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못 마실 일들이 자꾸만 생기다가 좀 정리가 되어 마셔 봅니다.
1번은 이전에 받은 바이알 0.5온스 정도 남겨뒀었고, 2번과 3번을 새로 받아서 비교해 보았읍니다
1. Bas Armagnac
Domaine Boingneres 1953
Leon Lafitte
43%
예전에 새콤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에어링이 좀 되면서 그런 부분이 많이 사라졌음. 대신 느껴지는건 브랜디보단 몰트에 더 가까워진 느낌의, 천천히 가열되는 설탕이 섞인 제빵향과 은은한 늙은 나무의 냄새가 잔을 강력하게 채움. 하늘하늘한 꽃향기도 존재함.
입에 들어간 순간은 얌전하지만, 곧 물고 숨쉴때마다 강력한 스파이스가 입과 코를 채움. 나무라기보다는 단맛 사이에 섞인 여러 화한 스파이스와 같은 느낌. 살짝 드라이한 느낌. 떫은 초콜릿의 뒷맛.
목과 코를 가득 메우는 강력하게 스파이시한 피니시.
2. Bas Armagnac
Domaine Lafitte NV
Lafitte Boigneres
48%
알콜향을 포함한 여러 향이 옅은 느낌. 산미가 높은 과일이 살짝 있고, 졸인 설탕의 냄새.
미디엄 바디. 맛은 살짝 비어 있는 느낌. 기분좋은 자극이 혀를 덮고, 후에 살짝 드라이해지는 느낌이 있음. 그냥 달달한 설탕물 같음.
따뜻하게 올라오지만 특별한 향은 느껴지지 않는 피니시.
3. Bas Armagnac
J. de Malliac Folle Blanche 1969
47.5%
상큼한 포도 과육과 파이. 약간의 나무. 청포도 사탕.
가볍고, 강력하게 올라오는 나무의 스파이스, 약간의 쇠맛.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느낌. 드라이한 느낌.
나무 냄새가 강하게 느껴지는 피니시.
1번의 경우, 처음 느꼈던 것보다 맛이 조금 바뀐 듯 한데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게 느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분명 없었던 것 같은 꽃향기가 올라오는게 신기했네요.
2번은 불편한 부분은 없었는데 향이 전체적으로 옅은 건지... 그냥 코를 푹 박고 마셔도 딱히 부즈도 안 느껴지고 향도 강하게 느껴지지 않고 바디감은 있는데 맛도 좀 비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드비에 가까운 어린 맛일지 아니면 숙성의 문제일지?
3번은 좀 더 다시 먹어 봐야 할 것 같네요. 맛보다도 신기한건 식감이었습니다. 술들 중에 아주 가끔 입안에 빠르게 녹는 샤베트 한 스푼을 올린 것처럼 사르르 녹아서 사라지는 기분이 드는 술들이 있는데 식감이 특이한 술들을 만날 때마다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좀 남겨 두길 잘 했네요...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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