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운동을 할 날이 거의 없었다
월,수,금 3일만 시간이 되는 나에게
크리스마스.. 회식.. 신정
그래서 12월 9일에 시작한 나는 새해 1월 3일이 되어서야 9번째 운동을 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관장님이 스파링 제안을 한 번 더 하셨다
'아.. 아직 체력 한참 안되는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스파링 할 사람이 마땅치 않아요"
'저도 마땅치 않은 사람인 것 같은데요...'
라고 생각하며
알았다고 함ㅋ
관장님과 코치님 둘 중 한명 고르라고 하시길래
코치님은 저번에 한 번 해봤으니 관장님과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관장님은 좀 맘놓고 때려도 될 것 같은 생각도 내심 있었다
코치님보다 경험도 많고 덩치도 크니까
하지만 저 링 위에 올라가는 순간 난 또 베이비가 되겠지
공이 울리고
스파링 시작
체육관에 있는 아이들이 구경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하니
헤드기어 때문인지 긴장감 때문인지 앞에 있는 사람 빼고
어차피 주변은 안보임ㅋㅋ
여기 댓글에서 누군가
형님 스파링에서는 콩콩이 하면 안됩니다
그냥 대치중 거리싸움때는 워킹스텝하시구요 빠르게 공격들어갈때 혹은 빠르게 빠질때나 콩콩이 쓰는겁니다별로 하는것도 없는데 혼자 콩콩이 뛰면 체력만 털립니다
라는 댓글을 달아주셨기 때문에
처음부터 콩콩이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왠지 아 그래도 이렇게 하면 조금은 체력적으로 할만 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
관장님은 처음엔 가드만 올리고 계셨고 가드위로 툭툭 치다가 바디를 때렸다
때리면서 내가 초보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맞으면 아프지 않을까 생각을 했고
이내 단단한 가드를 느끼고 마음 놓고 때리기로 했다
순간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관장님 믿고 하기로
그러다 실수로 휘두른 훅이 빗나가 관장님의 머리 살짝 뒷쪽을 때리게 됐는데 너무 미안해서
나도 모르게 가드를 내리고 인사를 했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계속 하세요!
그렇게 연타를 날려보다 몇대 맞고 1라운드 종료
역시 힘들다..
2라운드를 하면서 느낀 거지만 내 가드와 관장님의 가드는 다르다
나는 뭔가 더 비어있는 느낌이 들었다
자세의 문제인 것 같다
"가드 올리세요!"
후 들어오는 리버샷
아프다
그르르르르르...
나도 모르게 개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났다
정확히는 그르르와 으르르 사이 어딘가의 소리였지만
그리고 정말 개가 된 건지 미친개마냥 개돌 시전
"가드 제대로!"
들어오는 바디와 잽
다른 데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오른쪽 배를 맞을 때마다
너무 좋아서 고냥이 마냥 그르렁 거리게 되고
나도 모르게 팔이 내려간다
백스탭 후 전진
손이 나오는 게 보이고 얼굴이 열리는 게 보인다
지금이니!
드디어 제대로 잽을 성공했다! 됐다!
조금 당황한 듯한 표정의 관장님 얼굴이 보인다 (실제로 그랬다는 것이라기보단 내가 본 표정이 그렇게 느껴졌단 얘기지만)
그렇게 한번만 성공 시키잔 마음으로 몇번 맞추고 많이 두드려 맞다가
위빙 더킹을 열심히 해보았으나 내 체력만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땡!
2라운드 끝
와...
콩콩이 덜 했는데도 숨 차 죽을 것 같아
역시 체력이 부족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지
라는 마음을 먹고 있는데 관장님이 헤드기어를 벗는다
-한 라운드 더 하셔야 해요!
-네!
대답했지만
체력은 이미 털렸다
그리고 3라운드엔 관장님의 자세가 바뀌어있었다
저게 그거구나 그... 크랩가드?!
힘 없이 날아가는 내 주먹은 관장님 어깨를 넘지 못하고
그냥 계속 숨이 차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게 겨우겨우 시간만 보내면서 30초 남았다는 버저를 들으며 마지막까지 휘둘러 보았지만
역시 힘이 들어가지 않아
너무.. 힘들다...
그래 먹고싶은 온갖 안주들과 매일 소주 두병씩 먹는데
체력이 될리가 없잖아
복싱을 시작할 때의 마음
-열심히 하자
평일 술 마시지 말자-
은 어디로 가고
반만 지키고 있는 스스로가 한심하다
체력은 조금씩 늘어가고 있지만
몸무게는 전혀 줄지 않고 있고 몸이 아직도 많이 무겁다
어쨌든 지금부터라도 지키자 라는 마음을 먹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반갑게 맞이하는 아내의 얼굴을 봤다
그리고 아내의 첫 마디
"튀김 먹고 싶어~"
결국
떡튀순에 소주 두병 먹고 잠 ㅎㅎㅎ
에라이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몸무게를 재보니
1.5Kg 줄어있었다
허허
정말 제대로 해보자! 라는 마음을 오늘도 다시 먹어봅니다
뭐, 오늘 안되면 내일 다시 ^_^
조씨 열심히해
조씨는 아니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조씨 응원한다 - dc App
한창 재미있을때네ㅋㅋㅋ - dc App
형님 콩콩이 스텝 자제하라고 제가 조언 해드린건데 ㅎㅎ 잘 하셨네요 형님은 체력이 부실하다고 하셨는데 링 체력이란게 따로 있습니다 스파링에서의 긴장감 + 익숙치않은 링 안에서의 환경 때문에 체력이 훅 털리는거죠
관장님이 한 라운드 더 하자 했을때 그때 링체력이 붙는겁니다 손에 힘도 안들어갈때 딱 그때 한 라운드 더 ㅋㅋㅋㅋ 아마도 경력이 더 붙으시면 지금처럼 힘들진 않으실겁니다
늦게 댓글을 봤네요 그때도 지금도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3라운드 뒤에 퍼지고 한라운드 더?! 까지는 온 것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