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이 만스닥 간다 간다 하더니 진짜 코로나를 뚫고 찍어버렸네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전 작년 9월쯤 주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에 국내 장을 잠시 해본 기억이 있지만 기본적인 개념도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달려들다 바이오주 잘못 터치해서 좆망, 정리매매 잘못 건드려서 또 좆망으로 당시 투입했던 시드 400을 시원하게 날려 먹었습니다(셀루메드 씨--뻘). 그리고 접고 원화 채굴에 집중했죠.


어쨌든 작년 9월... 게임 산업 관련 종사자였던 저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유비소프트가 작년에 제대로 죽을 쒀서 실적을 조져버렸고, 그 여파로 55유로 하던 주식이 45까지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게이머 개돼지론에 입각했을 때 지금 사면 무조건 먹는 자리라 생각했고, 더는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결심에 삼증 계좌를 트고 600을 그대로 갖다 박았습니다.





이때 인생 첫 투자 성공을 거뒀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저는 이제 미장으로 고개를 돌렸고, 시드를 더 넣었습니다. 그때 찍은 짤이 없는데 인베스코에 큰 비중을 둬서 매수했습니다. 인베스코를 선택한 건 당시 인사이트가 부족했던 탓인데, 오펜하이머 인수 충격을 인베스코라면 1-2년내로 극복해내고 이전 가격대를 회복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믿음으로 매수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존나 병신 같았네요. 펀더멘털도 제대로 안 파봤음. 거기다 인베스코 배당이 괜찮아서 정 안 되면 배당 받아먹고 살지 뭐, 이딴 치기 어린 생각도 기저에 깔려 있었고요.


미주갤도 그 무렵에 시작했는데, 활황이었던 시기라 참 장난 아니었습니다. 콩고기 회사가 백몇십 달러를 뚫고, 테슬라가 하늘을 뚫고 날아가고... 테슬라는 지금 우주로 가긴 했네요. 아무튼 "나도 이제 미장하니까 돈이 돈을 버는 바람직한 투자를 하는구나" 같은 생각도 했는데 존나... 진짜 병신 새끼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평온하게 19년을 넘기고 20년에 접어들었는데 이게 웬걸. 그냥 별볼일 없는 중국발 전염병 같은 게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더니 유가 전쟁까지 겹치면서 인생 첫 대폭락장을 처맞았습니다.


이땐 계좌 찍은 스샷이 없습니다. 정신 빼놓고 살았거든요. 인수합병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회사에게 대폭락장은 존나 인정사정이 없었습니다. 순식간에 반토막이 나더라고요. 패닉셀 제대로 해서 바로 손절 때렸고, 시드 2500이 순식간에 1400으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폐인처럼 발만 동동 구르다 이때 또 병신 같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살 거면 차라리 흥했던 티빅스 대세를 탔어야지 저란 병신은 원유 선동글에 홀려버렸고 USO 풀매수를 때렸거든요... 씨발...


결과는 뻔했죠. USO도 -30% 가까이 또 쳐맞았고 이때 병신 주린이였던 저는 인생 첫 존버를 시도합니다. 근데 씨발 이게 또 되네. 유가가 한번 팝업해준 덕분에 -10% 손절로 끝내고 나왔습니다. 이 시점에서 선물 연동 상품은 죽어도 절대로 네버 터치하기로 맹세했습니다.


궁극적으로 시드는 또 쪼그라든 시점이었지만, 이 시점에서 접을까 말까 고민하다 USO 존버로 봤던 티끌 같은 빛을 보고 아직은 기회가 있다는 판단하에 따로 보유하고 있던 현금 상당 부분을 털어 시드를 늘렸고, 동시에 여러 미주갤 현자님들 글을 읽고 인생 첫 분할 매수도 시작합니다. 거치식만 하던 저에게 분할 매수는 존나 신세계였습니다.






