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앞에서 코르마 왕은 재상이자 궁정 마법사이며,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에제리온에게 남은 힘을 다해 말했다. “에제리온, 나의 친구... 자네가 이 나라를 이끌어주게.”
왕비 아멜린 또한 그 뜻을 이어받아 에제리온이 왕위를 계승하길 원했다. 그러나 에제리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오래된 친구의 바람을 기꺼이 들어 줄 수 없었다. 자신에게 코르마는 친구이기 이전에 주군이였기에.
에제리온은 무언가를 결심한 듯 보였다.
아멜린은 에제리온에게 말했다. 당신이 알고있는 왕의 비밀을 자신 또한 비밀로 간직했음을
왕과 왕비 사이에 사랑은 없었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했고, 깊이 신뢰하는 사이였다. 아멜린 또한 알고 있었다. 코르마의 마음속에 다른 여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은 그저 외교적 이유로서 선택될 수밖에 없었던 존재라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코르마가 종종 아주 은밀히 성을 떠나고는 한다는 사실을 결코 묻지 않았다. 왕이 누구를 만나고 오는지, 어떤 표정으로 돌아오는지,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녀는 그저 조용히 받아들였고, 애써 모른 척할 뿐이였다.
그러나 결국, 사랑은 하나의 생명을 남겼다.
왕의 죽음은 칼디온 왕국의 모든 이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다.
에제리온은 왕비에게 자신의 뜻을 알렸다.
그 아이를 찾아내어 왕으로 세우는 것. 그것이 친구이자 주군이었던 코르마에게 바칠 마지막 성의였다. 에제리온은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 길을 떠났다.
알테르는 왕국의 변방 작은 마을 브리엔에서 평범한 소년으로 자라고 있었다.
그는 착했고, 여렸으며, 남다른 순수함을 지니고 있었다.
소년은 때때로 자신과 어머니를 찾아오는 한 남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언제나 따뜻한 웃음을 지어 보였던 사내. 그는 그 사람이 아버지일지도 모른다고 짐작했으나, 어머니가 말해주지 않기에 묻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그 남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무슨일이 생긴걸까 걱정하던 차에 새로운 인물이 찾아왔다.
은빛 머리칼을 가지런히 묶은 그는 낡은 망토를 걸쳤음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단정한 옷차림과 손에 쥔 지팡이, 무엇보다도 강렬한 눈빛이 알테르를 압도했다. 다정함보다는 엄격함에 가까운 표정 속에서,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위엄이 서려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에제리온.
왕의 첫 번째 신하이자 가장 가까운 벗이라 자신을 소개한 그는, 이제 알테르를 지켜내고 왕으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테르는 그 제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평범한 삶을 원했다. 아침이면 눈을 뜨고, 어머니 곁에서 조용히 살아가기를 바랐다. 왕이 된다는 것은 너무도 무겁고, 두려운 운명이었다.
에제리온이 바라본 왕자는 총명했으나 어리고 여렸다. 때론 우유부단하고 자신의 운명에 질문을 던지는 일도 잦았다. 몇 번을 말해보아도 자신이 왕자라는 사실도, 왕이 되어야한다는 현실도 받아드리기 어려워 혼란스러운 듯 보였다.
지혜는 부족하지만 상냥했고, 여렸지만 용감했다. 지혜는 기르면 될 일이였고 용감이라는 것은 자신의 나약함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생기는 것이였다. 문제는 없다.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강인하게 왕자를 가르친다면 훌륭한 왕이 될것 같았다. 얼핏얼핏 어린시절의 코르마가 겹쳐보였다.
왕이 죽고 3년, 많은 것이 변했다. 별이 떨어지던 밤 왕국 전역으로 흩어진 별의 파편들에는 엄청난 마력이 깃들어 있었고, 이를 탐하는 자들은 점점 늘어났다. 파편을 빼앗기 위한 범죄 소식도 종종 들려왔다. 또한 파편을 가공해 그 힘으로 움직이는 마법 도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모든이들에게 꽤나 큰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왕국은 요동쳤다. 별의 파편이 흩어지며 마력과 욕망을 불러왔고, 북부 대공 마그나 그리즐은 별의 마녀를 거두었다. 혼돈을 즐기는 체셔 남작은 은밀히 귀족들을 조종했고, 결국 화룡 카르논이 침공해 왕관 ‘칼디온의 검’을 빼앗아갔다.
왕관이 사라진 순간, 왕자의 정통성을 증명할 방법도 함께 사라졌다. 그러나 에제리온은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여겼다.
왕관을 되찾는 자, 왕국을 지켜낸 자라면 누구도 그의 적통함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소년은 사생아로 태어났지만, 영웅으로서 왕이 될 수 있었다.
에제리온은 왕자에게 왕관에대하여 설명하고 그것을 되찾기 위해 길을 떠나야 한다고 전했다. 왕자는 아직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해 망설이는 듯 했다.
에제리온은 망설이는 왕자에게 현실을 보여주었다.
소년의 이마에 그의 손가락이 닿자 알테르의 영혼은 새가 되어 하늘로 날아올랐다. 에제리온의 목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곳의 풍경은 잔인하도록 처참했다. 용의 불길에 무너진 수도, 황폐해진 왕국의 모습. 수많은 시체와, 팔이 뜯겨졌음에도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사람까지.
그 고통은 알테르의 영혼에 까지 전달되는 듯 했다.
“평화는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에제리온은 차갑게 말했다.
“왕자님께서 누리는 이 평화도, 누군가의 노력에 의해 지켜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무게를 짊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왕입니다.”
소년은 두려워하며 대답했다.
“저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 내일도 따스한 햇살에 눈뜨고 싶습니다. 어머니께 입을 맞추고 하루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양을 키우고, 젓을 짜고 친구와 웃고 이야기하며 저녁엔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밥을 먹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그런 평화로움이 좋습니다."
그 말에 에제리온의 얼굴은 실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 나라의 모두가 바라는 것이겠지요.”
그 말은 곧 결심이었다.
왕자는 아직 자신의 운명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왕관을 되찾기 위해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이제 에제리온은 그 곁을 지킬 것이다.
때로는 엄한 스승이 되어, 때로는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 자신의 친구이자 주인이었던 왕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라는 내용인데 막 올리면 혼나?
하셔도 되는데 보시다시피 망갤이라 사람이 없음 부갤로 가면 됨
부갤이 뭐에유
@글쓴 보갤러(106.101) 부루마불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