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캅카스 지역은 인류 최초로 포도 재배가 이루어졌다고 추정되는 지역으로, 창세기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창 9:21-22). 덕분에 이 지역에서는 포도를 이용한 술 제조가 상당히 발달했지요. 소련 시기 그루지야의 경우 와인을, 아르메니아의 경우 브랜디를 국가 산업으로 발전하게 지원해주었습니다.  일부는 각색되었으나, 이미 그 전부터 아르메니아 브랜디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해 우승하여. 프랑스인들이 '꼬냑'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정식 허가를 내주었다는 풍문은 유명하죠. 덕분에 구소련 지역에서는 브랜드를 꼬냑이라는 명칭으로 통용하고 있습니다.

1887년에 문을 연 예레반 브랜디 컴퍼니에서 제작하는 아라라트는 아르메니아 자생 백포도주와 샘물에 만드는 브랜디로, 아라라트라는 상호명은 성경에서 대홍수 이후 노아의 방주가 처음으로 정박했다고 전해진 아라라트 산에서 유래했습니다. 아라라트는 제2세계 국가에서 뇌물용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디로, 역사적 외교 무대에 등장한 것으로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1945년 얄타회담에서 이오시프 스탈린이 윈스턴 처칠에게 처음 아라라트 라인업 중 하나인 드빈을 소개한 이후, 드빈에 반한 처칠에게 스탈린이 매년 400병을 선물했다는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소개드릴 아라라트 나이리는 아르메니아의 옛 이름에서 따온 이름으로, 아르메니아 오크에서 20년간 숙성된 원액을 블랜딩한 제품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40도입니다.

NOSE:
1. 첫 향에서부터 럼과 같은 펑키함이 느껴집니다.
2. 건강원에서 짠 포도즙의 느낌이 주류입니다.
3. 라임 내지는 파인애플 같은 산미도 아주 약간은 있습니다.
3. 뭔지 모를 이국적인 에스닉한 향신료향이 느껴집니다. 카다멈이나 강황 같은 느낌입니다.
4. 되게 고급진 올리브유의 유질감도 느껴지네요.
5. 브랜디답게 헤이즐넛 향도 있습니다.
6. 그래시한 허브 느낌이 후미에 남습니다.

PALATE:
1. 40도임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워터리한 느낌입니다.
2. 적포도의 껍질과 씨앗의 쓴맛이 꽤나 도드라집니다.
3. 어렸을 때 달여먹었던 한약이 생각나네요.
4. 숙성 연수 때문인지 희미하게 다크초콜릿 느낌이 남습니다.

finish:
1. 숙성 연수에 비해 피니쉬는 매우 짧습니다.
2. 커피 가루 같은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COMMENT:
아라라트 나이리입니다.
소련의 자랑 중 하나인 아르메니아 브랜디, 그 중 최고봉인 아라라트라고 합니다.
오죽 뛰어나면 처칠이 뒷구멍으로 도떼기해서 몰래 먹었겠어요. 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러시아에 간 지인에게 부탁해 시음했습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아쉬운 느낌입니다.
아라라트에서 느낄 수 있는 어두운 계열의 포도 향미는 분명 프랑스의 브랜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보적인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 역시 20년 숙성한 제품답게 동대문에서 파는 저가형 브랜디와는 결을 달리 하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는 몇 십년 숙성된 제품들에 여러 가지의 향미를 기대하지, 한 가지의 풍미만을 기대하진 않습니다. 그럴꺼면 건강원 포도즙을 졸여서 먹지, 뭐하려면 비싼 돈을 주고 가며 이역만리의 술을 사먹겠습니까?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에게 '우물도 한 우물만 파라'는 교훈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습니다. 요새 세상에 땅 파서 물이 샘솟겠습니까? 술이나 인간이나, 원숙할수록 지나간 세월이 쌓여진 다양한 개성을 가지기 마련인 것입니다.

한줄평: 자포로지예 코자크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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