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소와 페이로씨께서 jarnac 역까지 배웅해주셨기에, 편안하게 올 수 있었다.
Jarnac역여서 잠시 기다린 후 saintes 역까지 약 30분 정도 기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그래도 프랑스가 영국보다는 물가가 훨씬 저렴하다. 분명 스코틀랜드에서는 12분에 6파운드였는데 여기는 30분 정도 이동에 단돈 5유로라 체감상 가격이 절반도 되지 않는 듯 하다.
심지어는 가격도 좋지만, 취소 및 환불도 전날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여행계획을 짬에 있어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생트역시 인구 2만 명정도의 작은 동네이나, 생트에는 꼬냑의 독립병입자라 할 수 있는 그로페랑이 있다.
생트역에서 내려 샤헝뜨강을 따라 약 2km를 걷다보면 그로페랑의 셀러겸 리쿼샵을 겸하는 빌딩에 도착할 수 있다.
분명 표지판에는 우측에 비지터센터가 있다고 나와있는데 사실 오른쪽에 있는 리쿼샵에서 시작한다.
그것도 모르고 건물 앞에서 앉아 기다리다가 어찌저찌 들어가게 되었다.
역시나도 1대 1 투어
투어의 종류는 150유로 'tasting on barrels'을 선택했다.
그 다음 저렴한 코스가 45유로짜리 코스인데, 이 코스역시 가성비가 좋기로 알려져 있어 고민을 했다.
하지만 비싼건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투어이름도 제대로 보지 않고 신청했는데, 정말 투어이름과 가격에 걸맞는 훌륭한 투어였다.
그로페랑의 캐스크 수는 데미종을 제외하고 약 300개정도 있다고 하며, 해당 셀러에는 약 100개의 캐스크가 있다고 한다.
여태까지 가본 셀러중에 가장 밝고 깨끗한 셀러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꼬냑의 캐스크와 데미종의 마개를 보면 빨간 밀랍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빨간 밀랍은 꼬냑사무국이 꼬냑의 빈티지 즉 밀레짐을 증명하기 위해 해놓은 안전장치라 할 수 있다.
여튼 밀랍이 있어 마음대로 뜯지 못하는 캐스크와 데미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캐스크를 시음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대부분이라기 보다는 원하는 취향을 말해주고 그에 걸맞는 캐스크의 꼬냑을 주는 거였는데, 달라고 부탁드린 것은 다먹긴 했고 그냥 주는 것도 워낙 좋은 품질의 술이기에 그냥 먹기는 했다.
이렇게 쿠퍼독을 사용해, 캐스크 내에 있는 꼬냑을 바로 꺼내 주시는데 뭐랄까 굉장히 자유롭다.
먹다가 입에 안맞으면 입에 있는 술을 바닥에 뱉고, 먹기 싫으면 다시 캐스크로 반납도 했다.
오잉 그래도 되나..? 싶었는데 뭐 내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게 아니니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난 아까워서 다 먹었다. 라인업을 보면 알겠지만 어디로 봐도 병입하면 400~1000유로는 할만한 술들을 받았기에 입에 안맞더라도 술 뱉기는 너무 아까웠다.
꼬냑지역은 크게 6개의 지역을 나눌 수 있는데, 지역마다 맛이 다르다! 라고 한다.
확실히 지역마다 때로는 묘하게, 때로는 대놓고 다르기는 한다.
나도 다름을 느끼기는 하나 블라인드 테스트하면 10%도 못맞춘다고 자신 할 수 있다.
그로페랑의 캐스크를 보면 분필로 여러가지 정보가 적혀있다. 가장 크게 적혀있는 숫자가 빈티지이다.
아까 빨간 밀랍으로 봉인된 캐스크는 꼬냑사무국에서 빈티지를 증명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이건 밀랍으로 봉인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비공식 빈티지라 할 수 있다.
그럼 대체 어떻게 저 빈티지를 증명하냐고 물어보니, 방법이 없단다.
꼬냑은 믿음과 신뢰로 굴러가는 사회였다.
여튼 저런 꼬냑을 출시하게 되면 lot, no 등의 숫자를 달고 나오게 된다.