이게 3월 중순~말 분할 매수를 마치고 4월 중에 캡쳐한 겁니다. 그전에 들어갔던 OHIO는 30% 익절한 시점에 찍은 것 같네요. 이 시점에서 대폭락 + USO 폭락으로 처맞은 손실은 회복했습니다.


대폭락의 여파가 살짝 잦아들고 패닉셀은 줄어들고, 연준이 본격적으로 부양 정책을 펼치면서 주식들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얼굴이 흑빛이 돼서 살다가 원금 회복하니 다시 사람처럼 살게 되더라고요.






4월에 남은 현금 마저 투입해서 분할 매수를 마친 상태


사바세계의 번뇌에 찌들어 혼란스러웠던 심신이 안정되면서 주식을 감으로 하는 병신 머저리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알아볼 건 알아보고 공부하는 자세를 서서히 확립해 나갔습니다. 물론 전문가에 비하면 저열하기 짝이 없지만 어쨌든 내가 회사를 분석해서 개인적인 가치 판단을 하니 믿음이 생기고 존버의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그 믿음의 결과가 DELL, HPE 였습니다. DELL은 개인적으로 제가 이 회사 제품을 애용하고 있고 품질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으며, 기업 조사까지 해보니 올라갈 녀석이란 확신이 들어 매수했고 HPE도 비슷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매수했습니다.


근데 이런 판단을 한 시점에서 기술주는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상태였기에 위로 먹어도 10%가 한계일 것이다란 판단이 들었고, 딱 그에 맞춰 익절했습니다. 지금 두 기업 주가를 확인하니 나름대로 잘못된 판단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장기적으로 보면 둘 다 괜찮은 회사니 당연히 더 가겠죠.


그렇게 이런 저런 회사들을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매수, 익절하면서 시드를 조금씩 조금씩 불려 나갔습니다. 자신감이 조금 더 붙어 현금을 추가로 투입하기도 했고요.


다만 전량 익절을 하진 않았습니다. 저는 아직 고수에 비하면 발톱 때만도 못한 실력을 갖고 있으니 안전한 해자가 필요했고, 그래서 절대로 팔지 않을 두 녀석을 남겨뒀는데 그게 MRO, OKE 입니다. 사실 MRO는 연말엔 털고 나올 거 같은데, OKE는 확신이 있어서 추매를 하면 했지 계속 들고 갈 거 같습니다.





폭풍 같은 3, 4, 5월이 지나고 6월에 접어드니 이젠 장도 확실한 회복세에 접어 들었고, 이 시점에서 기존 기업들을 새로 진입하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 다른 영역을 알아보다 이르게 된 게 SPAC이었습니다.


물론 SPAC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느니 그런 개소리는 아닙니다. 투자에 리스크가 없을 순 없죠. 단지 실패하더라도 워런트에 손대지 않는 이상 모든 주식이 10달러로 환원되니 이 정도면 지금 장세에 비교적 안전한 해자가 된다 싶어서 조사와 투자를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엄선한 게 CCH, FMCI, OPES였고 지금 짤처럼 투자해놓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잘 풀리면 좋겠네요. CCH, OPES의 경우 합병 기업이 확인되어 확신이 있는데... FMCI는 합병 기업 발표나는거 보고 익절할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


급하게 마무리하는 감이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주식을 조또 모르고 되는대로 좆대로 하던 병신이 진짜 좆된 다음에야 정신 차리고 그나마 인간 언저리 기준의 투자를 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이 갤러리는 고수님들 많으니 이런 광대 새끼도 있구나 하고 깜찍하게 봐주세요... ㅎㅎㅎ


그게 아니라 지금 투자를 시작할지 말지 고민하는 분들에겐 반면교사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랑 같은 전철을 밟아봐야 인생만 존나 피곤해요. 불과 몇 달 전의 저처럼 힘들게 번 돈을 다짜고짜 꼴박하지 말고 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투자를 합시다. 물론 지금도 좆만이 실력이고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지만, 예전보단 훨씬 안정감을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