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세롱은 꼬냑과 앙굴렘 사이에 있는 샤또뇌프-슈흐-샤랑트에 있다.

한국에서도 신세계에서 수입해 와인앤모어에 파는 술이기 때문에 아마 익숙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샤또뇌프-슈흐-샤랑트까지는 열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꼬냑역에서 고작 20분만 걸리기 때문에 노래 두 세곡 듣다보면 도착해있다. 





테세롱은 역에서 약 700m 떨어져 있고 마을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방문하기 좋은 꼬냑 하우스라 너무나도 감사할 뿐이다.

역 도착시간이 08:50분 내 투어 시작 시간이 9시이기 때문에 열심히 걸었다.

혹시 투어에 참가하는 다른 사람들이 나 때문에 기다리게 할 수 없으니 열심히 걸었는데,

도착해보니 나 혼자였다. 여행을 시작하고 받은 모든 투어가 단독투어였다. 

위스키마저 그런데, 한줌단인 꼬냑으로는 당연한 것인가 생각이 든다. 




뭔지 모르겠지만 목욕재계를 하는 캐스크를 보고 있으니 사무실에서 한 분이 나와 나를 맞이해 주신다.

 오늘 투어의 가이드를 해주신 분은 테세롱 코냑의 수출 부문 담당자 분이셨다.
테세롱은 현재 휴가기간이어 대부분의 직원이 휴가를 갔지만, 자신의 휴가는 9월 이기에 나를 맞이할 수 있었다고 소탈한 웃음을 보여주셨다.

영어 설명 팜플렛까지 만들어서 테세롱을 소개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꼈다.

투어 시작전에 앞서 간단하게 테세롱에 대해 알고 있는지 나에게 물어보셨다.

테세롱은 원래 알고 있는 브랜드이기에, 한국에서도 신세계에서 수입을 해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자신도 신세계를 알고 있다고 답변해주셨다.




깜빡하고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테세롱에는 총 8개의 증류기가 있으며 현재는 6개의 증류기만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테세롱의 와인밭은 총 40ha로 15ha의 쁘띠상파뉴와 25ha의 그랑상파뉴 밭을 소유하고 있다. 포도의 품종은 우니 블랑이 대부분이며 소량의 폴블랑슈와 콜롱바르도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 들렸던 페이로의 와인밭이 28ha였고 증류기 하나로 모든 증류를 다한다고 하셨는데, 와인 밭 면적에 비해 증류기의 개수가 많아 물어보니 역시 다른 꼬냑하우스의 오드비도 증류한다고 하셨다.

꼬냑지방을 여행하고 꼬냑 하우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모든 브랜드가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공생 관계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는다.

밭만 소유하고 포도의 납품만 하는 업자도 있고, 반대로 증류만 하는 전문 증류업자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업자들이 모여 꼬냑 경제를 굴리고 있었다.




증류기 구경 후에는 셀러 구경을 했다.

셀러에 들어갈 때마다, 알콜과 곰팡이의 향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는 인상을 받는다.

테세롱은 리무쟁 오크만 사용하며, 쿠퍼리지는 여러 쿠퍼리지를 사용하는 듯 하다.

새로 만든 오드비는 역시 새 캐스크에 약 8개월간 담고 이후 헌 캐스크에 6~7년 정도 더 보관을 하고 그 이후는 더 오래된 캐스크로 꼬냑을 옮겨 담는다고 한다. 

연간 판매량은 20,000병 정도라고 한다.

솔직히 듣고 맞나 싶어서 나중에 다시 확인해보았는데, 테세롱의 총 매출액이 약 300만유로, 한화로 48억 정도라고 한다.

테세롱 꼬냑이 비교적 고가이니 대략적으로 병당 25만원으로 잡으면 얼추 2만 병분의 매출이 맞기는 하다.

저번에 장퓨 방문때 1년 판매량이 4,000병이라고 들었는데, 후에 4,000케이스를 잘못 들은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테세롱에 와서 테세롱의 1년 판매량을 들으니, 장퓨도 내가 잘못들은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장 퓨는 대형 네고시앙에 납품도 하니..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꼬냑은 정말 한 줌단이라는 것이다.




테세롱의 설립년도는 1905년이지만, 설립 이후에 다른 꼬냑 하우스의 꼬냑을 사두어 1905년 이전 꼬냑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런 고숙성 원액은 데미종에 넣어 보관하는데, 데미종 보관 셀러를 흔히 파라디라고 부른다.

결론은 파라디에서 에어컨 처음 봤다.

다른 하우스에서는 파라디는 창고 혹은 동굴 같은 이미지였는데, 테세롱은 에어컨으로 확실한 냉방관리를 받고 있어 웃음이 나왔다.





유리병의 내용물 역시 데미종과 같은 꼬냑이라고 하는데 맛이 참 궁금하다.



테세롱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파라디를 가보면 데미종의 형태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차이가 뭘까 궁금했는데, 단순히 병입시기의 유행(?) 혹은 선호에 의해 데미종의 형태가 다른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마치 소주병의 디자인 변화가 집안 참기름 병의 디자인까지 바꾸게 하는 그런 것이 아닐까? 

데미종 안에 있는 술의 냄새와 향이 참 궁금하지만, 비쌀 것이 분명하기에 침만 애석하게 삼켰다. 