사실 이것도 정확한건 아니다. 누구는 '대충 이 정도 숙성년수 썼어요', 누구는 '해당년도 빈티지에요', 누구는 '자사의 라인업'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즉 회사마다 다르다.
그냥 저런 숫자는 참고용으로 보고, 비싼 꼬냑 사면 높은 확률로 맛있다.
가장 큰 알파벳(위 사진에서 BO)은 꼬냑의 떼루아 즉 지역을 뜻하는데 위에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 꼬냑은 부아 오디너리 지역의 술이다.
왼쪽 상단에는 도수, 오른쪽 상단의 77 55는 각각 캐스크의 지름(77cm) 그리고 캐스크 내 술이 차이는 높이를 뜻한다.
1. 첫번째 술은 부아오디너리에서 가장 큰 섬인 오레롱 섬의 꼬냑이다 숙성 년수는 대략 20년.
바닷가에 위치한 증류소의 술 답게 끝에 미묘한 솔티함을 느낄 수 있었다.
2. 두 번째 술은 1972년 그랑상파뉴 도수는 39.7도이다.
굉장히 섬세하고 여리여리한 친구였던걸로 기억한다.
아마 40도가 안되고 꼬냑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블렌딩하거나 아니면 장기 숙성으로 인한 도수저하를 인정받아 어떻게든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3. 1973 쁘띠 상파뉴 54.6도인데 너무 도수도 높고 스파이시하고 단순해서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4. 1969년 쁘띠 상파뉴
적당히 스무스하고 꽤나 먹을만했다.
5. 보르더리 1964년 53.5
제비꽃 플로럴함 그리고 데이지 같은 흰꽃 계열의 향이 입을 감쌌다.
보르더리의 정석 이거는 병입되면 꼭 구매하고 싶었다.
보르더리는 제비꽃의 플로럴함이 가장 큰 특징인데, 왠지 모르지만 다른 떼루아와 달리 나에게는 유독 보르더리만 그 특징이 크게 더 잘느껴져 비교적 구분이 쉬운듯하다.
6. 팡부아 1945년 57.5도
장기숙성에 유리한 그랑상파뉴와 달리 팡부아,봉부아는 장기숙성시 오프노트가 튀어나와 장기숙성에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1945년 팡부아를 보았을 때, 신기한 마음이 들었고,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다.
이 꼬냑은 증류는 1945년이지만 증류후 캐스크 숙성을 하다가, 데미종에서 보관을 했다가 다시 캐스크에서 숙성하는 중이라고 했다.
얼마나 오랜시간 데미종에 있었는지는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팡부아 봉부아가 장기숙성에 적합하지 않지않냐고 물어보니,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그랑과 쁘띠 상파뉴가 석회질 토양으로 인해 저숙성원액에서 산미가 더 튄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또한 그러한 오프노트들도 술의 특성이지 좋다 나쁘다의 영역은 아니며, 그저 원액의 특징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꼬냑을 선별하고 구매하고 병입하는 전문가의 말이니 아마 전문가의 말이 맞지 않을까?
7. 봉부아 1940 41.9도
신기하게 스모키함이 살짝 올라오면서 뒤따라 오는 플로럴함.
8. 팡부아 1952/1922 블렌딩 45.6도
이 술은 헤네시가 꼬냑 생산자에게 저 두 꼬냑을 섞으면 구매한다고 하여, 섞어서 준비 해놓았지만, 유기하고 갔다는 꼬냑이라고 한다.
데미종에는 2000년에 병입되었다고 한다
맛은 좀 단순해서 스토리보다는 심심했다.
9. 쁘띠 상파뉴 1929 1947 그리고 프리 필록세라(1863년 이전) 세가지 꼬냑의 블렌딩.
프리 필록세라가 명시적으로 적혀있는 술은 처음 먹어보았다. 사실 섞인거라 뭐가 다른지는 잘모르겠어서
직원분께 프리필록세라 단일 꼬냑을 먹어보았냐고 물어보니 먹어보았고 확실히 다르다는 답변을 받았다.
