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때 형이랑 사이가 존나 안좋았음
100%진심은 아니였지만 형이 사고나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을 정도임

8살인가 9살때 아버지 사업 실패로 집에 빚이 꽤 생겼고
빚을 갚기 위해 전업주부였던 엄마까지 일을 시작하면서
부모님 둘다 아침 일찍 나가서 밤이 돼서야 집에 들어오셨음

그러다 보니 집에 형이랑 둘이서만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는데
형이 나보다 4살이나 많아서 라면같은거 끓여주고 먹을거 대충 챙겨주고
아침에도 깨워주고 그랬는데

문제는 내가 형이 깨울때 좀만 찡찡 거리거나
신라면 말고 육개장 사발면 먹고 싶다고 반찬투정을 하거나 하면

인정사정없이 뺨싸대기 맞고 발로 차이고
형한테 진짜 엄청나게 맞았음
근데 나도 성깔이 있어서 맞으면서도 계속 대들고 그래서
허구헌날 존나 쳐맞고 살았음

우리형이 좀 멸치였는데 그래도 4살이나 차이가 나다 보니
중1때 까진 도저히 이길수가 없어서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음
그래서 어렸을땐 형이 진짜 너무 싫었음


근데 내가 초등학교때도 큰편이였지만
중학교때 본격적으로 키가 쑥쑥 자라기 시작하면서
중2때 키가 거의 180가까이 됐었고
덩치까지 꽤 큰편이였음

반면 우리형은 체급에 비해서 힘은 좀 쎈거 같은데
173에 마른편이라 중2때 부턴 내가 형이랑 싸우면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음

하지만 그래도 동생인 내가 뜬금없이 먼저 시비걸 수는 없으니
그동안 겁나게 쳐맞고 당한거 복수좀 할 수 있게
제발 형이 나한테 시비좀 걸어 주기를 바랬는데
그때부터 거짓말 처럼 나한테 절대로 시비를 안걸더라...

그리고 내가 중3이 되면서 형은 고등하교를 졸업하고
바로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음
공부도 별로 못했고 집안 사정이 어려우니 대학 포기하고
바로 공장일을 하기로 택했던거 같음

형이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뒤로는
부모님한테 한달에 100만원 이상 보냈던 걸로 알고 있는데
나보고 자기가 돈때문에 서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면서
먹고싶은거 있음 사먹고 사고 싶은거 있음 사라고
부모님 몰래 통장까지 개설해 주면서 나한테도
매달 20만원씩 용돈을 보내 줬음

그땐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자기는 돈을 거의 안쓰고
버는돈의 대부분을 나랑 부모님 한테 보냈던거 같음

그리고 군대가기 직전에는 집에 돈을 그렇게 보내면 서도
모은돈이 좀 있었는지 나한테 그동안 모은 돈이라면서
군대가면 이제 한동안 용돈 못보내 줄테니
아껴쓰라면서 100만원 가까이 주고 갔음

그때쯤 되니까 싫었던 마음은 완전히 사라지고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더라
사실 20만원씩 보내줬을때 부터 싫었던 마음은 이미 다 사라지긴 했었음 ㅋㅋ

이젠 나도 30살 가까이 됐고 형이 지방에서 일하느라 자주 보진 못하지만
아직까지도 용돈같은거 가끔씩 챙겨주고 어쩌다 만나면
회나 고기같이 항상 맛있고 좋은것만 사줌

내가 항상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니까 제발 나도 밥좀 사게 해달라고 소리쳐도
가오잡고 때릴려고 하면서 끝까지 계산 못하게 해서 어쩔수 없이 아직도 항상 얻어먹기만 함

물론 지금 싸우면 내가 아주 쉽게 이기겠지만
어렸을땐 쳐맞으면서도 끝까지 대들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형한테 그동안 받은게 너무 많아서 감히 대들 수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