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 하고 말하며 오른쪽 난간을 향해 손을 뻗었다. 들고 있던 비닐 봉투의 무게 때문에 난간을 잡을 만큼 충분히 내밀 수가 없었다.
\"너는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 중요한 건 찡쪽의 세계에 있어서 모든 것이 바뀌고 말고가 아니라 내 자신의 안전이야. 물론 네 생명도 소중하지만 그렇다고 내 안전과 바꿀 정도는 아니거든.\"
\"너는 동료 인간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할 거야? 그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네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이봐, 넌 내 동료가 아니잖아. 넌 벽에 붙은 나방을 잡아먹는 찡쪽에 불과해. 우리가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아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을 일은 없다고.\"
그 말을 기점으로 레오의 손끝에 닿을락 말락 하던 난간은 완전히 멀어졌고 동시에 레오가 놓친 비닐 봉투 뭉치는 계단을 향해 천천히 떨어져나갔다.
\"좋아.\" 찡쪽답지 않은 표정으로 찡족이 나불거렸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신중하게 대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