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1주일 앞두고 기념으로
만 6년 6개월을 다닌 공장 생활을 기록해봄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써보겠음
우선 내가 다닌 공장은
'리'단위 소재지의 초초초 영세 업장이고 업종은 실리콘 생산임(하청)
직원은 나 한명 (정확히는 중간에 반년정도 두명이였던 적이 있고, 앞으로는 상시 2인을 유지할 계획)
혼자 일하다 보니까 생산 외에도 지게차 운전, 설비관리, 자재관리, 기타 잡일(화장실 청소, 강아지 두마리 밥주고 똥치우기)을 다 했음.
입사 당시(2019) 기준 급여는 세전 230만원 (하루 10시간 근무, 쉬는시간 없음) - 28살
퇴사 시점인 현재(2025) 기준 급여는 세전 340만원(하루 9시간 근무, 점심시간 1시간, 쉬는시간 15분씩 2회)
상여금은 계약서에는 명시 안되어있는데 명절에 떡값으로 30~100만원정도 주고, 여름 휴가때 휴가비 지급함(10~100만원)
근무강도는 빡세지 않은데 혼자 있다보니까 계속 움직여야함(유산소 느낌)
그러다 바쁘면 인터벌 하듯 중간 중간 스프린트 하면서 뛰어다녀야함.
일은 간단함
주업무는 드럼통을 프레스에 넣고 라인이 돌아가면 박스, 카트리지, 노즐, 플런저같은 부자재 보충해주고 완제품 포장되서 박스로 나오면(10~20kg) 팔레트에 쌓아서 래핑하면 됨.
영업이 잘 안되긴 하는데 그래도 일은 안끊겨서 공치는 날은 없음
대신 잔업이 무작위임, 빨리 알게되면 당일 아침정도에 알 수 있고
보통 오후나 퇴근할 때 쯤 잔업 하라고 알려주고 퇴근시간 지나고 알려줄 때도 있음
물론 직원이 한명이니까 잔업에 선택권은 사실상 없음.
5인 미만 사업장이라서 연차는 못받지만 대신 여름 휴가가 긴편임 올해 3일정도 받았고 최대 일주일정도 받은적도 있음.
그리고 연차는 없지만 친인척 장례식에 가야하거나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거나 수술해야하면 보내줌
나는 7년동안 장례식으로 한번 빠진적 있고
일하다가 다치거나 과로로 쓰러져서 입원해서 빠진적 두번 있음
감사하게도 이때 유급휴가 처리해주심
대신 나도 양심이 있으니까 야간에 수술받고 다음날 마취 풀리자마자 퇴원해서 오후에라도 출근해서 일했고
무리하다가 야간에 응급실 실려간 날도 수액맞고 돌아와서 하던거 마저 다하고 다음날 밤에 다시 실려가는등 최대한 생산로스 안나도록 노력함
회사 복지는 여름에 공장에 선풍기 틀어주고 겨울에 등유난로 한대 설치해줌
난로는 아무래도 기름을 태우다보니까 무한으로 쓸 수 없지만 선풍기는 어지간해서는 일하는 동안은 계속 쓸 수 있음
다만 한자리에 서서 작업하는게 아니다보니까 실제로 하루에 선풍기나 난로앞에 서있을 수 있는 시간은 30~40분도 안되서 개인적으로 아깝다고 느낌
그리고 노가다 장갑 지급해주고, 믹스커피도 있음, 사무실에 생수 있어서 목 마르면 그거 마셔도 됨
공장 앞에 마당 있어서 주차도 무료임
아 대신에 여기는 시골이라서 이 앞을 지나가는 대중교통이 아예 없음(자차 없으면 출퇴근 불가)
그래서 나는 입사 초기에 차가 없어서 근처 농가에 사랑방에 월세로 살았음(도보로 30분거리)
강아지는 두마린데 밥만 잘주면 되고 평소에는 내가 주지만
설이나 추석같은 연휴에는 사장님이랑 나랑 번갈아서 나와서 줌
화장실청소는 한달에 두어번만 편할때 하면됨
퇴근후에는 피곤하니까 억지로 안해도되고 주말에 나와서 했음(어차피 쓰는 사람이 없어서 사용량이 적음)
지금은 이렇게 복지가 좋아졌지만 처음에는 솔직히 좀 힘들었음
우리는 06시30분에 일을 시작하는데 초창기에는 05시30분쯤에 와서 영어공부를 무조건 해야했음(사장님이 지정한 사이트에서 해야함)
그리고 쉬는시간에는 무조건 악기연주를 해야했음(점심시간도 마찬가지)
안하면 왜 안하냐고 할때까지 계속 말함.
