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톨 위고는 흔히 프랑스 최대의 시인이라고들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저는 평생 빅톨 위고의 시를 읽어 본 바가 없습니다.
시집은 고사하고, 일부 싯귀라도 유명한 것을 들어보았거나 알지를 못합니다.
오로지 빅톨 위고를 접한 것은 소설이었죠 - 그 중 <노트르담의 꼽추>와 <레 미제라블>은 어린 시절부터 친숙했습니다.
이 두 작품은 수 없이 많은 영화, 만화, 뮤지컬이 나왔고,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책도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청소년이 되고 또 어른이 되면서, 빅톨 위고의 작품들을 제대로 읽어보고자 했고 실제로 많이 찾아 읽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톨 위고의 시는 아직 접하지 못하고 있고, 평생 이렇게 살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령이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설이나 극작을 겸하여 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는 빅톨 위고 말고도 있습니다.
독일의 시성으로 불리는 괴테도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빌헬름 마이스터> 연작, <친화력>과 같은 소설을 썼고,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라는 푸쉬킨도 <대위의 딸>이나 <스페이드의 여왕>과 같은 소설과 희곡을 꽤 썼습니다.
그런데 괴테와 푸쉬킨은 소설이나 희곡도 읽게 되지만, 시 역시 이래저래 접할 기회가 많고 어찌어찌 들어보게 됩니다.
괴테의 시는 음악으로 만들어 진 것이 많고, 또 "그래 어떻든 간에 인생은 좋은 것이다"처럼 이런저런 싯귀가 돌아다니는데...
푸쉬킨 역시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와 같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싯귀가 있는데...
빅톨 위고는 도무지 어떤 시인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 일부러 찾아 읽지 않는 사람의 불찰일 수도 있겠지만, 하여간 친숙하지 않죠.
하지만 빅톨 위고는 이미 우리들에게 익히 알려진 소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빅톨 위고의 소설에서는 묘사 하나하나에 시적 감수성이 매우 풍부하게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아서,
탈옥하여 경찰에게 쫓기는 사내가 총총히 길을 떠나는 장면마저 무척 서정적이고 아름답습니다.
긴박감 넘치는 장면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사실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한 묘사를 할 줄 알고,
갈등하는 인물의 심리 묘사를 해야 할 때는 그 격동된 마음을 하나하나 집어낼 줄 압니다.
그리고 감정이 넘치고 아름다워야 할 장면에서는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시적 감수성이 빛나고 있죠.
오히려 빅톨 위고의 약점이라면... 소설 속에서 쓸데 없는 사설이 너무 길게 늘어놓는 경우가 많아서,
시적 정경묘사와 같이 다른 작가들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장점이 긴 사설에 묻혀서 잘 안보이곤 한다는 겁니다.
<노트르담의 꼽추> =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톨 위고가 29살 때 쓴 작품입니다 - 불과 6개월만에 일필휘지로 썼다고 하죠.
<노트르담의 꼽추>에서는 '종교'를 중심에 놓고서, 절대적인 미와 절대적인 추함을 여러가지 각도에서 대비시켜갑니다.
아름다운 여성과 추한 꼽추를 대비시키고, 권위를 가진 종교계의 인사들과 비천한 신분의 사람들을 대비시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겉으로 깨끗해보이지만 속으로 썩어 있는 신사, 숙녀, 신부들의 추한 영혼과
겉으로는 비천한 신분이고 추해보이지만 영혼이 맑고 아름다운 사람의 순수함을 대비시키죠.
가장 놀라운 것은, 작가가 의도한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살아 있으면서도, 읽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빅톨 위고의 모든 소설들은 '엔터테이먼트'로서의 역할도 다른 어떤 작가의 책보다 잘 해내고 있는데,
순수하게 줄거리 전개가 주는 박력을 서사다운 서사로 풀어내고 있어서,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합니다.
시적 감수성과 묘사력을 갖추고 있는 작가가, 산문으로 서사도 제대로 할 줄 아니... 더할 나위가 없죠.
