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내 아들 낳으면 절대 고전부터 읽히지는 말아야겠다.

무슨 글을 쓰려고 하는데.. 글을 쓰고 나서 내가 다시한번 차분히 읽어보면 머릿속에 남아있는 그 대가들의 문장하고 내 문장이 너무 비교가 되서

고칠만큼 고쳐보다가 결국 이 글은 구제불능이라고 생각되서 공책 한장 찢어버리고 최대한 심혈을 기울여서 다시 써보고.

이런식으로 수백번을 해도 내가 결국 그 대가들에게는 접근조차 못한다는걸 알면서도 너무 신경이 쓰이고 열등감이 느껴져서 진도를 나갈수가 없다. 아오.

아 그리고 밑에 단편 평가해달라는 글 보니까 나도 생각해둔거 한번 얘기좀 해보고 싶네.

그냥 머릿속에서 두리뭉술 떠다니고만 있는건데. 대충 이런 내용을 쓰고싶어.

처음에는 어떤 남자가 침대 밑을 들춰보는 장면을 묘사하는거야.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침대 밑에 뭐가 있는게 보이지. 그리고 그 뭐가 뭔지는 말 안해주고 한호흡 끊은 다음에 그 남자의 어린시절을 얘기 하는데. 대충 이런 얘기지

그 남자가 어렸을때부터 침대 밑에는 괴물이 살았어. 그르렁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고 신음소리가 들리고. 가족들에게 말해도 아무도 안믿어주고. 친구들을 꼬시고 꼬셔서 침대까지 데려와도 자기가 혼자 있을때가 아니면 괴물은 쥐죽은듯이 조용한거야. 그렇다고 침대보를 들춰볼 용기도 없고.

그렇게 소년이 나이를 먹고 학교를 다니면서 남들처럼 사춘기를 겪는거야. 사랑도 하고. 반항도 하고. 담배도 펴보고. 술도 마셔보고. 부모님한테 거짓말도 하고. 친구도 때리고.. 그런데 침대에 누워 같은 반 여자얘를 생각하면서 음란한 생각이라도 하면 왠지 괴물이 더 크게 몸부림 치는듯한 기분이 들고 친구들이랑 술이라도 한잔 마시고 몰래 창문으로 들어와서 누워있을려고 치면 꼭 괴물의 꼬리같은게 침대 겉으로 슬쩍 보이는거지. 나중에는 심지어 점점 외로워지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가는 소년은 자기의 심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 괴물을 거의 친구처럼 여기기까지 하는거야. 침대에 누워서 괴물에게 자기 잘못을 고해성사하는 날도 오게되고. 그렇게 털어놓는 날에는 괴물은 더 깊고 진득한 신음소리를 흘리고.

그리고 남자가 대충 어떻게 하게 되서 범죄를 저질러. 살인이나 강간이나 절도.. (이부분은 생각을 더 해야할듯. 홧김에 부모님을 죽이는걸로 가닥을 잡고싶기는 한데.) 그리고 자기가 저지른 죄에 자기가 놀라서 두려움에 떨면서 침대로 가서 누워. 이미 그 남자에게 침대는 마음의 안식처. 남자가 침대에 눕는 순간 괴물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그런 강도로 몸부림을 치고 몇개의 발이 침대 밖으로 들락날락 거려. 엄청난 신음소리가 귀를 찌르고. 남자는 두려움에 떨면서 침대에서 내려와. 그리고 침대보를 들춰보는 제일 처음 장면. 그리고 침대보를 들춰보면. 침대밑에 있는건 전신 거울인거지. 남자는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고 침대 밑에서 창백하게 질렸지만 죄를 짓고도 너무나 태연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는거야. 그리고 남자는 한참을 바라보고 있더니 태연하게 뒷수습을 다 하고 집을 불태운다던가.. 자살한다던가.. 이런식으로 마무리를 짓고싶은데.

이것도 왜 당장 글로 못옮기겠냐면.. 남자가 죄를 짓는 부분이 죄와 벌하고 유사한 부분이 분명히 있는것같은데.. 그것도 좀 맘에 걸리고.. 하여튼 내용 자체는 어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