테세롱이 가지고 있는 데미종들은 생산년도에 대한 증명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중요하지는 않다. 믿음과 신뢰의 사회니깐.



테세롱의 캐스크는 약 1,500개 정도 있으며 데미종은 약 2,000개 가량이 있다고 한다.












전부 술이 담겨져 있는 데미종들이다. 겉 면이 많이 더러워 보이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의 침공으로 많은 데미종을 땅속에 숨겼고 전후에 다시 발굴(?)했다고 한다. 

그 와중에 독일군이 꽤나 많은 꼬냑을 가져갔다고 한다.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셀러에서 나와 시음장으로 이동하였다.


시음 후기에 앞서 이게 공식적으로 시음이  투어의 일부인지도 모르고 가이드 분께서 이것 저것 더 시음하게 해준 술도 있다.

그래서 테세롱 투어에 참여하면 항상 시음이 가능한지도 모를뿐더라 라인업이 같은지는 더더욱 모른다.

혹여 글보고 갔는데 똑같은 술을 시음 안시켜준다고 불평을 토로하지 않았으면 한다.


후기에 앞서 이런 말을 쓴 이유는 너무 나도 좋은 술들만 시음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도 놀랐으며 이 경험이 특이한 경험임을 알고 있기에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일들을 방지하고자 시음 서두에 밝힌다.

수입사 관계자를 제외하면 내가 첫 한국인 테세롱 방문자라고 하는데 초심자의 행운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




테세롱 lot 90 (포도: 우니 블랑, 떼루아: 그랑 쁘띠 팡부아 블렌딩)

충분히 먹기 좋은 보틀. 뒤에 먹은게 맛이 너무 뛰어난거지 얘가 맛이 없는게 아니다.

다만 뒤에 술들이 너무 좋을 뿐

10년 이상 숙성



테세롱 lot 29 (포도: 우니블랑 콜롱바르 폴블랑슈, 떼루아: 그랑 상파뉴)

완숙한 포도 향이 굉장히 부드럽게 들어온다. 평균 숙성은 3세대 정도라는데 세대당 기간이 25년 정도라고 한다.

메인으로 오는 생가죽, 약간의 블랙 커런트 기저에 깔린 살짝의 매콤한 레드 페퍼 따위의 향신료 



테세롱 lot.53 (포도: 우니블랑 콜롱바르, 떼루아: 그랑 상파뉴)

대략 2 세대 숙성

29에서 향신료를 빼고 부드러운 시럽향이 난다.

보다 달콤함을 중점에 둔 블렌딩, 대추야자, 살구잼 복숭아 잼 같은 잼향도 약하게 난다.



테세롱 lot 76 (포도: 우니블랑, 떼루아: 그랑 상파뉴)

로트 76은 끝에 미묘하게 알콜향이 나는데 이건 앞서 먹었던 53 29가 알콜향이 전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쿰쿰한 버섯, 랑시오, 말린 버지니아 담배 

1세대 이상 숙성



테세롱 익스트림 

솔직히 정말 이 술까지 먹어볼 수 있을줄은 몰랐다.

프랑스 인심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숙성은 대략 100년이상

야생 벌꿀, 완숙한 포도의 향, 오일리한 텍스쳐가 혀를 감싸는데 향이 15초~20초가 지나도 계속해서 향이 난다. 

너무 너무 맛있다.



열심히 돌아다니며 술을 먹으니, 차가운 물을 가져다 주셨다.

물을 가져다 주시면서 물이 차가우니 주의하라고 하셔서 우리 나라는 얼음 잔뜩 들어간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신다고 하니, 

표정에서 나오는 당혹감에 웃음이 났다.






감탄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테세롱 마스터 블렌드 88도 마셔보겠냐고 해서 염치 불구하고 마시고 싶다고 하였다.

테세롱 마스터 블렌드 88

평균 100년 숙성

익스트림이 완숙미, 육각형에 치중한 블렌딩이라면 얘는 훨씬 생동감이 느껴지는 보틀이었다.

푸른 민트향 뒤로 약한 고무 가죽의 어두운 향이 깔려있는데, 그 어두운 향의 밸런스가 너무 적절해서 마셔도 마셔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저 날 먹은 최고의 술이었다. 



88을 감탄하면서 먹고 있는데 마스터 블렌드 100도 먹어보겠냐고 해서 넙죽 받아 먹었다.

테세롱 마스터 블렌드 100 

평균 숙성년수 100년 

달콤한 블렌딩의 중점을 둔 보틀

중동 혹은 열대 과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달디단 과일의 향. 개인적으로 석가와 비슷하게 느꼈다.

테세롱은 설탕 부아제는 넣지 않고 오직 색상 컨트롤을 위해 캬라멜만 넣는다고 하는데

설탕없이 어떻게 저런 단맛이 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내 기준에서는 조금 많이 달긴했으나 빨갛게 잘익은 체리 시나몬 등의 향도 나는 진짜 맛있는 보틀이었다. 


이거 먹고 남은 로트 29를 다시 먹었는데, ㅎㅎ.. 확실히 비싼건 다 이유가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시음 후 친절하게 배웅해주시는데,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이런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몇 번이고 감사 인사를 드렸다.








돌아오면서 뮤꼬샵이 보여 들어갔지만, 가격이 비싸기에 구경만 하고 얼른 나왔다.
딱히 볼건 없지만 뮤꼬 잔이 가격에 비해 품질이 꽤나 괜찮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