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업계에선 드물게도 여성.
10년 이상 이쪽 업계에서 활동하면서 에로 라이트 노벨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라이트노벨도 쓰고 있습니다.
와카츠키 히카루의 블로그에서 일본에서도 문제시 되고 있는 표절, 도작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법률, 계약조건 등을 언급하며 한탄하고 있는 글 중에서 맨 마지막 부분을 번역해보았습니다.
이하 원문을 발번역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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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가 되면 좋아하는 소설을 마음대로 쓰는 것이 무척 어렵게 됩니다.
한 권을 내놓았다 싶으면 편집자는 작가를 마개조(주1: 나쁜 의미로 자기 취향에 맞게 엉망진창으로 개조)합니다.
작가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게 하지않고, 편집자가 원하는 소설을 쓰게 합니다.
편집자가 원하는 소설을 쓰게하기 위해 플룻까지 짜서 이대로 쓰라고 일부러 의뢰하는 편집자도 있습니다.
마개조로 성공하는 작가는 극히 일부. 대부분의 작가들은 작가성을 부정당하고 무너집니다.
안 팔리는 작가가 무너진다고 해도 편집자들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작가 같은 건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이죠.
\'카XX\'이 잘 팔리니까 \'카XX\'을 쓰라고 말합니다.(주2: 카노콘)
\'라이트 노벨을 XXX 쓰는 법\'(주3: 즐겁게)이 잘 팔리니까 \'여성 포르노작가의 즐거운 생활\'을 쓰라고 말합니다.
저 자신이 여성 포르노 작가라서 괴로운 경험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소설은 죽어도 쓰고 싶지 않은데도.
쓰고 싶은 것을 빼앗기고, 편집자의 강제로 원치않은 소설을 쓰면 토할 것 같습니다.
컴퓨터를 켤 때마다 구토감이 밀려와서 토해버립니다.
결국 영양실조 상태에서 빈혈을 일으켜 \"너무 말랐군요. 단백질 저하와 철분부족입니다. 고기를 많이 드십시오.\"라고 의사에게 들을 정돕니다.(경험담입니다)
편집자에게 강제되지 않는다고 해도, 안 팔리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압박감 때문에 잘 팔리는 요소를 조사해서 그 요소에 맞춰 소설을 쓰기도 합니다.(이건 적어도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맞춰서 쓸 수 있으니 괜찮은 편이긴 합니다만)
잘 팔리는 요소만 생각하고 있으면 자신이 쓰고싶은게 무엇인지 모르게 되어 소설을 쓰는 일이 괴롭기만 한 작업이 되어, 결국엔 아무 것도 쓰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작가는 무너져갑니다.
제가 10년 동안 50권 이상 쓰면서, 연간 12권의 발주를 받아 장편을 1달에 1권씩 내가면서도 제 자신의 작품을 응모하거나, 가져가는 건(낙선해서 비웃음 당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제 작가성을 지키는 수단 중 한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동인활동을 하는 작가도 있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이 업계에서 있고 싶습니다)
지금의 작가지망생 여러분은 \'경향과 대책\'에 너무 묶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되는 것\', \'상을 타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말아주세요.
\'소설가로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해주세요.
데뷔 전부터 자신의 작가성을 스스로 부정하면 어떡합니까?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소설을 쓰면 어떡합니까?
표절로 상을 타서 어떡합니까?
편집자와 독자는 당신의 작가성을 지켜주지 않습니다. 당신의 작가성을 지키는 건 당신 뿐입니다.
당신이 쓰고 싶은 것은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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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듣보잡이지만 와카츠키 여사는 이쪽 업계(에로책)에선 상당히 유명한 작가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에로 라노베 3권 중 2권은 이 사람 작품이군요.
국내사정과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진짜 미칠듯이 라이트노벨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런 경쟁업계에서 살아가는 건 생각 이상으로 힘든 듯 합니다.
적어도 국내에 출판되는 물건은 일본에서 어느 정도는 팔리고, 인기를 얻은 물건이 많습니다.
