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냑지방에 가기 전에 파리에서 친구를 만나 며칠을 보내었다.

소매치기, 치안 부문에서 파리는 최하점이지만 음식은 너무 맛있었다.

동네에 즐비한 미슐랭 식당부터 쓰리스타까지 온갖 식당이 있었고, 본토 원스타를 한번 먹어보고 싶었으나 가격과 타협해 그냥 미슐랭 식당을 가기로 하였다.  



굉장히 고급스러운 프링글스 맛이 나는 아뮤즈부쉬







쥬키니가 들어간 라비올리 파스타



볼락과 가지


범부였던 스테이크 







식사하면서 술 이놈 가성비가 안나오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술보다 밥인가 역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꼬냑지방의 관문인 앙굴렘으로 떠났다.

파리에서 앙굴렘까지는 약 430km정도인데, 프랑스 고속철인 TGV를 타면 두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심지어 중간에 정차역이 하나 뿐이어서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TGV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요리이자 단종될 일이 없다고 유명한 크로크무슈를 먹어보았다. 

음... 역시 열차 음식은 열차음식일 뿐이다. 먹어본 것에 만족한다.  



앙굴렘에서는 프랑스식 민박(?)을 이용하였는데 이유는 여기가 최저가였기 때문이다.

외부는 귀곡산장같지만

내부는 나름 괜찮았다. 

짧게 잠을 청하고 다음날 아침 바로 프랑소와 페이로로 가기 위해 jarnac으로 이동했다.



지역철도라 무궁화호정도를 기대했는데, 훨씬쾌적한 열차가 와서 솔직히 조금 놀랬다. 

앙굴렘에서 jarnac까지는 약 30분정도가 걸렸다.  



Jarnac은 인구 4,400명정도의 작은 동네로 역도 정말 간이역 그 자체다. 

역에서 프랑소와 페이로 까지는 1.7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캐리어가 있더라도 갈만한 거리였다.

 





열심히 걷다보니 어떤 할아버지께서 시골에 온 동양인이 신기하셨는지 어디로 가냐고 말을 거셨다.
나는 꼬냑을 먹으로 간다고 답변했는데, 할어버지께서는 꼬냑지방으로 이해하셨는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가르쳐 주셨다.
열심히 지도로 프랑소와 페이로로 간다고 말씀드리니 웃으면서 맞게 간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신기해서 말 한 번 걸어보고 싶으셨던 것 같기도하고? 






열심히 걷다보니 프랑소와 페이로에 도착하였는데, 아뿔사 아무도 없었다.

혹시 나의 방문을 까먹으셨나 걱정이 앞섰지만, 뭐 방법이 없기에 조금 기다리자는 마음으로 잠시 구경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안쪽에서 무려 3명의 사람들이 나를 맞이해주셨다. 

메인으로 증류소를 소개해주신 분은 페이로씨의 따님이었다. 





먼저 포도밭의 소개를 들었다. 
프랑소와 페이로는 꼬냑의 그랑상파뉴 지방에 약 28헥타르의 밭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포도밭은 친환경을 모토로 일절 화학비료 및 살충제를 치지 않는다고 하며 프랑스 정부의 유기농 인증까지 받았다고 한다. 

 



친절하게 이번에 구입하신 포도 수확기 영상까지 보여주셨다. 원래는 포도를 수확하는데 약 한 달 반이 걸렸으나 기계를 도입하고 나서는 2주로 그 시간이 단축되었다고 하셨다.

또한 포도의 수확 후 와인을 만들기 위한 포도즙을 만들 때, 압착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압착 말고 기계를 돌려 껍질을 제거하는 방식(? 언어의 한계로 잘 못알아들음)은 자연스레 포도 껍질에 상처를 내고, 이 상처가 와인에 불필요한 쓴맛을 더한다고 하셔서 최대한 이를피하고자 압착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증류는 2중 증류로 과거에는 석탄을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가스로 증류한다고 한다. 역시 재질은 위스키와 같은 구리이다.

한 번의 증류로 32%의 오드비를 그리고 두 번째의 증류로 70~72% 오드비를 생산한다고한다.

