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9일 방문한 장 퓨 방문기입니다. 장 퓨 방문 전 둘러봤던 곳들도 다루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관련해서는 작성중인 모바일 웹에서 위치 조절이 잘 안 되서 글 순서에 맞게 미리 올리는 식으로 작성하려 합니다. 읽는 데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장 퓨의 역사는 대대로 헤네시의 마스터 블렌더를 맡고 있는 Fillioux가문의 친척인 Honore Fillioux가 1880년 그의 아내가 소유하고 있던 Angeac-champagne 지역의 작은 땅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시작됬습니다. 1894년 그는 Juillac-Le-Coq의 La pouyade 부동산(cognacforum 방문 후기에 따르면 La pouyade라는 부동산 명명권을 두고 La Fontaine de la Pouyade와 분쟁이 있었다고 합니다)을 구매해서 자리를 옮겼는데, 이 곳이 현재 장 퓨가 위치하고 있는 곳입니다.
Honore의 아들 Jean과 손자 Michel는 장 퓨 라벨에 적혀있는 'Haut juché, juche le plus haut'(높이 올라가서 멀리 보아라)라는 가문의 격언에 걸맞게 하우스의 규모를 양적, 질적으로 확대해 세상 사람들에게 그들의 가업을 알렸으며, 4대째인 Pascal에 이르러서는 여러분들도 자주 들어보셨을 La Pouyade, Reserve Familiale, No.1과 같은 블렌딩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5대째인 Christophe가 장 퓨를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페이스 컴패니와 계약을 맺고 한국에도 수입되고 있어 익숙한 브랜드일 텐데, 그래서 그런지 리뷰에 대한 기대가 꽤 있으신 것 같아서 조금 긴장되긴 합니다만 열심히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장 퓨는 원래 코냑 투어를 계획할 때는 일정에 없었고 생각했던 대로라면 프라팡을 방문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라팡 측에서 시간 변경을 제안하셔서 일정이 비게 됬고, 장 퓨 측에 문의를 드렸을 때 Arthur Campain(이하 아서) 씨가 감사하게도 방문을 수락해 주셔서 방문할 수 있게 됬습니다.
서론이 좀 길었고 본격적인 방문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피에르 드 세곤작 방문 이후 파블로 씨 덕분에 차를 얻어타고 세곤작까지 도착할 수 있었는데, 걸어가면 꽤 걸리지만 차를 타면 5분도 안 걸리는 거리라 시간이 좀 남아 있었습니다.
일단 동네 빵집에서 간식거리를 좀 사먹고 근처 교회 구경을 했습니다. 나따(에그타르트)와 초코 에클레어를 사서 먹었는데, 프랑스 가시면 괜찮은 동네 빵집에서 에클레어는 한 번 드셔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한국에서 파는 에클레어와는 아예 다른 과자인 게 빵 식감은 살짝 바삭하고 안에 무스가 가득 차 있어서 맛있습니다. 교회는 날씨도 맑고 건물도 옛날 느낌 나서 아름다웠는데 아쉽게도 안에는 못 들어가 봤네요.
그 후 Maison de la Grande Champagne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그랑상파뉴의 코냑, 피노 드 사랑트, 사랑트 지방 와인 (등급으로 따지면 AOC보다는 한 단 계 낮은 뱅 드 뻬이(그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로만 만들어야 하며, AOC보다는 덜 엄격하지만 규정이 있음) 등급입니다.) 생산자 약 20곳이 모여서 자신들의 제품을 홍보하는 곳입니다. 생산자들이 돌아가면서 운영하고, 원하는 제품을 시음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먼저 생산이 중단됬다는 소문이 있어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던 라뇨 사브랑 35 시음을 부탁드렸는데 안타깝게도 마지막 한 방울 남은 게 다라 향만 맡아 봤는데 상당히 프루티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피노 드 사랑트는 오늘 나오신 분이 domaine Landreau에서 나오신 분이라 이 곳에서 만드는 피노를 시음해 봤습니다. 그로페랑에서 마셔봤던 뮤테 드 사랑트(규정 일부를 못 지켜서 피노 이름은 못 쓰는데 만드는 방법은 같다 들었습니다) 고숙성은 진간장처럼 향과 맛이 응축된 느낌이었는데, 이곳 피노는 5~10년 숙성된 상대적으로 어린 피노라 달달한 전통청주와 뉘앙스가 비슷하면서도 곡물주/과실주에서 오는 차이가 있어 재밌었습니다. 시음하다 살짝 쿰쿰한 뉘앙스도 올라오는데 개인적으로 전통주 누룩 뉘앙스를 좋아하는 데다 칠링 적당히 하면 잡힐 거 같단 인상이 있어서 맛있었습니다.
