, 살아생전 둘 다 갖추지 못했지만.

다만 잔드레크보다 거대한 가문 출신이기 때문인지, 그의 찌를 듯한 자부심은 여전했고, 네메소르가 스스로의 무능함을 증명할 순간을 기다려왔다.

그는 잔드레크가 치명적인 실수를 해 당연히 자신이 앉아야 했을 기드림의 옥좌를 비우길 바라왔는데, 네메소르가 승전을 보고하는 매일매일, 그는 더욱 깊은 억하심정에 휩싸였다.

거기에 더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도 아니고, 바트렉은 제 십 삼 데큐리온을 지휘했는데, 수송선 충돌로 병력이 싹 쓸린 후 무려 육 퍼센트의 병력이 복귀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 본인도 전장에서 반쯤 날라간 상태였고, 재조립이 누군가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잔드레크의 완벽한 반대편에 앉아있고, 금속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세게 잔을 쥐고 있는 로드 아케닉이었을 수도 있다.

혈기 넘치는 귀족 역시 스스로를 기드림의 합당한 지배자라 생각했는데, 바트렉과는 다르게, 그는 잔드레크가 왕좌에서 내려올 순간을 기다리지 않았다.

어쩌면, 토보스 III의 전투 중, 데스마스크 저격수들을 굉장히 수상쩍은 장소에 배치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었을 수도 있고.

어찌 되었든, 오바이런은 그들이 실수로 잔드레크를 쏘기 전에, 타고 있던 수송선 동력에 실수로 가해진 과부하를 막지 못했다.

어쩌면 아트렉의 분노가 바트렉보다 컸을 수도 있는데, 그가 지휘하던 데큐리온이 둠스데이 포대가 포격을 시작하기 전 메카니쿠스의 진군을 차단하던 병사들이었기에 더욱 심각한 피해를 맛봤다.


그러는 한편, 치명적인 결투가였으며, 생전 흉터를, 사나운 자부심에 네크로더미스 몸뚱이에도 모조리 남긴 로드 케시스였을지도 모른다.

케시스는 더 이상 그의 계획을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물론, 오바이런은 그가 숨기지도 않은 두 자루의 칼을 축제에 들고왔는데, 케시스는 바가드가 그 사실을 알아챘다는 사실을 신경 쓰지도 않는듯 그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우연히 수중에 추가한, 상형문자가 깨진 임모탈 군단을 잃어버린 로드 아바케스였을지도 모른다.

그는 명백히 현 상황에 만족하지 않았으니까.

아니면 폭탄에 이상할 정도로 매료된 로드 펜텐이거나.

이름을 읊으라면 끝도 없을 것이다.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기함에 탑승한 모든 로드들은 굉장히 열 받은 상태였는데, 이 연회야 말로 잔드레크의 영광스러운 무패의 신화를 상징했으며, 그들이 잔드레크를 제거하지 못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말 할 필요도 없겠지만, 네메소르는 순진하게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는 마치 먼지 낀 접시에 신선한 고기가 그득 쌓여 있다 생각하듯, 승선한 로드들을 그의 벗이요, 술친구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음식이 없는 만큼, 우정도 없었다.

축제엔 오직 유령만 있을 뿐이었다.


그가 서있는 곳 앞 좌석에서 들리는 기침 소리가 그의 이목을 끌었기 직전까지, 오바이런은 연회실에서 그가 가장 비참한 존재라 결론지을 참이었다.

그는 여전히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이는 곧 시간감각을 빠르게 돌려 연설을 듣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었으니까.


오, 당연하지, 오바이런은 생각했다.

세상엔 언제나 자신보다 안쓰러운 처지의 존재가 있었다.

이번엔, 제국 총독이 그러한 경우였다.

잔드레크는 수도 첨탑을 무너뜨렸을 때 그를 포로로 잡았는데, 그를 네크론티르라 여기고 몸값이 지불될 때까지 그를 귀빈으로 대우하려 했다.


인간은 공포에 완전히 미쳐버렸다.

그는 그가 왜 죽지 않았는지, 왜 그가 이해할 희망조차 없는 언어로 말하는 철 식인귀로 그득한, 음식도 없는 연회에 앉아있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회장의 스캐럽이 그에게 관심을 갖고, 아가리로 빈 접시를 물자, 공포심을 속에서 삭히지 못하게 되었다.

그가 쓰레기가 아니었다면, 오바이런은 그를 동정했을지도 모른다.


‘자네 지금 괜찮은가?’ 총독을 바라보기 위해 잠깐 행동을 멈춘 잔드레크가 물었다.