나도 궁금한데 비싸서 먹어볼 수 있을까 싶다.
섬세함은 떨어지나 육두구 혹은 올스파이스와 같은 향신료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꽤나 맛있는 술이었다.
10. 1929년 47년 블렌딩 쁘띠 상파뉴 꼬냑
단순한 육각형 웰메이드 꼬냑
10. 1939년 봉부아
이거는 확실히 위스키랑 닮았는데 쉐리캐스크에서 날법한 고무향이 확실히 존재했다. 모르고 먹었으면 위스키라고 생각했을 듯 한데, 고무향이 조금 거슬린다.
11. 그랑 상파뉴 1922년 33도
100년 넘은 꼬냑, 맛있긴한데 혀가 맛이 가서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다.
틀림없이 맛있었고, 비쌀 것 같다는 생각만 했다.
그로페랑 창고에 가보니 아무 라벨도 붙어있지 않은 오래되어 보이는 꼬냑이 있어 물어보니 1908년 증류 꼬냑 올드 바틀인데
자신도 거래처 창고에서 찾았다고 한다. 아쉬운 것은 병입을 1930~40년대에 해서 숙성을 오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가격 물어봐서 알려준다고 했는데 나도 까먹고 직원분도 까먹으셔서 결국 가격은 모르겠다.
셀러에서 나와 그로페랑 리쿼샵을 구경하고
또 5잔을 더줘서 더먹었다.
이제는 맛을 적는걸 포기하였기였지만 세 번째병 봉부아 70/74 블렌딩이 확실히 맛있었다.
사실 저거 말고도 몇 잔 궁금한거 이야기하니 더 주시긴했다.
그로페랑 자체 블렌딩 꼬냑 그리고 피노 데 샤랑트까지
아마 더 달라고 했으면 더 주셨을 듯 한데,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포기했다.
이미 충분히 많이 먹었다.
그로페랑 테이스팅 코스는 꼬냑계의 오마카세 혹은 호텔뷔페 같은 느낌이어 굉장히 만족했다.
다시 가볼 기회가 있다면 필히 다시 가볼 것이다.
그로페랑은 물을 타지 않은 브루드풋, 첨가물 없음, 싱글캐스크를 모토로 하는데
자체 블렌딩도 있어서 항상 꼭 그렇지만은 않은듯하다.
여러 꼬냑을 먹었지만, 나는 꼬냑은 블렌딩하는 술이 맞다고 생각한다.
싱캐도 싱캐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기분좋게 먹기에는 블렌딩하는 편이 내 입에는 더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캐 투어 자체는 만족스럽다.
배가고프니 아몬드 크로와상도 먹고
기차를 타 드디어 꼬냑역에 도착했다.
꼬냑 지역은 대중교통이 전무하기에 자전거를 빌렸다.
금액은 보험까지 대략 7일에 100유로 정도, 사고 없이 잘 다녀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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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없이는 몬하겟고만요. 시음 저래하면 뱉어도 취하겠다 ㄷㄷ
저숙도 안 튀는 생산자들이 있고 60년 넘는 고숙성도 생산자마다 색이 확 갈리는 거 보면 만드는 사람의 방향성이나 둥글게 깎는 정도도 중요한 거 같긴 했어요.
프리필록세라는 저도 마셔본 게 아니라 말씀드리긴 어려운데 포도 품종이 요즘과는 다르게 폴 블랑쉐 메인에 필록세라로 멸종한 품종들도 들어갔다 해서 아마 큰 차이는 포도 품종에서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뷰 보면서 작년 생각나서 좋네요. 잘 보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여행기보면서 열심히 여행 계획 짰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니까 다시 가고 싶네요. 지금은 포도 생산지마다 어떤 느낌으로 만드는지 돌아보는데 결국 꼬냑만큼 만족스러운건 쉽지가 않음. - dc App
조금 별개의 얘긴데 두 분께서 그로페랑 리뷰 너무 잘 써주셔서 그로페랑 리뷰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이네요
악기바리일뿐입니다 - dc App
소중한 리뷰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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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넘모 재밌어 보이네욤 - dc App
정성 리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