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엘리엇- 시극 <원로 정치가>

엘리엇의 최후의 작품인 <원로 정치가>입니다.

저는 인간의 무수한 가면과 그 괴리감을 다룬 희곡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희곡은 늙은 정치가 클래버튼 경의 수많은 가면들과 잃어버린 자신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은퇴한 노 정치가 클래버튼 경의 평범하면서도, 텅 빈듯한 일상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과거들의 유령이 찾아오면서 변합니다.

자신의 학창시절 친구와 과거 첫사랑을 만나면서 말이죠.

이들은 각각 클래버튼이 과거에 버린 자신의 과거의 파편들입니다.

클래버튼의 친구는 클래버튼의 영향 아래 방탕한 생활을 했었고, 클래버튼의 \'어떤 범죄\'에 대하여 알고 있습니다.

과거의 연인은 정치가인 클래버튼의 사생활에 스캔들을 일으킬만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클래버튼은 이러한 과거들을 버리고, 자신의 이름마저 바꾼 채, 언제나 가짜 자신을 연기하며, 언제나 텅 빈 인간이었습니다.

클래버튼은 이러한 자신들의 숨겨진 과거들을 마주하며,

이제까지 자신이 수많은 가면들을 쓰고, 진정한 자신을 버린 것에 대한 괴리감으로 고뇌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방탕한 아들이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걸으려는 것을 막으려하죠.

딱히 시적이거나 그런 점은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문장 자체가 강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빠,저는 언제나 아빠를 사랑했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진짜 아빠를 알아가면서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

아버지의 모든 가면들을 알아챈 후 아버지를 포옹하며 외치는 딸의 대사가 결국은 이 희곡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극의 마지막 장면도, 진짜 서로를 사랑하는 딸과 그녀의 약혼자의 모습이니까요.

극과는 별개로,

<남자는 언제나 망각하며 살아가죠, 여자는 언제나 기억하며 살아가는데!> 란 대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것으로 엘리엇 전집도 거의 끝나가는군요.

이것도 날 잡아서 언젠가는 평가해야죠. 


현재 예이츠 짱 켈트의 여명 읽고 있다.

1센트에 산 책이라 읽을 때마다 아주아주 기분이 좋다 트럴

정가 18달러인가 그런데, 1센트 주고 샀음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