별도로 사랑트 지방에서는 주로 메를로를 가지고 레드 와인을 만드는데, 나중에 지인과 마셔봤을 때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실 캐릭터가 풍부하면서도 그랑상파뉴의 특징인 민트 캐릭터도 올라오는 걸 보면서 이게 떼루아의 힘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점심은 세곤작 중앙에 있는 고기 전문 식당 Gueuleton Segonzac에서 스위트브레드를 먹었는데, 식감이 상당히 특이한데 은근 맛있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식후 주문했던 코냑은 딱 전형적인 그랑상파뉴 코냑이란 느낌을 받았는데 굳이 다시 마셔볼 생각까진 없었던 것 같네요.
이후 우버 예약 걸어둔 걸 타고 장 퓨까지 가려 했는데... 이 지역에서 우버가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걸 이때까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계속 우버를 잡으려고 해봤지만 전혀 안 오는 상황에서 전화 된다고 해서 샀던 해외유심은 전화도 안 터지는 비상사태에서 프랑스 현지인한테 물어보니까 Taxi aeria라는 마을의 작은 1인 택시 회사로 가보라고 조언을 받았습니다.
가보니까 다행히도 택시 차량은 있었는데 초인종이 안보여서 당황했습니다. 여기가 아닌가? 해서 다른 데로 가보기도 했는데 알고보니까 집에 달린 종을 치는 식으로 기사님을 불러야 했던 거였습니다. 나중에 세곤작 여행하다 와야 할 버스가 안 온다던가 자전거가 고장났다거나 하는 비상사태가 생기면 여기를 방문해 보세요.
어찌저찌 장 퓨에 도착했는데, 옛날 느낌 나는 건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신이 팔려서 구경하고 있으니 아서 씨가 나와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포도밭에 가기 전 우물 하나를 봤는데, 이 우물은 La Pouyade 부지를 구매하기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아주 오래된 유적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추정하기로는 14세기부터 이곳에 있었을 거라 하셨는데, 우물이 처음 지어졌을 때 이곳은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장 퓨의 포도밭은 완만한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날 하늘은 맑고 햇살은 따사로워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포도 키우기 딱 좋은 곳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변에는 포도밭에 물을 대기 위해 기둥 같은 구조물이 존재했습니다.