왕년에 앤소니 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본 후 <노트르담의 꼽추>를 완역본으로 읽어보려고 했는데,
제가 한창 책을 찾아다닐 때는 희한하게도 시중에서 <노트르담의 꼽추> 완역본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아동용 편역본은 무수히 많았지만서도...
뒤늦게나마 <노트르담의 꼽추>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개봉한 후였죠.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 상업적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하지만,
어떻든 극장에서 개봉한 덕분에 <노트르담의 꼽추> 완역본이 재출간되어 읽을 수 있었죠.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출판사에서 경쟁적으로 이 작품 완역본을 출간하더군요.
<노르트담의 꼽추>가 젊은 청년 작가의 자신감 넘치는 에너지가 약동하는 작품이었다면,
<레 미제라블>은 이미 인생 살이의 굴곡과 아픔을 경험한 장년을 넘긴 작가의 모습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어서 수 많은 출판사에서 수 많은 번역본이 나왔고, 수 많은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최초로 <레 미제라블>을 읽었던 것은 '계몽사'에서 출간된 아동용 축약본이었습니다 - 처음에는 엉엉 울면서 봤죠.
이후 청소년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세계문학 완역본을 이리저리 읽어나가면서, <레 미제라블>도 완역으로 읽고자 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시절, 뭘 잘 몰라서 부모님 따라 교보문고에 갔을 때 단행본 한 권으로 나온 책을 사달라고 졸라서 읽었는데,
아동용 축약본에 없었던 내용이 꽤 담겨 있어서 좋았지만 반대로 아동용 책에 있는 내용이 빠진 부분도 있어서 좀 이상했습니다.
장발장이 코제트를 시집보낸 다음 꾸준히 찾아가려고 하면서도 자주 가지 못하고 차츰 병들어가는 대목을 묘사한 것이었는데,
옷을 잘 차려입고 환희에 쌓여 길을 나섰다가, 중간 이상 가다가 발을 멈추고 혼자 괴로워하다가 집으로 다시 되돌아 오고,
이렇게 나갔다가 집으로 되돌아오는 일을 매번 반복하면서 되돌아 오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결국 나오지 않게 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었죠.
책을 사온 당일 다 읽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 다음날 다시 교보문고로 달려가 반품해 달라고 졸랐죠.
서점 직원이 문제가 뭐냐고 해서 어린 마음에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 분명이 아동용 축약본에 있었던 대목이 이 책에 없다고 말이죠.
그 직원이 크게 웃더니 환불해 주더군요 - 파본도 아니고 본래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기에 문제는 없었지만, 흔쾌히 바꾸어 준 것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이후 '청목'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두 권짜리 <레 미제라블>을 사서 읽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재미있더군요. 1천 페이지 분량이라서 완역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과거 아동용 축약본에서 읽었던 장발장이 병들어가는 바로 그 대목이 빠져 있는 겁니다. 역시나 무언가 부족한 책이었던 것이죠.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청목' 세계문학전집의 특징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이 출판사는 본래 너무 긴 작품은 적당히 잘라내는 방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두 권이 될 수 없는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 강>이 단 두 권으로 나온 것도 그러했고, 많은 작품들이 적당히 편역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죠.
제가 사 읽은 <레 미제라블>도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완역본을 너무나도 읽고 싶었던 저는 상처를 받았고, 헌책방에 팔아넘겼습니다.
그리고... 왕년에 '종로서적'이 있었던 시절, 하서 출판사에서 나온 세 권짜리 완역본을 떨이로 세일하여 파는 것을 발견하고 사들였습니다.
정말로 재미있었는데... 이 책은 분명 완역본인 것이 확실한 것이, 작가가 중간에 난데없이 들어와서 온갖 썰을 푸는 대목이 너무 많더군요.
