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도쿄를 여행해 기합 해병 사관학교 Bar Doras를 방문한 후기를 작성하는것을 실행해도 되는것을 여쭤봐도 되는지를 감히 염치불구하고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이하 108개 중첩의문문)


도쿄메트로 아사쿠사역에서 8분 정도 걷다보면 한적한 강변에 Bar Doras라고 하는 대단한 바가 나옵니다. 문고리가 프랑스 어디 역사책에서 봤던거 같은데 문장 같은거일지도 모르겠네요.
문고리로 문 딱 딱(정치적 의미를 내포한것은 아님) 두드리면 안에서 나카모리 상이 문을 열고 나옵니다.
브랜디 전문 바인데 혹시 이런 바의 경험이 있는지, 오늘은 예약이 있어 9시 40분까지밖에 못마시는데 괜찮으냐 등등의 질문을 했었네요.
한국에서 부란디랑 꼬냑쿠 마시러 왔다고 하니 프리패스였읍니다

꼬냑 입문한지 얼마 안되다 보니, 전문가 추천을 받는게 제일 적합하다 싶어서 그냥 나카모리 상의 추천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추천 받을때는 예산부터 물어보고, 어디 꼬냑을 좋아하냐 정도 물어보면서 취향을 파악하려고 했던듯 합니다.

첫잔은 장 뤽 빠스케의 로르가닉 2011년 빈티지였나... 폴 블랑슈 꼬냑입미다.
지금까지 장퓨 정도의 그랑쌍빠뉴 꼬냑을 먹어왔다 하니 요것은 유니블랑이 아니고 1%정도밖에 안나오는 폴 블랑슈 꼬냑이라 특별하다.... 냄새가 유니블랑보다 강하고 스파이스스러운 냄새가 나서 좋다고 설명해주셨네요. 확실히 강한 향신료랑 약간 금속질의 냄새랄까.... 강렬한 노즈가 느껴졌읍니다.
도수가 49%로 꽤 강해서, 한모금 분량의 물을 주면서 물을 마신 다음 마셔보라고도 했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수제 양갱입니다. 네 피스 주는데 하나 호다닥 집어머근.... 양갱 다 먹은 다음에 바로 꼬냑을 먹으면 상당히 맛있다길래 따라해봤는데 재밌었네요.
그리고 여기는 체이서를 차가운 홍차로 하는데 이거 상당히 좋은 궁합입니다? 입에 남아있는 꼬냑을 지우개처럼 비운달까....

다음 추천받은 꼬냑입미다. 기왕 도쿄까지 놀러왔고 지금 안먹으면 2년 더 기다려야 하는걸 감안해 좀 특별한 꼬냑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해서 받은 꼬냑입니다. 쟝 그로페랑 No.33이구요 1933 - 2019 85년동안 통숙성을 했다고 하네요. 봉본느에 얼마나 있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생짜 통숙했대서 화들짝 놀랐읍니다.
85년 숙성하면 알콜취나 찌르는 맛이 좀 줄어들고 나무맛이 진해질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약간 혀를 짜르르하게 건드려주는 알싸한 맛이 있었습니다.
약간 화이트 트러플스러운 란시오가 있었던거 같은데요, 란시오하면 버섯이라는 고정관념이랑 어제 오늘 식당에서 화이트 트러플 냄새 맡고와서 잘못 느낀걸수도 있겠네요.

바디는 강한 편은 아닙니다. 85년의 세월이 지났으니까.... 처음에는 약간 오렌지가 느껴졌다, 피니쉬에 감초랑 약간 떫은 감 정도의 노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크 초콜릿이나 홍차의 약간 쓴맛도 느껴졌는데 이건 체이서로 홍차를 마셔셔일지도 모르겠네요

나카모리상의 꼬냑 여행기를 들으며 천천히 꼬냑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퇴점까지 30분가량 남았습니다. 몇잔 더 마시고 싶었지만 사전에 예약한 사람들이 있었고 2시간밖에 못먹는다는걸 알고 왔기 때문에.... 남은 한잔은 또 뭔가 특별한걸 마시고 싶었습니다.

1933빈을 마셨기 때문에 여기서 더 늙은 빈티지를 마시는게 좋을것 같은데, 그 정도로 귀한 바틀이 머 땅파면 나오는것두 아니고.... 또 이미 말한 예산을 넘어버렸어서 추천에 상당히 고심하더라구요.
고심끝에 그로페랑의 본 보와 1938년 빈티지를 꺼내주셨습니다.
1938년에 증류 후, 2000년까지 통에서 숙성하다 봉본느로 옮겨져 2019년에 병입했다고 합니다. 48병 한정이구요!

위의 그로페랑 그랑상빠뉴 1933 빈티지보다 마시기 쉬울거라고 하더라구요. 진짜 맛있는 술이고, 노즈에서 강한 우마미를 느낄수 있는 술이다, 그러니 즐겨보는게 좋겠다 하시길래 도전해봤습니다. 돈은 나중에 벌면 되는것이지만 도라스는 2025년까지 문을 닫으니 지금 안마시면 안되겠죠.

노즈는 확실히 감칠맛이 강한, 니혼슈에서 나는 향이 느껴졌습니다. 감칠맛중에서도 약간 일본적인 해산물스러운 감칠맛이랄까...
확실히 위에 그랑상빠뉴 33빈보다 마시기 편했습니다. 노즈에서 약간의 알콜취가 느껴지긴 했는데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구요, 팔레트는 연하게 만든 포도 잼이나 마멀레이드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달고나나 카라멜 정도도 느껴졌구요. 피니쉬는 80% 정도로 나오는 다크초콜렛이랄까... 다소 쓴맛이 있었습니다.

술취해서 뭐라고 글을 마무리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세잔 다 좋았습니다. 가격은 앞에 JLP 1잔, 나머지 두병 하프로 해서 14,890엔 나왔네요.

도라스 가기 전까지는 일본 브랜디계는 좀 고인물이 많다고 들었는데... 전에 일본 모처의 올드바틀이랑 독병 많기로 유명한 고인물 몰트바에서는 오너가 좀 외골수적인 면모가 있었기에 그닥 유쾌한 경험을 하지 못해서 이번에도 꼬냑 전문이라니 좀 외골수적인 사람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지나친 기우였습니다. 무척 친절하고 정중한 접객, 자만하지 않는 인품이 엿보였네요.

어쨌든, 졸문이 길었읍니다.올해 12월 30일까지는 쉬지않고 영업한다고 하시고 내년 서울 바 포루에서 게스트 바텐딩을 할 계획이라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본 아쎄이는 내일 기열 보리술 공장(싸제 용어로는 하쿠슈 증류소) 투어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저녁순검에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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