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에 올렸던 글 한번 가져와 본다.

+ 또 한명의 헐리우드전용 작가의 탄생-댄 브라운과 그의 멍청한 소설들


2004년에 전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 오른 작가가 있다. [다빈치코드]의 댄 브라운. 현재에도 대형서점 상위권에 버젓하게 올라가 있고 그의 전작 [천사와 악마]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진입하고 있다.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워낙에 작품성과 관련이 없기 마련이지만 댄 브라운의 경우는 그 정도가 가히 심하다고 할 만하다.


미국의 대중작가들이 헐리우드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쓰는 것은 이미 관례화되었다. 마이클 크리튼이나 존 그리샴, 톰 클랜시의 작품을 읽다보면 철저하게 시나리오를 위하여 만든 작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소설을 다 읽고나면 아귀가 맞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한편 본 기분이 들 지경이니까. 댄 브라운의 경우도 선배들의 이런 경향을 충실하게 따른다. 차이가 있다면 ‘아귀도 맞지 않는’ 허접 블록버스터를 위한 각본이라는 점.


마이클 크리튼이나 존 그리샴이 비록 대중작가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타고난 글쟁이다. 영화를 위해 시각적인 글쓰기를 한다고는 하지만 플롯구성 능력과 캐릭터 창조의 능력, 치밀한 사료조사는 프로글쟁이의 그것이다. 그러나 댄 브라운은 정말로 블록버스터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다. 소설을 위해 캐릭터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블록버스터의 캐릭터를 소설에 끼워 맞춘 느낌이다. 주인공 랭던과 여주인공과의 억지 로맨스를 읽고 있노라면 007시리즈가 따로 없다.


게다가 사료조사는 다른 사람의 책을 훔쳐오는 것으로 대신한다. [다빈치 코드]의 기본적인 설정과 배경지식은 마이클 베이젠트와 리처드 리가 공저로 출간한 [성혈과 성배](1982), 그리고 제라르 드 세드의 [저주 받은 보물](1969), 리처드 앤드류스의 [신의 무덤](2000)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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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코드 >


플롯은 억지스럽기 그지없고 장면 장면은 오로지 규모를 맞추기 위한 노력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가장 못 봐줄 부분은 억지스러운 반전이다. [식스센스]이후, 헐리우드가 앓고 있는 반전강박증을 의식했는지 말도 안되는 반전으로 의외의 인물을 범인으로 몰아간다. 허접 블록버스터가 갖추어야 할 모든 조건을 다 갖춘 팔방미인의 탄생이다.


이렇게 히트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이 역시 상상력이 고갈되었을 때 헐리우드가 사용하는 고전적인 방식을 제대로 활용해서 성공한 것이 아닐까? 소재주의적인 접근. 기독교의 근본을 흔드는 ‘확인되지 않은 가설’을 마치 사실인양 주장한다면, 게다가 추리소설 형식으로 접근한다면 대중의 관심을 끌지 않을까? 학술서의 형식을 취한 위 세 저서가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위 학술서를 기반으로 소설을 쓴다면 기독교인 뿐 아니라 비기독교인에게도 어필 할 수 있을 것 아니겠는가. 생각해 보라. 예수라는 인물과 막달라 마리아의 스캔들이다. 역사상 초유의, 최강의 스캔들 아닌가? [천사와 악마]도 마찬가지다. 세간에 유행하는 프리메이슨, 혹은 일루미나티 음모론과 로마카톨릭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소재로 삼는다면 흥미를 끌만하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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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

어쨌거나 댄 브라운은 성공했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그리고 자신의 바램대로 [다빈치코드]라는 블록버스터의 제작도 시작된 모양이다. 그러나 영화가 소설만큼 히트할까? 예수스캔들도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마당에 그 허접한 플롯으로 관객에게 어필하는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모르겠다. 혹시 찰리 카우프만(어뎁테이션, 존 말코비치되기의 시나리오 작가)이 시나리오를 쓴다면 가능할지도. 그 괴짜가 그럴 리야 절대로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