‘벌레들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치우는데 지극 정성이라고? 하! 크게 신경 쓰지 말게, 이 늙은이가 자네 배를 굶길 일은 없을 것이네… 전장에서의 추태를 떠나 말일세.’


잔드레크가 건낸 말은 단 한 마디도 이해 못한데다 번뜩이는 눈을 지닌 시체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총독은 죽은 듯 창백해졌고 오바이런의 후각 전송기는 그가 방광을 말끔히 비웠다 알려왔다.

오바이런은 총독의 심장이 뛰는 속도를 감안할 때, 건들지 않아도 이 자리에서 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귀빈의 요상한 행동양상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자신의 말에 집중한 잔드레크는 연설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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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잔드레크의 음성적 위협이 세 시간째 연장되었을 즈음, 오바이런은 구원을 받았다.

연회실의 수정구슬을 통해 영상이 전송되었다.

틈새통신 수신기로 전갈을 살펴본 오바이런은 봉인에 담긴 권위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봉인은 수도행성 만드라고라의 문장을 담고 있었다.

이 전갈을 보낼 존재는 단 하나뿐이었다.

폭풍군주 이모테크 본인.


대부분의 네메소르는 이정도로 중요한 영상 전갈을 공공장소에서 받길 원하지 않을 것이다.

경쟁자들에게 주어질 정치적 이점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네메소르는 잔드레크가 아니었다고, 사색이 된 오바이런이 생각했다.

잔드레크에겐 걱정을 대신해줄 충직한 바가드가 있었으니까.

때문에 그는 상 중앙에 놓인 수정구슬을 작동시키길 것을 명했고, 회장은 칠흑 같은 어두움으로 감싸였다.


통신망이 틈새통신의 속삭임에서 확장되자, 폭풍군주의, 차갑게 불타는 녹빛 불잉걸같은 두 눈이 먼저 드러났고, 천정에서 회장을 내려보았다.

신호는 강화되었고, 패론의 형상이 더더욱, 마치 금간 녹옥에 새겨진 광대하며 공포스러운 밑그림처럼 선명해졌다.

짧은 시간동안, 음향이 정상 작동하기까지 거인은 위압감 있는 침묵을 유지했다.

지지직거리는 틈새통신 뒤편에 낮게 우는 바람소리가 조금씩 커져갔고, 그 사이로 간간히 가우스 화기의 폭음이 끼어들었다.

이는 전쟁의 소음이었다.

로드 이모테크가 작전 도중 연락을 가한 것이라면, 이는 다급한 일이 자명했다.


잠깐동안, 패론의 시선이 인간 총독에 닿았지만 이내 거둬졌다.

이모테크는 잔드레크의 광증을 잘 알고 있었고, 이러한 사소한 문제는 무시하곤 했으니까.

그럼에도, 왕의 인내는 시험할 대상이 아니었기에 오바이런은 그의 네메소르가 주군을 환대하는 방식에 몸부림쳤다.

늙은 장군이 상상 포도주에 취했다 생각한 것 말곤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


‘아, 전하!’ 액체가 차 있었다면 넘칠듯한 열정으로 잔을 흔들며 잔드레크는 일어섰고, 축배를 들었다.

‘참으로 귀한 영광입니다.

제가 전하께 또 다른 행성을 바친 것 보이십니까?’
옛날 기준으로도, 이렇게 과한 친밀감은 위험했다.

그리고 시체로 영겁을 살아가며 심성이 부드러워진 이는, 적어도 패론 중에선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왕은 정말로 분노했을지라도, 이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궁극의 실용주의자로써, 그는 네메소르에게 생긴 문제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몰라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광증은, 승리할 수만 있다면 큰 문제도 아니었다.


‘그렇군,’ 블랙홀을 돌며 찢어지는 태양의 주검 같은 목소리로, 폭풍군주가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회장의 소리를 흡수하는 듯했고, 잔드레크의 태도는 재빠르게 경직되었다.

미쳤을지언정 그의 충성심은 기억 손상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자리잡았고, 바로 이 순간만큼은 바보같이 행동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고 있었다.


‘진지하지 못한 태도에 대해 깊이 사죄하옵니다, 전하,’ 시야를 내리고 한 쪽 무릎을 굽힌 채 잔드레크가 말했다.

‘작전이 다소 길었기에, 조금 과하게 축제를 벌였나 봅니다.

저의 유일한 청은-‘
‘그만,’ 폭풍군주가 명했고, 동물의 발톱 같은 그의 손가락이 살짝 꿈틀거렸다.