포도밭이 위치한 Juillac-Le-Coq은 코냑 지방의 골든 트라이앵글(Verriere, Angeac-champagne, Juillac-le-Coq이 형성하는 삼각형으로 둘러싸인 땅, 사진 참조)의 한 축으로 높은 일조량, 풍부한 백악질(백악기 시대에 형성된 토양으로, 코냑 제조에 좋은 포도를 생산하기 좋음), 적절한 바람 등 코냑용 포도 재배에 매우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어 그랑상파뉴의 노른자땅이라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골든 트라이앵글 지방에서 생산한 코냑의 숙성 잠재력은 매우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곳도 위니 블랑을 주로 재배하며(폴 블랑셰나 콜롱바드 같은 품종은 Jean-Luc Pasquet나 Raymond Ragnaud 같은 소수의 하우스를 제외하고는 수확이 어렵고 필록세라에 취약하다는 약점 때문에 선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험 목적으로 폴리뇽(폴 블랑셰와 위니 블랑의 교배종)을 일부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포도는 수확철이라 잘 영글어 있었고, 방문일 기준 다음주~다다음주에 수확을 진행할 것이라 들었습니다. 포도 수확 기준 2023년은 코냑에서도 역대급으로 좋은 빈티지라 수확량이 많았었고, 2024년은 2023년만큼 좋은 빈티지는 아니어도 평균보다 더 높은 수준의 수확량이 기대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확 전 주에 날씨가 안 좋아져서 수확량이 어떻게 됬는지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포도를 맛볼 수 있었는데 이전에 맛봤던 것처럼 산도가 높고 살짝 단 포도였습니다. 이처럼 코냑용 포도는 산도가 높은데, 이는 포도의 산도가 코냑의 풍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산도가 높은 포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와인과는 다르게 Vin de Chaudièr(코냑 증류 전 와인)은 보관 시 알콜 도수가 낮음에도 아황산염과 같은 첨가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규정상으로도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부 포도의 경우 포도잎 가장자리가 말라 있었는데, 이는 포도가 병든 것이며 추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 설명해 주셨습니다. 한편 그 아래를 보면 포도잎 위에 무언가가 튀어나와 있는 걸 보실 수 있는데 이것도 병든 흔적인지 물었을 때이건 괜찮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한편, 균이나 벌레에 대응하기 위해 농약 등을 사용하는지 질문을 던졌는데, 장 퓨에서는 자연을 존중하는 환경친화적 농법을 사용한다며 농약은 쓰지 않고 포도밭에 설치한 페로몬과 같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벌레를 쫓는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셀러로 이동해서 숙성 중인 오크통들을 보았습니다. 셀러 공기는 약간 습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셀러 주변 벽들을 보면 검게 물들어 있는데, 이는 Torula cognasiencis라는 작은 균이 습기와 증기를 먹고 자라면서 생긴 흔적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거미줄도 보이는 등 작은 생물들이 여럿 살고 있는데, 이런 작은 생물들이 셀러 특유의 공기에 기여해 코냑의 아로마에도 관여한다고 합니다.
장 퓨의 경우 Foudre는 아직까지 나무로 된 Foudre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크통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직이 느슨해 바닐라, 탄닌 등 나무의 캐릭터를 더 입힐 수 있는 리무쟁 오크로 만든 배럴과 상대적으로 조직이 치밀해 오크 뉘앙스를 덜 주고 향신료 등의 복잡한 캐릭터를 부여하는 트롱셰 오크로 만든 배럴을 약 9대 1의 비율로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Leroi, Taransaud 등 대락 9개의 오크통 제작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배럴 안에 든 원액의 정보는 주기적으로 체크해서 수정할 수 있도록 분필로 작성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크통 아래에 적힌 M, ML 등의 기호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여쭤봤을 때 앞에 있는 M의 경우 오크통을 굽는 온도를 의미하며(L < M < M+ < F 순으로 온도가 높음), 뒤에 붙는 S,L 같은 기호는 오크통을 굽는 시간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오크통을 굽는 온도와 시간에 따라 코냑에 스며드는 오크통 성분의 맛이 달라진다고 하며, 장 퓨에서는 자신들의 방향에 맞게 다양한 조건으로 요청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장 퓨 하우스를 보면서 특이하다고 느낀 점은 고숙성 원액을 보관하는 데미종의 비율이 하우스 규모 대비 꽤 적었는데, 고숙성에서 강점이 있는 그랑상파뉴의 노른자땅을 가지고도 그런 건 조금 예상 밖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 퓨 자체적으로 초고숙성에서 나오는 건포도, 우디 등의 진득한 캐릭터를 선호하지 않는 거 아닌가 싶긴 한데 나중에 여쭤볼 기회가 있으면 여쭤보고 싶습니다.
