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암호화폐 시장에 초창기에 진입한 사람 중 한명입니다.


계기는 이전부터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에 주목하고 있던 도중 13년도 11월 ~ 12월경 벤 버냉키의 언급으로 100만원까지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것을 보고 진입하였고,

조정 이후 35만원대에서 비트코인을 구입하였습니다.

이더리움 역시 모 커뮤니티에서 ICO를 진행할때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인 채굴자들이 많이 사용했던 마풀허에 연결해서 채굴도 진행했고 만원 이하 가격에서 구입도 진행했었죠.


이외에도 빗썸카페가 어떻게 빗썸으로 바뀌었는지... 코인원의 설립 및 선물거래 지원 시절, 이외에 수많은 국내외 암호화폐 관련 사건 사고들을 목격하면서 이 시장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오랫동안 본 사람으로써 글 하나정도는 쓸 수 있겠다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올해 초 암호화폐 시장을 당분간 떠나기로 결심하고 남은 자산을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결정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암호화폐는 실패했다.

제가 초창기에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한 이유는

1) 공급이 제한되어 있으며

2) 탈 중앙화된 자산으로서 어떤 자산군, 나라의 개입 및 영향을 받지 아니하며 (이상적으로는)

3) 그럼에도 수요/공급에 의해 일정 수준의 가치를 유지하는 자산 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시 생각했던 바는 "2)의 조건이 만족된다면 언제나 수요는 존재하므로 1)의 공급의 제한성과 3)에의해 (변동성이 클 지언정) 일정 수준의 가치를 유지하며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다." 였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가설은 17년도까지 어느정도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때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은 암호화폐의 주요한 가치중 하나인 "탈 중앙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코인/토큰들이 너무나도 많은 상태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도권으로의 편입이 진행되며 더이상 2)의 조건이 만족되지 않고 있으며, 설계적인 한계로 1)의 조건 역시 유지가 가능한지 불투명한 상태 (비트코인의 경우)입니다.

이것이 제가 암호화폐 시장을 잠시 떠나기로 한 첫번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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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저처럼 "탈 중앙화"를 외치는 사람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에서 "탈 중앙화"는 중요한 속성입니다.

"탈 중앙화"가 만족되지 않는 코인/토큰은 어떤 주체가 유통량 및 가격을 스스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몇년전 ERC20토큰으로 업비트에 상장되었던 코스모코인(COSM)의 경우 임의로 추가 토큰을 발행한 사례가 적발되어 상폐가 되었죠. (이런 케이스는 비일비재합니다.)

17~18년도부터 이런 케이스가 국내에도 많아졌는데, 이런 코인들의 경우 의도적으로 낮은 시총과 발행량으로 토큰/코인을 설계한 뒤 가격을 조작하는 마켓메이커를 붙여서 차트/가격을 조작합니다. 최근 국내의 시총이 낮은 코인/토큰들이 하루에 몇십배씩 폭등하는 것도 동일한 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 SEC로부터 지적을 받은 리플 역시 리플사가 임의로 발행량을 조정할 수 있으면서 "탈 중앙화"를 표방하는 코인이죠.

리플이 처음 나왔을때는 저같은 사람들이 다수였기 때문에 "리플은 암호화폐가 아니다"가 중론이었으나, 17년도 리플이 펌핑을 통해 천원 위로 올라가는 신화를 보여주면서 이러한 목소리는 약해졌습니다.


심지어 18년도에 Bitmex research에서는 아래와 같은 기사를 내기도 했었죠.

https://blog.bitmex.com/%EB%A6%AC%ED%94%8C-%EC%9D%B4%EC%95%BC%EA%B8%B0-the-ripple-story/

오히려 이제서야 리플이 문제가 된 것이 저는 의아할 따름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어설픈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코인들은 자산의 안정성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분산화된 노드들이 장부를 관리함으로서 일부 노드가 다운되더라도 장부는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이 안정성의 핵심인데,

전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들의 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transaction speed는 빨라지지만, 네트워크의 불안정성은 높아질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본인들의 암호화폐는 비트코인과 같이 "탈중앙화" 되었다라고 주장하던 네오(NEO) 코인은 빈번한 네트워크 다운을 일으켰었고, 한 유저가 조사해본 결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의 수가 7개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적이 있었죠. (꽤 옛날 이야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노드가 다운되어 거래소에서 상폐되는 케이스들도 이전에는 꽤 많았습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이런 잡코인들은 트론이나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빌붙는 trc20, erc20 방식으로 발행을 많이 합니다.