마이너한 라이트노벨 중에서도 괜찮은 물건이 많은데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국내에 소개되기는 커녕 일본에서도 증쇄해주지 않는 비운의 작품도 있습니다.
(후속권이 나왔는데 전권이 절판. 결국 시리즈 망함 루트)
최근에는 웃기지도 않는 소재와 자극적인 제목으로 독자를 낚으려고 하는 작가들이 많아서 그런지 한명의 독자로써 참 씁쓸함을 감출 수 없군요.
(7월달 신간 구입한 물건들은 거의 지뢰밭..)
오늘이나 내일 쯤에 아무도 기대 안하는 마이너소설 리뷰가 또 한편 올라갈 예정이니 그 때 또 뵙죠.
루리웹 류시의글
솔까말 라노베 시장은 너무 상업성에 묶여있다고 생각함. 1권완결성때문에 스토리의 제약도 크고. 그래서 전 일본 2D계중에서는 비주얼노벨 쪽에 가장큰 가능성을 걸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19금 및 연애노선에서 벗어나서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메세지를 다룬 작품이나 실험적 기법을 사용할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도 늘고 있구요. 그 계통의 시나리오라이터들이 최근 애니메이션 등에 진출해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고, 가능성이 제일 많고, 과거의 성향에서 완전히 탈피한다면 글,음악,그림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서 대중화될수도 있다고 생각함.
현재의 라이트노벨의 출판구조로는 전쟁과 평화나 카라마조프 같은 대작들은 말그대로 전혀 나오기가 힘들고, 이름처럼 10대들의 얄팍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가벼운\"소설들만 나오고 있는데, 이런 현실이 꼭 개혁되어야 된다고 생각함. 일본 2D적 감성에 뛰어난 문학성도 지니고 있는 명작을 꼭 보고싶네요.
SF문학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문학성을 갖춰갔던 것처럼, 라이트노벨도 언젠가 그 특유의 감성과 더불어 문학성을 갖추기를 기대합니다.
으으 그렇구만 그래서 똑같은 플롯에 똑같은 캐릭터들이 나오는게 많군. 앞으로도 계속 안 봐야겠당
근데 라노베 독자층도 십대 오덕이고 이름부터 라이트노벨인데 문학성을 갖출수 있을까 괜찮은거 있음??
공병군상 // 그래도 모래알 속의 진주처럼 가끔씩 괜찮은 작품들이 발견되기는 한다.
일본 2D 컨텐츠의 강점이 뭐냐하면 그 감성을 애니-만화-게임-소설 등 여러 매체가 똑같이 공유하고 있고 그로인해서 원소스 멀티유즈가 가능하다는 거다. 단순히 10대층을 겨냥하는게 아니라 그 소비층 전체로 타겟을 넓히면 문학성의 추구도 가능하다고 봄. 비주얼 노벨(미연시)쪽이 그런 경우지. 이쪽은 상업성의 제약을 안받다보니 문학성을 갖췄거나 철학적인 작품들이 널려있음.
쓰르라미울적에 말고는 비슷한걸 해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공병군상 // 나도 라이트노벨은 잘 몰라서 추천은 못하겠는데, 라이트노벨중에 나름 괜찮은거 보려면 러브코미디나 가벼운 판타지같은 그런 쪽은 되도록 피하고 진지한 장르쪽을 택해라. 그런쪽으로 가면 사회파 분위기 띄는것도 잇고 나름 괜찮음.
공병군상 // 비주얼 노벨 장르중에서 나름 문학성이 있는 작품들로는,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의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인간의 삶을 찬미하는 내용의 멋진 나날들이나, 대지진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폭로한 Swan song, 폐쇄된 세계 속에서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그린 크로스 채널, 정신적 상처를 입은 인간이 자신의 상처와 안녕을 고하고자 발버둥치는 과정을 초현실주의적인 기법으로 그린 안녕을 가르쳐줘 등이 떠오른다. 일본어 할줄알면 한번쯤 해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