시음 직전, 장 퓨는 설탕과 색소를 첨가하고 부아제는 넣지 않는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Lees(야생 효모 찌꺼기)와 같이 증류를 한다 들었는데 Lees와 같이 증류할 때 훨씬 복합적인 풍미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랑 상파뉴 지방에서는 대부분 Lees와 같이 증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 내용은 Fanny Fougerat 리뷰 때 다루고자 합니다.
시음은 프랑스 국기 색의 3병(Subtil So(4년 이상), So Elegantissme(15~20년? 이상), Moulin Rouge(30년 이상)), Reserve Familiale(55년 이상) 및 No.1(60년 이상) 총 5잔 진행했습니다. 공통적으로 청포도 느낌의 프루티, 적절한 강도의 향신료 스파이시, 흑설탕 느낌의 달달한 캐릭터가 느껴졌으며, 알콜 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숙성인 Subtil So의
경우 청포도 캐릭터가 강하게 다가왔고, So Elegantissme이나 Moulin Rouge도 비슷한 숙성 연수의 다른 코냑 대비 청포도의 프루티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고숙성 라인에서 Reserve Familiale는 시가 향이 나는 등 조금 더 복합성에 중점을 둔다는 느낌이었고 No.1은 더 달달하고 발향력에 중점을 둔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일 수도 있지만, 정석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기본에 충실한 코냑이라 생각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관련해서는 작성중인 모바일 웹에서 위치 조절이 잘 안 되서 글 순서에 맞게 미리 올리는 식으로 작성하려 합니다. 읽는 데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장 퓨의 역사는 대대로 헤네시의 마스터 블렌더를 맡고 있는 Fillioux가문의 친척인 Honore Fillioux가 1880년 그의 아내가 소유하고 있던 Angeac-champagne 지역의 작은 땅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시작됬습니다. 1894년 그는 Juillac-Le-Coq의 La pouyade 부동산(cognacforum 방문 후기에 따르면 La pouyade라는 부동산 명명권을 두고 La Fontaine de la Pouyade와 분쟁이 있었다고 합니다)을 구매해서 자리를 옮겼는데, 이 곳이 현재 장 퓨가 위치하고 있는 곳입니다.
Honore의 아들 Jean과 손자 Michel는 장 퓨 라벨에 적혀있는 'Haut juché, juche le plus haut'(높이 올라가서 멀리 보아라)라는 가문의 격언에 걸맞게 하우스의 규모를 양적, 질적으로 확대해 세상 사람들에게 그들의 가업을 알렸으며, 4대째인 Pascal에 이르러서는 여러분들도 자주 들어보셨을 La Pouyade, Reserve Familiale, No.1과 같은 블렌딩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5대째인 Christophe가 장 퓨를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페이스 컴패니와 계약을 맺고 한국에도 수입되고 있어 익숙한 브랜드일 텐데, 그래서 그런지 리뷰에 대한 기대가 꽤 있으신 것 같아서 조금 긴장되긴 합니다만 열심히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장 퓨는 원래 코냑 투어를 계획할 때는 일정에 없었고 생각했던 대로라면 프라팡을 방문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라팡 측에서 시간 변경을 제안하셔서 일정이 비게 됬고, 장 퓨 측에 문의를 드렸을 때 Arthur Campain(이하 아서) 씨가 감사하게도 방문을 수락해 주셔서 방문할 수 있게 됬습니다.
서론이 좀 길었고 본격적인 방문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피에르 드 세곤작 방문 이후 파블로 씨 덕분에 차를 얻어타고 세곤작까지 도착할 수 있었는데, 걸어가면 꽤 걸리지만 차를 타면 5분도 안 걸리는 거리라 시간이 좀 남아 있었습니다.