그러다보니까 쉬는시간없이 기본근무10시간+영어공부+악기연주+잔업을 하다보니까 1년을 버티다가 과로로 쓰러짐
이때 일주일정도 몸에 무슨 심장 뭐시기 체크하는 기계 붙여놓고 일해야했음
쓰다보니 막상 쓸게 없네
아무튼 퇴사 사유는 딱히 없음 그냥 굳이 여길 더 다닐 이유가 없어서 사직서 냄
아쉬운건 어쨌든 여기가 잘되길 바랐는데 생각보다 성장을 못함 그래서 잘된 모습을 못보고 떠나는거정도
쉬면서 일당으로 생활비랑 용돈정도 벌려고하는데 뭐가 좋을까?
자격이나 기술 취득할만한게 있을까?
곰방이 초보도 할 수 있고 일당도 세보이던데
허리 안아프냐 10 20짜리 들면 팁좀 줘보샘
10kg짜리는 나름 가벼워서 한번에 두세박스씩 쌓을 수 있고 20kg짜리는 조금 무게감이 있어서 하나씩 놔야함. 근데 박스모양이라서 들기가 편하다 보니까 허리는 안아팠음. 반대로 위로 쌓아야하다보니까 키가 작으면 어깨가 아픔. 머리위로 들어서 쌓아야하니까
와 대단하다 ㅅㅂ 난 6키로 짜리 10분에 10개 드는대 전나 허리아파
이야 고생했네
너 혼자일하면 니가 다하는건데 그거밖에 안주냐? - dc App
생각보다 회사가 성장을 못함.. 그래도 지금 신입으로 입사하면 세전 300줌, 수습기간도 없음
영어공부는 뭐 그렇다쳐도 악기연주는 뭐하자는거냐ㅋㅋ
살면서 악기 하나쯤 다뤄야한다고 생각함(사장님이) 그래서 사장님은 장구 치고 나는 옆에서 통기타 쳤음.
@글쓴 생갤러(121.136) 장구치는게 개웃기네 - dc App
고생 많이 했네 - dc App
근속기간 인정받아서 컴활이나 기사시험 응시해서 2개정도 따라 6년6개월 근속기간+ 자격증 몇개에 34세이하면 중견 쌉가능, 34이상이면 그래도 괜찮고 성장할 수 있는데 갈수있다 레알팩트임. 챗지피티 물어봐라
근속기간은 성실, 사회성 등 좋게보는데.. 학력, 스펙없으면 그냥 생각없이 일 다니는애로 보이니깐 자격증이라도 GO
상세한 조언에 무한한 감사를 올립니다
영어공부는 그렇다 치고 악기연주는 뭐냐..암튼 고생했어..ㅠ
예상 못한 따듯한 분위기에 녹고 갑니다 위로 감사합니다
너 혼자 일하다가 너 나가니 2명쓴단 소리냐? 그동안 2인분 혼자 다햇군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솔직히 2인분은 못함.. 다만 사장님 피셜 요즘 끈기 있는 사람이 적어서 둘은 있어야겠다라는 식으로 7년차에 마인드가 바뀜(다행). 3일만 더 일하면 된다 야호
문제는 우리가 정 급하면 외국인 형제들 인력으로 불렀는데 내가 그만둔다니까 네팔 용병들이 자기들도 안나오겠다 선언. 현재 내가 회유중. 네팔 애들 안나오면 중앙 아시아 애들 써야하는데 걔네는 하루를 못버팀. 물론 이 사실을 사장님은 모름. 껄껄껄
그래서 얼마모음? - dc App
고생 했어요 글도 잘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