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by Hine
물가에 핀 녹색 풀이파리의 냄새. 아직 메탈릭한 부분도 좀 남아 있다. 알콜감도 좀 있지만 나쁠건 없다. 약간 토마토 같은 녹색의 서걱서걱한 과일향도 있다. 팔레트와 피니시는 달달하고 inoffensive하다.
프랑스 바텐더 협회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라벨. 칵테일에 잘 어울리는 꼬냑 수요에 화답하는 바틀이다.
Rare The Original Fine Champagne
조금 풀리자마자 완전히 버터리한 제빵향이 펑 터진다. 혀 위에서는 앞과는 다르게 전혀 물같지 않고 확실히 어느 정도의 도수감과 캐릭터를 챙겼다. 스파이시함이 굉장히 절제되었고 부드럽지만 어느정도의 자기주장은 있다.
꽤 괜찮다. 이후에 마신 꼬냑들에 비해 캐릭터를 잘 살린 듯 하다. 마스터는 오늘 라인업 중 하인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꼬냑이라고 언급했다.
Bonneuil 2008 Vintage 42.7도
향이 압도적으로 맑고 화려하다. 청명하고 높은 음이 머릿속에 울린다. 싱그러운 청포도와 청사과. 새콤한 덜 익은 자두.
살살 녹아내리는 식감. 달달한 과일과 기분좋은 스파이시함이 마치 탄산음료 같다.
살짝 씁쓸한 뒷맛과 부드러운 중간 길이의 오렌지 필 피니시.
16개의 캐스크를 블렌딩한 스몰배치이자 싱글 에스테이트 꼬냑에 해당함. 오늘 시음한 꼬냑들 중에 향이 압도적으로 훌륭하다. 어린 꼬냑의 매력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느꼈다.
Antique XO Grande Champagne
방금까지와 다르게 상당히 익숙한 분위기로 바뀐다. 레몬 시트러스가 군데군데 점을 찍고, 멸치 빻은내 같은 나무 영향이 좀 더 강하다. 은은한 꽃향기. 팔레트에서도 스파이스가 더 강해졌다. 맵다 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더 숙성된 느낌이 든다. 언제나 그렇듯, 꼭 좋은 의미는 아니다.
100년 이상 이어져온 시리즈. 최소 14년, 평균 20년 급 원액을 블렌딩했다. 이전 바틀들의 매력이었던 특이한 캐릭터가 오히려 죽어서 심심해진 느낌마저 들었다.
Cigar Reserve XO
놀랍게도 굉장히 정직한 시가향이 난다. 앤티크XO보다는 전체적으로 좀 더 드라이해지고 스파이스가 늘었다. 어디까지나 비교적 그럴 뿐이지, 맵다고 느낄 정도는 절대 아니다. 팡부아의 영향은 확실히 어느 정도 오는 것 같다.
그랑상파뉴, 쁘띠상파뉴, 보르더리와 팡부아의 블렌드. 비교적 최근에 추가되었고 영국 쪽 수요로 인해 만들어졌다. 셀러마스터에 의하면 유일하게 상파뉴 이외의 포도를 사용하는 라인업이라는듯. 나무 영향도 다른 바틀들에 비하면 비교적 강하게 쓰지만, 여전히 하인의 특징대로 스파이스는 약하기 때문에 진한 시가보다는 부드러운 시가에 어울린다.
시음회 이후 QnA 세션
- 하인의 통입 도수는 얼마인가? 원래는 비밀입니다 :) 사실 증류 직후에는 70~72도이며, 통입 도수는 60~65도 정도.
- 가수는 몇도까지 이루어지나? 캐스크 내 가수는 당연히 한다. 여러번에 걸처 가수가 이루어지고 최종적으로 40-45도까지 이루어진다. 한번에 가수하면 꼬냑이 완전히 망가진다. 이 과정에서 꼬냑을 본인들 셀러에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숙성이 완료된 캐스크를 무작정 사오면 캐스크에 변화를 줄 시간이 없다.
