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구형만 마셔봤기에 현행도 츄라이해보기로 했다.


구형에 대한 호감도가 높긴 하지만 막상 이런 매치업이 성사되면 신형을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품질이 저하되었기를 바란다는 건 좀 그렇기도 하고...)


현행은 미니어처 보틀로 진행되었기에 아무래도 조금 디메리트가 있을 수 있는 건 감안해주길 바란다.


현행


N 상당히 밝고 달달하고 화사하다, 청사과, 민티함, 정향을 필두로 포도와 자두쪽 붉은 과실이 보조해주는 느낌, 느껴지는 노트들은 나쁘지 않으나 볼륨은 크지 않다


P 향에 비해서는 드라이하지만 합치감은 좋다. 민티함이 더 강조되며 프루티한 쪽으로는 자두가 줄고 사과와 포도가 공존한다. 질감이 워터리하고, 바디감과 볼륨감이 약하다. 딱히 싫은맛이 잡히지는 않지만 향에 비해 아쉽다는 느낌을 감추지 못한다.


F 길진 않다. 굉장히 민티하다.


80년대 구형


N 현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발향이 강하고 포도, 그저 압도적인 포도가 반긴다. 현행의 포도가 청포도에 가까웠다면 구형은 훨씬 붉은 포도라는 인상을 받는다. 매우 흔한 노트인건 맞지만 이정도로 포도만이 확 튀어나오는 꼬냑은 오히려 드물지 않나 싶었다. 다른 노트로는 올드바틀 특유의 쿰쿰함과 대추, 정향을 꼽을 수 있겠다. 단향도 매우 진득해졌으며, 민티함은 정말 노력했지만 찾기 힘들었다.


P 여기도 향과의 합치감이 매우 좋다. 올드 꼬냑 특유의 진득한 바디감과 입이 꽉 차는 향의 볼륨이 즐겁다. 마찬가지로 진한 포도, 건자두의 프루티가 앞쪽을 장식하면 토피나 대추 쪽의 진득한 단맛이 맛의 구조감을 이어나간다. 많은 노트들이 잡히진 않지만 굉장히 직관적으로 맛있다.


F 포도와 잔당감, 탄닌, 올드바틀 랑시오가 길게 이어진다. 민티함은 찾아보려 노력했으나 거의 없다.


결론적으로 그냥 완전히 다른 술이다. 


그동안 브갤에서 레미가 민티함이 세서 불호라는 등의 얘기를 들었을 때 구형만 마셔봤을 땐 공감이 힘들었으나 현행을 마셔보니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만큼 받은 인상도, 노트들도, 방향성도 다른 술이라고 생각한다.


리뷰의 정성 차이에서부터 느껴지겠지만 구형이 내 입맛에 더 잘 맞았다.


그 근거로는 노트의 매력도보다도 순수한 향미와 바디감의 강도의 차이가 컸는데, 구형을 노징하고 맛 본 후 현행으로 돌아가보면 아무것도 잘 안 느껴지는 정도였다.


헤네시보다는 그 폭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들었지만 그래도 레미 또한 대형 꼬냑의 고질병인 품질 저하에서 자유롭진 못하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