"파리의 미립자의 연구", "파리의 하수도의 역사" 뭐 이런 내용은 정말 읽기도 어렵고 줄거리 전개에 큰 도움도 되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나중에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19세기 작가들은 이렇게 소설 속에 직접 난입하여 자기 의견을 풀어놓거나 에세이를 쓰기도 하고,
자료 수집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하고, 억지스러워 보이는 철학적 장광설을 늘어놓기도 하는 등 본래 그런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빅톨 위고가 <레 미제라블>에서 풀어 놓은 썰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장광설에 비하면 훨씬 더 합리적이고 잘 읽히는 것이었죠.
그리고 '청목'판에 없었던 장발장이 병들어 가는 과정도 '하서'판에는 생생하게 살아 있었습니다. 드디어 완역본을 읽은 것이죠.
'하서'판은 완역인 것은 분명했지만, 역자가 수상했습니다 - 같은 역자가 번역한 프랑스 문학 서적을 한 번도 읽어 본 바가 없었거든요.
이럴 경우 저는 본능적으로 일본어 중역을 의심합니다.
지나치게 상세하고 충실한 주석 역시 일본에서 나온 번역본의 특징이기 때문에,
'하서'판에 실린 세밀한 번역과 상세한 주석은 일본어 중역이라는 의심을 더 가중시켰습니다.
세월이 5년 이상 흐르고, 또 <레 미제라블>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으로 가서 이번에는 '범우사'에서 나온 5권짜리 방곤 교수의 완역본을 찾아 읽었습니다.
방곤 교수의 번역본은 과거 사르트르의 <구토>를 비교적 읽기 쉽고 명쾌하게 번역한 것에 감탄한 적이 있어서,
사르트르를 제대로 독자에게 가독성 있게 번역할 정도라면 빅톨 위고의 책은 더 확실할 것으로 기대했죠.
역시나 아주 재미있었고, 범우사 번역본 역시 분명 완역본이더군요. 하지만 주석은 '하서'판보다 못했습니다.
그 대신 범우사 세계문학 시리즈의 특징이지만 작품 해설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좋았습니다.
그토록 오랫 동안 소원하던 <레 미제라블>의 완역본을 몇 년에 걸쳐 두 번 읽고서,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레 미제라블>은 지나치게 길어서, 그리고 작가가 중간에 난입해서 늘어 놓는 썰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청목'에서 나온 적당히 잘라낸 판본이 이 작품을 읽고 즐기기에는 오히려 더 적합했다는 것을 말이죠.
세월이 흘러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이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고,
여기에 자극 받아 TV에서 각종 과거 <레 미제라블> 영화판을 해 주는 것을 보고,
생각난 김에 과거 사 읽었던 <레 미제라블> 완역본을 다시 읽고자 잡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워털루 전투까지 읽고 나니 더 못읽겠더군요 - 이미 완역본만 3독 째여서 의욕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줄거리 전개를 하다 말고 중간에 끼어드는 모습을 보니 독서에 방해가 되어 힘이 빠졌습니다.
<레 미제라블>은 너무 많이 알려져서 작품 내용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필요성을 별로 못느낍니다.
몇 번을 읽어도 훌륭한 책이고, 박력 넘치는 줄거리 전개와 아름다운 묘사가 어루어진 작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 비평가들에게는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레 미제라블>이 처음 분책 형태로 출간되었을 때도 독자들은 "인류 최고의 작품"이라면서 흥분하여 감격했다고 하는데,
비평가들은 딱히 훌륭하다는 말은 내 놓지 않고 "그냥 좋은 책이다"라는 정도의 톤으로만 한 두 마디 하는 정도였죠.
지금에와서도 문학을 한다는 사람들은 <레 미제라블>에 마냥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 그 이유는 약점이 너무 많다는 것이죠.
절제된 묘사가 전혀 없고, 감정 과잉에다가... 실제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완벽한 경찰', '완벽한 성인'이 등장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중간에 작가가 마구 들어와서 자기 의견을 늘어놓는 것은 비평가들이 보기에는 예술작품을 망치는 미친짓이었죠.