말없이, 주제는 묵살되었다.

‘그대는 작전을 훌륭하게 해냈도다.

그러나 쉴 틈이 없을지니 네메소르, 그대가 할 일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대가… 곤경에 처한 왕조가 동포의 품에 돌아올 수 이끌기 원하니, 임무에 적합함을 그대의 경험이 증명하였도다.’


패론의 발언에서, 오바이런은 그의 수준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위협을 감지했다.

잔드레크의 약점을 인지하기에, 폭풍군주는 네메소르가 현실을 바라보는 것처럼, 네크론티르 분리주의자를 멸살한다 풀어 이야기했다.

그러나 곤경에 처했다는 말과, 그 말과 함께 오바이런에게 옮긴 의미심장한 시선에, 그는 굳었다.

어떤 것이 달랐다.


‘그대의 바가드에게 알린 위치로 즉시 이동하고, 발빠르게 배치할 만큼 날래면서도 가장 무겁게 무장한 군사를 챙기라.

그 어떠한 부하 로드도 데려가지 마라.

약속된 장소에서, 그대는 옛 동지를 만날지니, 함께 전진하고 함께 승리를 바치리라.

환상이 그대의 눈을 가리지 못하도록 할 것이며, 나를 실망시키지 말지어다.’


그 발언과 함께, 폭풍군주의 형상은 공기 중으로 흩어졌고, 회장의 불은 다시 밝게 켜졌다.

기나긴 정적이 있었는데, 상 주위로 앉은 로드들이 시선을 주고받으며 이 명이 그들에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계산했기 때문이다.

잔드레크가 떠난다면 그들이 전후 처리를 책임져야 할테고, 굉장한 갈등이 빚어질 테니.

마침내, 네메소르가 침묵을 깼다.


‘훌륭해!’ 손뼉을 치며, 그가 선언했다.

금속 부딛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의 손바닥에서 불똥이 보슬비처럼 쏟아졌다.

‘이번 연회를 짧게 끝내는 점 용서해 주길 바라오.

참전해야 할 전장이 있구려.

그래도 떠나기 전, 전하의 옥체를 위해 건배하는 것이 옳겠소.

로드 여러분?’
죽음같이 고요한 침묵 속에서, 속이 타는 귀족들 모두 두 발로 일어섰고, 숨기지도 않고 증오심을 표출하며 잔을 내밀었다.


‘폭풍군주 이모테크 전하께 영광을,’ 잔드레크가 외쳤다.

‘사우테크 왕조의 페론이시며 일조에 달하는 손을 취하셨고 삼십만 태양의 주인이신 분께.

그리고 그대 모두가 사랑하는 네메소르의 성공적인 사냥을 위해.

적들은 무너지리라!’
오직 잔드레크만 마시는 척을 했지만, 그는 스캐럽이 치우고 정리할 수 있도록 잔을 옆으로 집어 던지기 전, 만족감에 콧노래를 부르며 즐기는 자가 보여줄 모든 모습을 보여주었다.


네메소르가 떠난 후, 오바이런은 그를 노려보는 로드들을 조용히 바라보며 가만히 머물렀다.

그들은 바가드가 그들의 대화를 기함의 어떤 곳에서도 탐색해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가 회장에 남아있는 동안 뒷담화의 시작을 포착하는 영광을 안기고 싶진 않았다.


두들겨 맞은 개때처럼, 그들은 서로를 증오했지만, 오바이런을 그보다 더 증오했다.

상관없지, 오바이런은 생각했다.

누가 목줄을 쥐고 있는지 알기만 한다면.


마침내, 그의 주군에게 돌아가기 전, 오바이런은 총독을 기억했다.

그는 떠나기 전, 총독이 음식을 먹다 목에 걸려 사망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해야 했다.

그러나 그가 필멸자의 연약한 몸뚱이에 손을 대자, 그의 머리가 뒤로 젖혔고, 이미 보라색을 띄며 죽어 있었다.

결국 심장이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뭐, 이 시체도 귀족들이 서로를 물어뜯을 좋은 떡밥이 되겠지.



오바이런이 그를 쫓아 그의 구역까지 긴 길목을 따라 쫓아갈 때, 잔드레크는 젊은 귀족이 즐거운 사냥 시간에 어떤 맹수를 대려 갈지 고민하는 것처럼 그의 병력을 하나 둘씩 읊어갔다.


‘발빠르되 중무장했다… 어떻게 해야 말이 될 것 같나, 나의 오랜 친구여? 경순양함으로 시작하는 게 알맞다 난 생각하는데, 아마 낫급 한 두대가 괜찮을 것 같네.

