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는 감자도 먹어. 잡식이니께.
아유, 할머니. 그래도 개한테 감자를 먹여서 되나요.
이 봐봐. 주니까 잘만 받아 안 묵나. 한 번 멕이 봐.
약간 눅눅한 삶은 감자 하나 손에 받아 들고는
줄 듯 말 듯 약간은 두려움에 망설이는 손이지만
백구는 잘만 받아 먹는다, 맛있게도 먹는다
허겁지겁 받아먹는 입에 손가락이나마 들어갈세라
할머니, 얘 이러다 무는 거 아녜요?
걱정 말어. 애가 순해서 사람 손 있으면 살살 먹어.
그치만, 그치만. 감자는 바닥에 떨어져 버렸어
안돼, 바닥에 떨어진 거 먹으마 안된다 카니께네.
마침 열린 문, 같이 내려가는 넷은 한 배를 타고
이거 니 개가? 개 키운다 소린 안 하디만.
아뇨, 할머니 개에요. 백굽니다.
땡 소리와 함께 다시 깨어나면
사돈, 다음에 식사라도 함 하입시데이.
그 틈에 감자는 흔적도 없이 뱃속으로 사라졌다.
쓰읍, 안 돼! 바닥까지 다 닦을라 카나.
할아버지께서는 저만치 멀리 가 계신다.
뒷문 아닌 정문으로 나가서, 멀찍이서라도 보고 싶어요.
빙빙 돌아 나오면 고기를 먹으러 간다
돈까스를 먹을까, 양념갈비를 먹을까.
백구도 좋아하는 고기 먹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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