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이르자 아, 하면서 한걸음 뒤로 내려왔다. 그 순간 욘의 발이 레오의 왼쪽 발등을 사정없이 밟았고, 거기다 닭튀김까지 숙 내미는 바람에 레오는 균형을 잃고 휘청거렸다. 잽싸게 뒤를 돌아보며 묶인 왼발 대신 오른발로 내려서는데, 계단에서 꾸물대로 있는 어린 찡쪽(도마뱀)이 눈에 들어왔다. 안구가 불룩 튀어나온 찡쪽은 하필 레오가 발을 디디려 하는 바로 그 지점에 엎드려 있었다.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대로 내려서면 너는 나를 죽이게 돼.\" 짙은 회색의 찡쪽이 말했다. \"난 알에서 부화된 지 일주일이 지났어. 이 아파트 외에는 어떻게 생겼는지 아직 구경도 못 해봤지. 지금 나는 세상을 유람하기 위해 떠나는 중이야. 그런 식으로 발을 내디디면 너는 나를 죽이게 돼.\"
\"첫 여행은 축하해,. 그러나 네 등 위에 내려서지 않으면 나는 중심을 잃고 계단 아래로 구를 거야.\" 레오가 대꾸했다. \"나는 지금 플로이를 만나러 왔는데, 기왕에 눈 주위에 난 멍보다 더 흉한 꼴은 보이고 싶지 않아. 게다가 계단의 각도와 높이로 보건데 흉한 꼴로 그치지 않고 심하게 다칠지도 몰라. 기껏 맘먹고 산 이 물건들이 망가지는 것도 싫고.\"
\"네 말이 맞아.\" 찡쪽답지 않은 목소리로 찡쪽이 말했따. \"너는 심하게 다칠 거야. 여기저기 타박상을 입고 허공에 떠 있는 그 오른쪽 발목은 인대가 엿가락처럼 늘어날 거야. 한 달 동안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방구석에서 뒹굴어야 하겠지. 하지만 나는 소란한 와중에 급히 도망감으로써 목숨을 건질 수 있어. 비록 네 새끼손가락 반만 한 찡쪽이지만 죽음을 경계로 모든 게 깡그리 바뀐다는 것쯤은 잘 알아. 아무도 그런 변화를 원하진 않잖아? 그리고 네가 들고 있는 물건들은 대부분 폴리프로필렌 용기에 든 것이라 살짝 찌그러지긴 해도 망가질 염려는 없어.\"
-새벽의 나나 중에서
참고로 이 대화 정말 재밌어요. 계속 올릴게요. 필독하세요.
\'새벽의 나나\'와 \'찡쪽과의 대화\'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건가요?? ㅎㅎ 궁금해서리...
아 닭튀김..패배할거같아..으..읽어도 난 이해못할거야..
새벽의 나나에서 \'나나\'는 공간적 배경이에요. 이 부분은 주인공의 성격을 나타내주는 중요한 대목이에요. 제목과는 큰 연관이 없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