일단 동네 빵집에서 간식거리를 좀 사먹고 근처 교회 구경을 했습니다. 나따(에그타르트)와 초코 에클레어를 사서 먹었는데, 프랑스 가시면 괜찮은 동네 빵집에서 에클레어는 한 번 드셔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한국에서 파는 에클레어와는 아예 다른 과자인 게 빵 식감은 살짝 바삭하고 안에 무스가 가득 차 있어서 맛있습니다. 교회는 날씨도 맑고 건물도 옛날 느낌 나서 아름다웠는데 아쉽게도 안에는 못 들어가 봤네요.
그 후 Maison de la Grande Champagne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그랑상파뉴의 코냑, 피노 드 사랑트, 사랑트 지방 와인 (등급으로 따지면 AOC보다는 한 단 계 낮은 뱅 드 뻬이(그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로만 만들어야 하며, AOC보다는 덜 엄격하지만 규정이 있음) 등급입니다.) 생산자 약 20곳이 모여서 자신들의 제품을 홍보하는 곳입니다. 생산자들이 돌아가면서 운영하고, 원하는 제품을 시음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먼저 생산이 중단됬다는 소문이 있어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던 라뇨 사브랑 35 시음을 부탁드렸는데 안타깝게도 마지막 한 방울 남은 게 다라 향만 맡아 봤는데 상당히 프루티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피노 드 사랑트는 오늘 나오신 분이 domaine Landreau에서 나오신 분이라 이 곳에서 만드는 피노를 시음해 봤습니다. 그로페랑에서 마셔봤던 뮤테 드 사랑트(규정 일부를 못 지켜서 피노 이름은 못 쓰는데 만드는 방법은 같다 들었습니다) 고숙성은 진간장처럼 향과 맛이 응축된 느낌이었는데, 이곳 피노는 5~10년 숙성된 상대적으로 어린 피노라 달달한 전통청주와 뉘앙스가 비슷하면서도 곡물주/과실주에서 오는 차이가 있어 재밌었습니다. 시음하다 살짝 쿰쿰한 뉘앙스도 올라오는데 개인적으로 전통주 누룩 뉘앙스를 좋아하는 데다 칠링 적당히 하면 잡힐 거 같단 인상이 있어서 맛있었습니다.
별도로 사랑트 지방에서는 주로 메를로를 가지고 레드 와인을 만드는데, 나중에 지인과 마셔봤을 때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실 캐릭터가 풍부하면서도 그랑상파뉴의 특징인 민트 캐릭터도 올라오는 걸 보면서 이게 떼루아의 힘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점심은 세곤작 중앙에 있는 고기 전문 식당 Gueuleton Segonzac에서 스위트브레드를 먹었는데, 식감이 상당히 특이한데 은근 맛있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식후 주문했던 코냑은 딱 전형적인 그랑상파뉴 코냑이란 느낌을 받았는데 굳이 다시 마셔볼 생각까진 없었던 것 같네요.
이후 우버 예약 걸어둔 걸 타고 장 퓨까지 가려 했는데... 이 지역에서 우버가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걸 이때까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계속 우버를 잡으려고 해봤지만 전혀 안 오는 상황에서 전화 된다고 해서 샀던 해외유심은 전화도 안 터지는 비상사태에서 프랑스 현지인한테 물어보니까 Taxi aeria라는 마을의 작은 1인 택시 회사로 가보라고 조언을 받았습니다.
가보니까 다행히도 택시 차량은 있었는데 초인종이 안보여서 당황했습니다. 여기가 아닌가? 해서 다른 데로 가보기도 했는데 알고보니까 집에 달린 종을 치는 식으로 기사님을 불러야 했던 거였습니다. 나중에 세곤작 여행하다 와야 할 버스가 안 온다던가 자전거가 고장났다거나 하는 비상사태가 생기면 여기를 방문해 보세요.