증류는 전부 수작업(자동화 공정없이 사람이 지키면서 계속해 확인)으로 진행하며 약 3개월동안 증류만 한다고 한다. 





70도짜리 오드비를 맛보았는데, 도수가 높음에도 잘 먹으니 굉장히 좋아하셨다.

오드비가 전혀 70도 답지 않고 깔끔하게 넘어가는게 인상 깊었다. 


무슨 돌이 있어 물어보니 증류기 내부 파이프에서 나온 석회라고 하셨다.

유럽이 석회수인건 알았지만 실물로 보니 신기하다는 감정만이 들었다.

참고로 저 석회는 8~10년정도 석출된 석회 조각이다.  



다음은 셀러 구경인데 꼬냑을 블렌딩하는데 사용하는 Foudre를 처음 본 순간이었다.
다른것보다 등급별로 Foudre에 바로 섞어서 숙성시키는 모습과 옆에 유리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색상을 체크하는 것이 신선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페이로의 오크는 전부 트롱쉐 오크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오드비를 생산하고 첫 6개월만 새 오크통에 담고 그 다음은 헌 오크통에서 숙성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너무 과한 탄닌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함이라 한다.

탄닌이 적은 트롱쉐, 그리고 압착, 또 상기한 노력등 페이로는 항상 쓴맛 혹은 탄닌의 최소화를 목표로 함이 느껴졌다.

똑같이 그랑상파뉴인데 타닌을 팍팍 넣은 다니엘 부쥬랑은 확실히 경향성이 달라 보인다.    


꼬냑 셀러는 3개가 있으며 3개 모두 들어가 보았는데, 데미종은 보이지 않았다.
없냐고 물어보려다가 깜빡하고 못물어보았다.. 

참고로 셀러의 크기는 흔히 생각하는 위스키 셀러보다 훨씬 훨씬 작다. 

페이로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였는데 아마 1962? 년 인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나무보다도 나무의 수명까지 기록으로 남긴 것이 더 신기하였다.

보통 상업재배 포도는 수명 10년이 최고 전성기이고 이후 맛이 없어져 20년이면 나무를 재식재 하는데 와인생산용은 40년이 넘어도 현역이라는게 신기했다.  










시음은 XO, 에리타쥬 lot 61, 배,리치,커피, 감초 리큐르를 시음했다.

XO는 진하고 강한 맛을 냈고, 에리타쥬는 훨씬 섬세했다. 
이사를 올때 꼬냑을 챙겨오지 않아 5개월만에 먹는 꼬냑인데, 너무 맛있고 그리워 굉장히 싱글벙글 웃으면서 맛을 보았다. 

페이로에서 리큐르까지 생산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리큐르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다. 과일 쓴 리큐르가 전체적으로 훌륭하다.

특히 배 리큐르는 한 병 생산하기 위해 배가 14kg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 노력에 걸맞게 자연스러운 단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이거는 한국에도 정식수입되니, 나중에 꼭 기회가 된다면 맛보기를 추천한다.






가격도 굉장히 저렴했는데 에리타쥬 lot 61의 가격이 103유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솔직히 꼬냑지방 살았으면 다른 주종 안 먹었을 듯하다. 저 현지ㅠ가격에 품질마저 따라가는 술을 찾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2시간 이상의 투어, 무료시음까지 너무나도 죄송해 술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이미 슬롯이 가득차 구매하지 못하기에, 아래 사진의 꼬냑 초콜릿(약 20유로)를 구매하고자 하였다. 

근데 구매 의사를 표시하자 마자 프랑소와 페이로씨께서 선물이니 가져가 먹으라고 하셨다.

죄송한 나머지 한 번 더 돈을 내고 구매하고 싶다고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선물해주고 싶은거니 받아달라고 하셔서 졸지에 선물까지 받았다.

심지어는 캐리어가 무거울테니 역까지 차량으로 배웅까지 해주셨다.

투어의 측면으로 봤을때는 이 투어를 따라가는 투어가 있을까?  

수입업자도 아니고, 손님도 아닌 나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줌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꼈다. 

오늘부 나는 페이로 광팬하기로 마음먹었다.

프랑스의 정..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