- 왜 하인만 얼리 랜디드를 하나? 하인은 창시자부터가 영국과 인연이 깊어서 얼리 랜디드를 해 왔지만, 다른 하우스들은 할 이유가 없다. 영국으로 운송하고 다시 가져오는 것은 안 그래도 어려운 작업이고 현대에는 브렉시트 때문에 더 어려워졌다. 얼리 랜디드 꼬냑 자체가 niche market인 것도 있다. 충분한 수요가 없다.
그리고 추가로 한 잔 더...
하인 XO 구형(시대 미상, 풍물산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확률로 80~90년대?)
색부터 훨씬 진하다. 짙은 감초와 카라멜의 진한 냄새. 눅진한 건포도와 검은 자두. 팔레트는 일직선으로 달다. 확실히 이쪽은 정말로 대기업 스러운 느낌이 난다.
셀러 마스터가 말한 나무 영향을 최소화하고, 스피릿의 매력을 보여주는 방향의 블렌딩과는 확실히 다른 방향이다. 훨씬 더 달고, 나무 영향과 카라멜로 덮여 있고, 스피릿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맛만 따지면 이쪽이 재미는 없더라도 더 맛있을수도. 현대 하인의 여러 모습들 - 바텐더들 수요를 노리는 H by Hine 바틀링이나 색소를 적게 타서 대놓고 굉장히 밝은 컬러, 굉장히 젊은 디자인의 홈페이지 등 - 은 확실히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회사가 원하는 이미지가 술맛에 반영되는 과정에 대해 생각해볼 만하다.
잡설 몇 가지
- 프랑스어는 H를 원칙적으로 묵음처리하지만, 하인의 창립자는 영국인이었기 때문에 영어식 발음으로 하인으로 읽어도 된다고 함.
- 영국과의 긴 인연으로 인해 영국 왕실에 공식 납품하는 꼬냑이기도 함. 왕실과 그 귀빈들에게 제공될 꼬냑인 만큼 굉장히 좋은 꼬냑이 들어갈 거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과거에는 손님들에게 하인 VS(현대에는 VSOP급만 나옴)가 식사와 함께 제공되었다는 기록도 있음.
사실 시음회는 좀 어수선하고 준비가 덜 된 느낌이 있었음. 통역도 굉장히 정신없었고 질문 받는 과정에서 수입사측은 캐스크 가수에 대해서 아예 모른다는 반응을 하는 것도 좀 신기했고(물론 셀러마스터는 질문을 전달받고 나서 꽤 대답을 자세하게 해 주셨음)
시음회 본편 진행은 정해진 스케줄이 있고 꼬냑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야만 한다는거 이해하지만 나름 셀러마스터까지 모셔놓고 질문받는데 QnA라도 좀 깊게 들어갈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굉장히 아쉬웠다
그래도 확실히 마스터가 직접 회사의 방향성을 짚어 주는 과정은 꽤나 들을 만했다고 생각.
아래는 나눠준 자료와 중간중간 보여준 PPT임.
중간에 브랜드도 안 가리고 타사 4대꼬냑이랑 자기들 비교하는 사진 나와서 당황했음 ㅋㅋㅋㅋ
하인은 5월 수입되었고 XO는 이미 완판이라고 함.
시가블렌드는 다음달쯤, Bonneuil은 올해말~내년초쯤 빈티지 1개 분량만 수입될 예정이라고 했음.
Bonneuil은 가격이 적절하다면 구입할 의향 있음.
조으다~ - dc App
대장 스러워요 - dc App
이건 언제 어디서 신청받은거에요 ㅋㅋㅋ 부럽다
인스타에서 비대면시음회 선착순이었고 인당 2만원이었어요
귀한 자료 개추 - dc App
부러운 것이야
이런건 또 어디서 어떻게 신청 받은건지...;;; - dc App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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