톨스토이가 <전쟁과 평화>를 처음 발표했을 때도 러시아 문단을 비롯해서 러시아의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톨스토이가 낳은 거대한 코끼리"라고 <전쟁과 평화>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식으로 비아냥 거리는 모습이 꽤 흔했습니다.
<전쟁과 평화>는 <레 미제라블>보다도 심하게 작가가 작품에 난입해서 뻘 소리를 늘어놓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만도 하죠.
아직까지도 <레 미제라블>에 대한 비평가나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평가는 일반 독자와 차이가 있고, "떫떠름하다"는 식입니다.
빅톨 위고는 문학적 명성을 기반으로 40살 무렵부터 정치를 시작해서 의원이 되었고,
10년 정도 정치인으로 활동하다가 나폴레옹 3세가 정권을 잡으면서 50살에 해외로 도피하여 망명을 떠납니다.
그리고 50살부터 망명지에서 작품 집필을 재개하고, 그 10년 동안 <레 미제라블>와 <바다의 노동자>, <웃는 남자>를 썼죠.
딱 60 살이 되었을 때 <레 미제라블>을 발표하였는데, <노트르담의 꼽추>가 나오고 30 여년이 흐른 후였습니다.
이후 <바다의 노동자>와 <웃는 남자>가 차례로 발표되었고, 모두 망명지에서 쓴 책들이었죠.
<바다의 노동자>와 <웃는 남자>는 <레 미제라블>의 파워와 무게감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작품입니다.
특히 '자연'을 무대로 했다는 <바다의 노동자>는 읽는 재미는 있지만 작가가 갈피를 못잡는 느낌도 크죠.
<바다의 노동자>의 메인 플롯은 삼각 관계에 의한 연애담인데, 말미에 거대 문어와 싸워 이기는 대목이 꽤 인상적이긴 합니다.
그런데 어마어마한 괴물 문어를 해치운 주인공이 연애 경쟁에서 패했다는 이유로 상심하여 그냥 바다에 빠져 죽음을 택하죠.
- 이 부분에 대해 허망한 느낌이 너무 커서, 책을 잘 읽고 나서 "도대체 결말이 이게 뭐냐"라고 어이없어 하게 됩니다.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바다의 노동자>는 <노트르담의 꼽추>나 <레 미제라블>에 비해 한참 아래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웃는 남자>는 작품 무대가 프랑스가 아니라 영국입니다. 영국의 명예 혁명에서 권리 장전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의 시대를 무대로 하죠.
귀족 신분인데도 그것을 모르고 서커스단의 어릿광대로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을 내세워 역시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데,
<웃는 남자>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정경 묘사와 영국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역사 소설로서의 모습이 잘 어루러져 있습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 미제라블>이 보여준 충격에 비하면 한참 모자른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예전부터 <웃는 남자>가 배트맨 시리즈의 악당 조커의 원형이 되었다고 해서 꽤 읽고 싶었는데,
한동안 번역본을 전혀 찾을 수 없다가 느닷없이 거의 동시에 여러 곳의 출판사에서 완역본이 한꺼번에 나오더군요.
<바다의 노동자>를 읽었을 때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웃는 남자>는 그래도 책을 읽고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이건 번역 퀄리티 문제가 아니라 그냥 작품 자체가 본래 가지고 있는 레벨 문제 때문일 겁니다.
<93년>은 빅톨 위고의 마지막 소설입니다.
프랑스 혁명이 공포정치로 바뀐 해가 바로 1793년이었죠.
빅톨 위고가 중장년 시절부터 필생의 작품으로 쓰고 싶어한 것이
실은 "프랑스 대혁명"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대하 역사소설이었습니다.
빅톨 위고는 70살을 넘은 나이에도 창작활동을 계속 했고, 심지어 나이 80 을 넘겨서도 시집을 출간했지만,
나이 70 살을 넘기고서는 당초 생각처럼 프랑스 대혁명을 <레 미제라블>처럼 거대한 작품으로 쓰기에는 기력이 모자랐죠.