넥스트 이더리움을 표방했던 이오스를 비롯한 다수의 암호화폐들도 본질적으로는 비슷한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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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암호화폐는 오랜 시간을 들인 작전주이다.

소제목이 자극적이긴 하지만, 꽤 긴 시간동안 암호화폐의 가격형성을 지켜본 저로서는 이 말이 크게 틀리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초창기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P2P거래가 중심이었습니다.

이후 P2P거래의 불편함을 깨닫고 거래소가 들어섰고, 초창기 거래소에서는 실제 통화와 비트코인을 입금하여 거래를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Bitfinex, Poloniex가 들어서면서 USDT가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통화로 들어서게 되는데, USDT 코인은 본인들의 USD 예치금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USDT를 발행하므로 1USDT = 1USD에 페어링 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USDT 재단은 회계감사를 단 한번도 받지 않았으므로 이 주장이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정황증거들 (USDT의 대량 발행시 비트코인의 가격 펌핑,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 후 USDT 재단에서의 자산 상환 발표 등)로 보았을때 USDT재단의 주장은 거짓일 확률이 높다고 저는 봅니다.


저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이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추측합니다.

1. 채굴자들이 채굴한 암호화폐를 보다 높은 가격에 처분하기 위해 암호화폐 가격의 펌핑을 필요로 함 (비트코인, 이더리움 초창기)

2. 거래소를 중심으로 초기 암호화폐 확보자들 및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 암호화폐를 처분하기 위해 USDT체제를 자리잡히게 함, USDT 발행 및 자전거래를 통한 가격상승

3. 비트코인 선물 상장으로 인한 헤지펀드 자금 유입 및 폭락 (17년 ~ 18년)

4. 기관의 비트코인 매집 (18년 ~20년)

5. ??를 위한 가격 펌핑 (현재)


요약하면,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은 일부 중국기업이 분식회계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올리고, 나중에 실제로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의 플레이를 하는것과 비슷한 과정을 걸쳐서 가격상승이 진행되었다고 봅니다.


물론, 이러한 추측은 전부 정황증거 및 단편적인 사건들에 기댄 추측이므로 제가 틀렸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혹이 명확히 해명된 적은 없으며 제도권으로의 편입이 진행되면서 강도 높은 검증 절차를 거칠 확률이 높으므로 이러한 의혹이 해명되기 전까지는 잠시 암호화폐 시장을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암호화폐 시장을 떠나기로 한 두번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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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금의 암호화폐 가격 상승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마도 월가를 비롯한 주류 금융계에서는 비트코인/이더리움을 원자재와 같은 선물자산으로 편입시키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암호화폐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마도 제도권으로의 편입이 힘들 것이고, 비트코인/이더리움도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꽤나 엄격한 조건을 적용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키워드들은 DEFI를 제외하고는 제가 처음 암호화폐 시장에 들어왔던 15년도에 논의되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실제 이러한 문제들이 생각보다 해결이 어려운 주제이며 어쩌면 해결이 불가능할수도 있다는 것을 한편으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직은 암호화폐 시장의 역사가 짧아서 제가 감히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4년간격으로 진행되는 미대선과 맞물려서 한번씩 큰 상승이 오고 긴 침체기가 찾아옵니다.

부디 진입하시는 분들은 신중하게 진입하시고, 18년도 초에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보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글을 쓴 경험이 많지 않아 글이 중구난방이네요.

저도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시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반응이 좋으면 다른 이야기들도 조금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