케른은 너무 육중할 것 같으니 우리 오랜 야수 친구는 두고 가는 것이 맞겠구먼,’ 잔드레크는 길목을 지나며 야마의 격벽 하나를 사랑스레 두드렸다.

‘하지만 호라크티와 테프니트면 좋은 기함이 되겠지, 음?’
오바이런은 폭풍군주와의 통신 이후 만드라고라에서 그에게 전송한 좌표를 읽느라 아무 대답 없이, 그저 존재감만 비추었다.

출동대기점과 가장 가까운 행성은 도아흣이라 불리는 황량한 돌덩이로, 어둑한 붉은 색으로 빛나는 별을 공전하는 유일한 행성이었다.

이는 한 때 무덤행성이었지만, 어떤 왕조 소속이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었고, 그 누구도 어떻게 굴러가는 행성인지 알지 못했다.

바가드는 그 곳에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나리라 예상했는데, 인간이 식인귀 항성군이라 부르는, 은하 동쪽 끝에 위치한 어둡고 죽어가는 항성이 모여 있는 음’웟 지역 깊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동포들은 미신을 믿기엔 너무 늙었다.

이미 죽은 것을 두렵게 할 것이 없는 것도 있고.

그럼에도, 음’웟은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할 곳이 못됐다.

플레이어 저주에 행성째 유린된 곳이 여럿이었고, 최악을 떠나 돌아가는 꼬라지가 하도 기괴해 가장 학식 있는 크립텍조차 당황하게 한 곳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빈약한 지시사항만 갖고 출발했으며, 유일한 지원군은 ‘옛 동지’ 뿐이었다.

폭풍군주는 어떤 의도로 그들을 보냈을까? 오바이런은 네메소르의 진정한 우군이라 할 만한 이가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고, 그 누구도 이토록 적막한 우주의 끄트머리를 거점으로 두지 않았다.

그가 아는 음’웟을 거점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왕조는 더러운 왕 발굴의 개인영토, 뼈 왕국의 드라작밖에 없었다.

그들과 잔드레크는 협조를 받지 못할 것이다.


오바이런은 그의 주군과 도착지를 공유했지만, 그의 걱정거리는 공유하지 않았다.

잔드레크는 이내 축제에 입을 예복을 고르듯 그의 지상군의 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빠르다라… 음.

툼 블레이드는 필수겠고… 그리고 둠 사이드도 당연하겠지.

아마 나이트 슈라우드 한 두 대도 괜찮겠지? 안타깝겠지만, 속도를 명 받았다면 우리 오랜 동지 둠스데이 아크는 대려가지 못하겠고, 메갈리스를 갖고 노는 것 역시 불가하겠지.

슬프구먼.

한편, 어나이얼레이션 바지면… 충분히 날래지.

세랍텍 코호트나 셋이면 화력 부족은 어떻거든 메꾸고도 속도를 희생하지 않아도 되고…’
잔드레크의 생각에 도움되는 척을 할 때가 왔다는 느낌이 오자, 오바이런은 여전히 폭풍군주의 명령을 곱씹으면서도 동의하듯 기침소리를 냈다.

‘곤경에 처했다’는 말이, 계속해서 그의 생각에 떠올랐다.

다양한 적 가운데 어떤 것을 의미할까? 오랜 세월을 겪으며, 오바이런은 폭풍군주가 잔드레크에게 내리는 다양한 명령의 진의를 깨우쳤다.

‘무모한’ 왕조는 오크라 불리는 초록 피부 야만인과의 전투를 의미했고, ‘끈질긴’ 왕조는 스스로를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라 부르는 정예 초인을 의미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그는 ‘곤경에 처한’ 왕조라는 말을 꺼낸 적 없었다.


오바이런의 생각엔, 그 말이 알맞을 경우는 단 하나뿐이었고, 그는 그가 틀렸기를 바랐다.

단순히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도 어색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 감정이 공포라는 것을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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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들은 일부러 한국어화하진 않았는데, 한국어로 의역할 수 있을 외래어는 죄다 한국어화함.
파에론은 페론으로 번역했는데, 배틀플릿 고딕 2 영상 보면서 지땁식으로 읽은게 페론이란걸 깨달아서 그럼.
마지막으로 번역양이 굉장히 많아 빨리 올리는 건 힘들 것 같음. 일단 지금까진 챕터 2까지 번역했고 책 한 권 전부 번역해서 올릴 생각이니까 참고 기다려주세여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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