어찌저찌 장 퓨에 도착했는데, 옛날 느낌 나는 건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신이 팔려서 구경하고 있으니 아서 씨가 나와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포도밭에 가기 전 우물 하나를 봤는데, 이 우물은 La Pouyade 부지를 구매하기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아주 오래된 유적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추정하기로는 14세기부터 이곳에 있었을 거라 하셨는데, 우물이 처음 지어졌을 때 이곳은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장 퓨의 포도밭은 완만한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날 하늘은 맑고 햇살은 따사로워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포도 키우기 딱 좋은 곳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변에는 포도밭에 물을 대기 위해 기둥 같은 구조물이 존재했습니다.
포도밭이 위치한 Juillac-Le-Coq은 코냑 지방의 골든 트라이앵글(Verriere, Angeac-champagne, Juillac-le-Coq이 형성하는 삼각형으로 둘러싸인 땅, 사진 참조)의 한 축으로 높은 일조량, 풍부한 백악질(백악기 시대에 형성된 토양으로, 코냑 제조에 좋은 포도를 생산하기 좋음), 적절한 바람 등 코냑용 포도 재배에 매우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어 그랑상파뉴의 노른자땅이라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골든 트라이앵글 지방에서 생산한 코냑의 숙성 잠재력은 매우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곳도 위니 블랑을 주로 재배하며(폴 블랑셰나 콜롱바드 같은 품종은 Jean-Luc Pasquet나 Raymond Ragnaud 같은 소수의 하우스를 제외하고는 수확이 어렵고 필록세라에 취약하다는 약점 때문에 선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험 목적으로 폴리뇽(폴 블랑셰와 위니 블랑의 교배종)을 일부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포도는 수확철이라 잘 영글어 있었고, 방문일 기준 다음주~다다음주에 수확을 진행할 것이라 들었습니다. 포도 수확 기준 2023년은 코냑에서도 역대급으로 좋은 빈티지라 수확량이 많았었고, 2024년은 2023년만큼 좋은 빈티지는 아니어도 평균보다 더 높은 수준의 수확량이 기대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확 전 주에 날씨가 안 좋아져서 수확량이 어떻게 됬는지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포도를 맛볼 수 있었는데 이전에 맛봤던 것처럼 산도가 높고 살짝 단 포도였습니다. 이처럼 코냑용 포도는 산도가 높은데, 이는 포도의 산도가 코냑의 풍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산도가 높은 포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와인과는 다르게 Vin de Chaudièr(코냑 증류 전 와인)은 보관 시 알콜 도수가 낮음에도 아황산염과 같은 첨가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규정상으로도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부 포도의 경우 포도잎 가장자리가 말라 있었는데, 이는 포도가 병든 것이며 추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 설명해 주셨습니다. 한편 그 아래를 보면 포도잎 위에 무언가가 튀어나와 있는 걸 보실 수 있는데 이것도 병든 흔적인지 물었을 때이건 괜찮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한편, 균이나 벌레에 대응하기 위해 농약 등을 사용하는지 질문을 던졌는데, 장 퓨에서는 자연을 존중하는 환경친화적 농법을 사용한다며 농약은 쓰지 않고 포도밭에 설치한 페로몬과 같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벌레를 쫓는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셀러로 이동해서 숙성 중인 오크통들을 보았습니다. 셀러 공기는 약간 습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셀러 주변 벽들을 보면 검게 물들어 있는데, 이는 Torula cognasiencis라는 작은 균이 습기와 증기를 먹고 자라면서 생긴 흔적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거미줄도 보이는 등 작은 생물들이 여럿 살고 있는데, 이런 작은 생물들이 셀러 특유의 공기에 기여해 코냑의 아로마에도 관여한다고 합니다.
