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에는 밤마다 엉엉 울고 그랬거든
특별한 이유도 없이 명치 부근이 답답하면서 막 미치겠는 거야
그렇게 낑낑대며 밤 지새운 뒤에야 옆집 아저씨 오토바이 타고 출근하는 소리에 급수면 빠지는 날이 많았어
근데 올해 들어서고부터는 우울감의 빈도가 잦아들더니
느닷없이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 감?
세상에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 싶은 이 만족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독서가 너무 즐겁고, 하나씩 까먹는 귤이 너무 달콤하고, 자기 전에 틀어 놓는 네셔널 지오 그래픽이 너무 재밌어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무언가에 열중하며-이를테면 독서나 어학 공부 따위- 다시 밤을 새우기를 며칠이고 반복했다
근데 그게 오래 안 가더라 생활 패턴이 자꾸 도는 거야 챗바퀴처럼
어느날에는 눈뜨면 무한도전 하고 있고 어느날에는 눈뜨면 애국가가 흘러나와 계속 돌아 이런 식으로
결국에는 행복과 우울도 뒤섞여 버렸다
오 분 전에는 기분이 너무 좋았을 터인데, 갑자기 입에서 욕이 막 튀어나오고 혼자 중얼거려 정신병자처럼
이 글도 기분이 너무 나빠서 썼는데,지금은 또 기분이 좋아져서 전부 지워 버리고 싶다
나 우울증이거나 그와 비슷한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
정신과 가서 약 먹으면 차도가 있으려나?
이런 기분 너무 싫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