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알코올, 덜익은 흰포도, 사과, 배, 샌달우드, 흰꽃


29년 싱싱한 어린이 코냑이지만 알코올 치는 게 없다시피 한다 이런 말을 하는 게 이상한데 오히려 코에 은은히 깔려서는 기분 좋은 탄산감을 자아내고 있다 없었으면 오히려 개성이 시라졌을 것 같다


포도의 느낌은 그리 강하지 않은데 적포도라기에는 꾸덕하지 않고 청포도라기에는 상큼달달하지 않다 덜익은 흰포도 정도의 드라이한 계열  


한번 코를 박으면 알콜의 탄산감과 더불어 부드러운 밀키스 같은 느낌이 확 풍기는데 크리미한 나무향과 흰 과육(배, 사과)의 과즙이 섞여서 무척 우아한 인상을 준다 깊게 들이쉬면 더불어 흰꽃의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이런 게 고급 화이트와인이 아닐까? 마셔본 적은 없다만 이것보다 좋을 수 있다는 느낌이 연상이 잘 안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와 샌달우드 흰꽃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밀키스에서 갇혀있던 사과가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흰과육 느낌의 사과에서 갈변한 사과 느낌으로 변해간다 개인적으로 고점에서 하향하는 것 같다


향의 인상만 따져보면 은발 벽안 유럽 미소녀가 흰꽃다발 들고 덜익은 포도밭에서 방긋 웃고 있는 느낌 


검은색으로 느껴질만한 장향이나 초콜릿 란시오는 극히 절제되어 있으나 포텐셜은 폭발한다


브랜디 막 입문하고 일옥으로 뒤적거리다가 레로라는 걸 갤에서 되게 물고 빨길래 검색했더니 마침 있어서 뭣도 모르고 샀던 꼬냑


5.3만엔쯤 줬던 거 같은데 사고 보니 29년짜리라서 아이고 좆됐노 했었으나 이젠 알아요 나는 보물을 주웠다는 것을


향만으로도 값어치를 다했다


P) 청포도, 허브, 패션푸르츠, 흰꽃, 약한 란시오


향에서부터 느꼈던 탄산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첫입을 들이키면 알콜이 혀를 때리는 게 아니라 혀끝이 자글자글 올라오는 듯한 탄산감이 느껴진다 


이후 향조에서는 약했던 포도가 첫입에 바로 달달하게 올라오고 화한 느낌의 허브로 변화한다 패션푸르츠가 연하게 치고 올라오면서 변주를 주고 향긋한 흰꽃이 입안에서 확 퍼진다 방점은 미세한 란시오 


향에서 이미 기대를 충족시켜서 맛은 레로 1950 자오리카 경우도 있고 해서 적당히 감안할랬는데 맛도 걍 씹쎅스 보로로롱이다 29년에서 이런 완벽한 볼륨 및 구성이 가능한가? 왜 레로 신봉자들이 나타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것은 그냥 미뢰로 행해지는 교미행위다


F) 청포도, 패션푸르츠, 흰꽃 


29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력쇼를 보여준 바틀이지만 피니쉬까지 고숙 뺨치기에는 무리가 있던 듯싶다 그리 길지 않은 피니쉬가 이어지지만 청포도 패션푸르츠 흰꽃의 수렴되는 기분 좋은 느낌을 확실히 전달하면서 사라져간다 


좋게 말하자면 줄 건 다 주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 같은데 앞서 보여준 깔끔하면서 우아한 느낌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렇게 질척이지 않고 깔끔하게 사라지는 게 하나의 장르를 마무리하는 것 같아서 자신 있게 이게 맞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놈의 탄산감은 피니쉬에서도 여전한데 향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식도가 기분좋게 자극하는 알갱이감이 느껴진다 



총평 : 미소녀와의 야스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