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익-

차가운 물이 한빈의 얼굴에 흩뿌려지자,한빈이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축축하고 습한 기운이 한빈의 몸을 감쌌다. 
사방이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오로지 저멀리서 타는 모닥불만이 조명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타닥-타닥-장작이 하나둘씩 연소되어 작게 연기를 일고있었다.
바닥에는 이미 불씨가 꺼져 재가 되버린 장작들과 자갈들이 뒤엉키어 있었다. 
벽에는 나무 자재들이 아무렇게나 벽에 기대거나 바닥에 엎어져있었다. 
퀴퀴한 냄새와 여기저기 쳐져있는 거미줄.이 음산한 분위기는 한빈에게 기시감을 주었다.


"깼네?"


그리고 한빈과 약 2m정도 떨어진 거리에 정현이 서있었다.
정현의 한쪽손엔 버켓을 ,한쪽손은 한빈을 향해 흔들어보였다.

"미친 새끼가….!"


반사적으로 욕이 튀어나오며 정현에게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


몸이 제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리저리 몸을 비틀었지만 팔과 다리는 쇠사슬로 단단히 묶여있었다. 
한빈이 필사적으로 몸을 낑낑대며 풀어보려고 했으나
한빈을 포박한 쇠사슬은 상당히 무거워 절그력거렸다.



"그렇게 애써봤자"


정현이 점점 한빈에게 다가왔다.


"어차피 못 풀어,넌."


정현은 들고있던 버켓을 옆으로 던져버렸다.버켓에 담겨있던 물이 흘러나와 바닥에 있는 자갈에 스며들었다.


"개새끼야,좋은말할때 풀어!!"


한빈은 자신을 향해 빈정거리는 정현을 살기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결박당한 몸을 빼내려 계속 바둥거렸다.
어느새 한빈의 코앞까지 다다른 정현은 한빈을 잠시 바라봤다.

"못 알아들어? 안 풀린다니까."


발악하는 한빈으로 인해 흔들려 넘어갈뻔한 의자를 잡아 다시 원위치시킨 정현은 그런 한빈을 비웃었다.

"묻는말에 대답하면 풀어줄게."

정현이 한빈의 턱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그 새끼랑 왜 도망갔어?"


얼굴을 싹 굳힌 정현이 이번엔 웃음기마저 거두고 한빈의 눈을 똑바로 주시하며 물었다.


"….."
정현의 물음에 
방금전까지 날뛰던 한빈의 반항이 멈췄다.
'그새끼'라는 세글자가 정현의 입에서 나오자 한빈은 눈에띄게 달라진 반응을 보였다.


"……"

한빈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눈동자를 아래로 굴렸다.
그러다 이성을 다시잡고 자신의 턱을 으스러지게 잡고있는 정현을 흘기는 눈으로 쳐다봤다.



짝-
한빈의 고개가 왼쪽으로 꺾였다.뺨이 부어오르는듯하며 얼얼했다.감싸쥐고 싶었지만 묶인 손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한빈이 다시 얼굴을 들었다
짝-이번엔 반대편으로 머리가 돌아갔다.방금전 맞았을때보다 훨씬 아팠다. 입안에서 비릿한 피내음이 났다.



"말하라니까?"


정현이 한빈의 머릿채를 잡아 자신의 얼굴과 마주하게 했다.한빈은 
정현의 손이 분노로 인해 벌벌 떠는게 느껴졌다. 애써 평점심을 유지하려 숨겨봤자 한빈은 알 수 있었다.
정현의 눈은 정말 사람하나 거뜬히 죽일 수 있을만큼 살기가 어려보셨다. 
그런 한빈은 정현을 보고 코웃음쳤다.


퉤-
한빈이 정현의 얼굴을 향해 침을 뱉었다.
방향이 엇나가 한빈의 타액이 정현의 셔츠깃에 달라붙었다.


"그냥 죽여 미친새끼야."


이번엔 한빈의 입꼬리 한쪽이 올라가더니 정현의 모습을 보고 즐거운듯 웃어보였다. 

"하…"

정현이 땀에 달라붙은 자신의 앞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셔츠깃에 묻은 한빈의 타액을 한번 쓸어 털어냈다.
관자놀이에 손을 갖다대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던 정현은 다시 이죽거리며 한빈에게 다가왔다.




"이년이 끝까지 빡돌게 만드네."





다소 침착함을 되찾은 정현이 한빈의 왼쪽팔 소매를 걷어올렸다.


"너 이거 기억나지?"

정현은 바지 뒤 포켓에서 1cc실린지를 꺼내 한빈에 눈앞에 가져갔다. 

"…….."

"잊어버렸으면 엄청 서운할 것 같은데."

정현은 실린지 뚜껑을 열어 피스톤을 살짝 밀어넣었다. 
빠지지 못해 남은 공기와 약물이 허공에 조금 튀어올랐다.


"…하지마..하지마…"

주사기를 보자 겁을 먹은 한빈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왜? 우리 그 때 재밌었잖아."


정현이 잘생긴 얼굴을 씨익 웃어보였다.


한빈의 몸이 심하게 떨려 쇠사슬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심장이 점점 요동치다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
한빈의 내부에서 잠재돼있던 악몽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싫어..싫어…!!제발…!!"

양쪽눈에서 눈물이 흐르며 왼쪽팔에 안간힘을 주고 도망가려고 애를 썼다.
한빈이 가빠른 호흡을 보이며 경련했으나 정현의 표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제발….!!!이거놔!!! 싫어!!"

한빈이 절규하며 날뛰었다 한빈의 몸부림때문에 바닥과 구두사이에선 이상한 마찰음이 들렸다.

광분한 한빈의 팔을 간신히 잡아 고정시켰다.
팔이 접히는 부분을 찾았다. 정현은 톡튀어나온 정주정맥을 찾아 바늘을 찔러넣었다.그리고는 천천히 피스톤을 밀어넣었다


"……"

격분하여 날뛰던 한빈의 몸부림이 점차 잦아들었다.
두려움 때문에 커진 두눈도 점차 풀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감겨버렸다.
한빈의 몸이 늘어졌다.



"잘자,박한빈."


한빈이 깨어날 생각에 즐거운 정현이었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