장 퓨의 경우 Foudre는 아직까지 나무로 된 Foudre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크통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직이 느슨해 바닐라, 탄닌 등 나무의 캐릭터를 더 입힐 수 있는 리무쟁 오크로 만든 배럴과 상대적으로 조직이 치밀해 오크 뉘앙스를 덜 주고 향신료 등의 복잡한 캐릭터를 부여하는 트롱셰 오크로 만든 배럴을 약 9대 1의 비율로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Leroi, Taransaud 등 대락 9개의 오크통 제작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배럴 안에 든 원액의 정보는 주기적으로 체크해서 수정할 수 있도록 분필로 작성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크통 아래에 적힌 M, ML 등의 기호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여쭤봤을 때 앞에 있는 M의 경우 오크통을 굽는 온도를 의미하며(L < M < M+ < F 순으로 온도가 높음), 뒤에 붙는 S,L 같은 기호는 오크통을 굽는 시간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오크통을 굽는 온도와 시간에 따라 코냑에 스며드는 오크통 성분의 맛이 달라진다고 하며, 장 퓨에서는 자신들의 방향에 맞게 다양한 조건으로 요청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장 퓨 하우스를 보면서 특이하다고 느낀 점은 고숙성 원액을 보관하는 데미종의 비율이 하우스 규모 대비 꽤 적었는데, 고숙성에서 강점이 있는 그랑상파뉴의 노른자땅을 가지고도 그런 건 조금 예상 밖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 퓨 자체적으로 초고숙성에서 나오는 건포도, 우디 등의 진득한 캐릭터를 선호하지 않는 거 아닌가 싶긴 한데 나중에 여쭤볼 기회가 있으면 여쭤보고 싶습니다.
시음 직전, 장 퓨는 설탕과 색소를 첨가하고 부아제는 넣지 않는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Lees(야생 효모 찌꺼기)와 같이 증류를 한다 들었는데 Lees와 같이 증류할 때 훨씬 복합적인 풍미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랑 상파뉴 지방에서는 대부분 Lees와 같이 증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 내용은 Fanny Fougerat 리뷰 때 다루고자 합니다.
시음은 프랑스 국기 색의 3병(Subtil So(4년 이상), So Elegantissme(15~20년? 이상), Moulin Rouge(30년 이상)), Reserve Familiale(55년 이상) 및 No.1(60년 이상) 총 5잔 진행했습니다. 공통적으로 청포도 느낌의 프루티, 적절한 강도의 향신료 스파이시, 흑설탕 느낌의 달달한 캐릭터가 느껴졌으며, 알콜 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숙성인 Subtil So의
경우 청포도 캐릭터가 강하게 다가왔고, So Elegantissme이나 Moulin Rouge도 비슷한 숙성 연수의 다른 코냑 대비 청포도의 프루티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고숙성 라인에서 Reserve Familiale는 시가 향이 나는 등 조금 더 복합성에 중점을 둔다는 느낌이었고 No.1은 더 달달하고 발향력에 중점을 둔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일 수도 있지만, 정석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기본에 충실한 코냑이라 생각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골든 트라이앵글에 메이커가 몇개나 있는거지
리저브 패밀리알레가 사고 싶다... N1은 왜 500미리냐고
https://m.dcinside.com/board/brandy/8459
이외에도
문 닫은 곳이라던지 네고시앙에만 공급하는 곳이 있음. 그로페랑에서 나오는 골든트라이앵글 중 베리에르꺼 마시면 정말 기합참. - dc App
리뷰추
지엔 필리욱스 풍경이 이쁘다 - dc App
개추입니다
개추! - dc App
요새 다들 피노데샤랑트를 미나봅니다
거의 내수였는데 슬슬 판매용으로 나오는 듯. - dc App
추천. 덕분에 눈호강 합니다
에끌레어 진짜 미쳤음. 엄청난 양의 크림이라 잊혀지지 않더라. 세곤작에서 간거면 같은 곳 간듯 ㅋㅋ 물탱크가 상당한 용량이라 놀랍네요. 프라팡도 그랬지만 빈티지의 차이는 역시 생산량의 차이가 맞는 듯하고... 글 읽을 때마다 장퓨를 폭우로 못 간게 아쉽고 꼬냑 여행 다녀온 기분이 들어서 좋네요. - dc App
캬하.. 저도 가고 싶군요 - dc App
쳐쥑이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