<93년>은 여러가지로 작가가 의욕은 앞섰지만, 중간에 책을 쓰다가 힘이 달려서 마무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책입니다.
빅톨 위고가 10년 만 더 일찍 착수하여 써내려갔다면 어떠했을까, <바다의 노동자> 대신 <93년>에 매달렸다면 더 좋았을 텐데...
.... <93년>을 읽다 보면 대략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작가의 능력을 고려하면, 건강하고 기력만 있었다면 대작이 나왔을 테니까요.
개인적으로 <93년>은 별로 유명하지도 않고 그렇게 중요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빅톨 위고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잘 살아있어서 읽는 재미는 여전합니다.
한국 독자들에게도 꽤 반응이 좋았는지 나중에 <브르타뉴의 아이들>로 재출간되었죠.
앙드레 모로아의 <빅톨 위고> 전기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기에는 약점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빅톨 위고의 인생을 통시적으로 한 번 죽 읽어내리기에는 적합하죠.
하지만 빅톨 위고라는 인간에 대해 치밀하게 파고드는 책은 절대로 아니고,
그런가 하면 빅톨 위고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략 "빅톨 위고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마치 시공 디스커버리 북스처럼) 다이제스트하게 소개만 합니다.
앙드레 모로아가 본래 문학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의 전기 쓰는 것이 특기였는데다가 자기 자신이 소설가이기도 했으며,
게다가 <영국사>, <미국사>, <프랑스사>를 썼을 정도로 역사에도 해박했던 사람인데,
도대체 <빅톨 위고> 전기는 왜 이렇게 가볍게 슥 읽어내려가도록 썼을까...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이 상당히 의문이기도 합니다.
루시드폴. 이 장발장 소재로 쓴가사가 생각납니다. 곡제목이 뭐였더라. 그앨범서 제일좋았던 노래인데. - DCW
그리고 피아노 난곡으로 꼭 거론되는, 마제파도 이 사람 시를 소재로 한것이라더군요. 시는못봤음. - DCW
불문학에서는 이사람의 그 상세한 세태묘사, 당대 언어에 대한 집착, 이런것을 상당히높이평가하더라고요. 심지어 프랑스사람들도 사전펼쳐놓고읽는다고.한국에서라면 염상섭 정도가 유일하게비견되지 않을지. - DCW
저는 레미제라블 그 사설도 재미있더라고요. 수도원, 바리게이트, 워털루 전투 이야기 다 흥미롭게 읽었지요. 그런데 사실을 어느 정도 아는 당대의 사람들은 지겹게 느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정말 잘 읽었다
잘 읽었슴돠. 乃
유저라이프에 등록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인데 비추는 왜 이렇게 많냐?
예전에 군대 있을 때 레미제라블 초역판을 읽고 훌쩍거리며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장발장이 개고생만 하다 죽는 게 너무 불쌍해서요ㅠㅠ 에포닌하고 가브로쉬도 불쌍하고...
잘읽엇슴다!
와 장문이네. 간만에 장문쓰는 유저 본다. 이런글 디씨 ㅄ들에겐 아깝다고 또는 귀찮아서 보통 안 올리는데. 이 정도 쓰려면 몇 시간은 투자했을텐데... 거의 대학 레포트 수준이네 ㅋㅋㅋ 도겔 고정닉들 분발해야할듯
나목//고등어라는 앨범에 있는 레미제라블 part 1,2 남자보컬 여자보컬로 나와있고 서로 약간 가사가 다름.. 노래좋지
오랜만에 읽는 수작 개념글이다!
와............. 직스라드님의 감상은 언제나 그 방대한 독서력이 든든하게 받치고 있어서 그런지, 글이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셀 수 없이 반복해서 읽어내려간 이력만이 ‘레 미제라블’의 약점을 제대로 짚어낼 수 있었을 것이고, 위고의 인생역정을 풀어내는 부분에서는 역시라는 말밖에 안나왔다. 출력 해서 ‘레 미제라블’ 뒷면에 부록으로 붙여두고싶은 글이다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