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초로 먹은 꼬냑, 프라팡 VIP XO 구형
지금도 술 뉴비지만 저 당시에는 스카치도 피딕15 맥12 정도나 깔짝깔짝 사마시던 쌩 뉴비 시절이었던지라 꼬냑은 당연히 문외한 수준이었는데 스타트를 후라빵으로 끊었다는게 지금 생각하니 무척 신기합니다.

달달할거라고 멋대로 생각했는데 딱히 그런 뉘앙스는 안 느껴졌기에 꼬냑이란 술은 별로 마시고 싶지 않다고 느꼈어서 몇년동안 꺼냑은 입도 안댄... 지금은 스카치보다 꼬냑을 더 마시는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한게 웃기네요

첫 바틀 구매 장퓨 트레뷰. 왜 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시 주갤에서(덕호센세 있었던 시절) 후쿠오카에서 살만한 만엔 이하 술 추천해달라 하면 트레뷰가 나왔었던가? 싶네요.
저때는 장퓨가 수입이 안 되었어서 살려면 일본가서 사왔어야 했읍니다. 7천엔 정도로 샀었는데 요샌 슬슬 만엔 정도 찍더군요. 여담이지만 저때 드로낙 18 만엔주고 샀는데.... 트레뷰는 고작 3천엔밖에 안올랐네욤. 꼬냑은 아직까진 가격 상승폭도 그렇게 안 높고 가성비가 좋아서 좋습니다.

이 바틀을 기점으로 꼬냑이라는 술이 아주 훌륭한 술인걸 깨닫게 되어 마침 저때 국내 수입되기 시작한 중소규모 생산자 꼬냑들을 한 잔씩 사서 마셔보기 시작했습니다

레미 마르탱 1738. 크게 기억나는 맛은 아닌걸루...

폴 지로 비에이유 리제르브. 마셔보고 음 나는 폴지로는 그닥 안맞는구나 느낀... 아쉽게도 왜 맘에 안들었는지 이유는 기억이 안나네요

처음 마신 깔바도스입니다. 헐 사과술에서 이런 맛이??? 했었는데 깔바에 빠져들만한 임팩트는 못느꼈네요

다니엘 부쥬 XO, 프라팡 샤토 퐁피뇨 XO
이때 프라팡이 처음 정식 수입됐었던거 같습니다 작년인가 수입사가 바뀌었지만... 부쥬는 그때까지 마셔본 꼬냑과는 다르게, 좀 묵직한 맛이고 통의 존재감이 더 느껴져서 음 이런 꼬냑도 있구나 싶었네요.

파코리 20년. 이때 파코리 정식수입된지 얼마 안됐던거 같은데 다시 깔바를 맛보았읍니다. 맛도 괜찮고 가격도 괜찮고 한번 바틀로 사서 마셔볼만한데? 싶었던.
서양배 맛이 살짝 느껴지는게 좋았던거 같네요

장퓨 셉도르. 트레뷰가 집에 있기도 했고 장퓨 다른 라인업은 어떨까 싶어서 주문했었는데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네요. 그래도 바틀로 산다면 트레뷰 살듯....
장퓨는 트레뷰가 워낙 가격도 좋고 맛도 좋아서 트레뷰 밑으로는 조금 손이 안가는게 있긴 합니다. 한번 트레뷰 말고 그랑 XO는 사볼까 생각하는데 셉도르나 섭틸앤쏘는 그닥 안살듯...

다니엘 부쥬 로얄입니다. 음 확실히 도수가 높다 보니 부쥬 특유의 진득하고 스파이시한 특징이 잘 드러나는... 반대로 말하자면 포도의 맛과 향을 즐기기엔 쉽지 않았네요

프랑소와 페이로 Lot60. 인생 첫 빈티지 꼬냑입니다.
뻬이로는 옛날부터(고대 해병들의 기록에도 나와있음) 빈티지 꼬냑을 가성비 좋게 즐길수 있는 생산자라고 익히 들었었는데 정식 수입 된 이후로도 돈이 업ㅂ어서 못먹다가 취직하고 돈이 좀 생기고 나서야 먹을 수 있었네요.
이 꼬냑에서 처음 란시오란걸 느꼈었습니다. 쿰쿰한 버섯? 새벽 안개 낀 숲의 느낌이랄지...

바쉐 가브리엘센 한복 2. 예전에 장퓨 한복 고민하던 사이에 바로 품절돼서 못샀던 슬픈 기억을 떠올려 이번엔 바로 샀읍니다 그것도 스샵까지 가서... 재수 좋게 거의 막차탔었네요.
테이스팅 노트를 안 썼어서 맛이 잘 기억은 안나는데 바디가 묵직한 편은 아니었고 팔레트에서 옅은 복숭아 정도의 맛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좀 풀냄새 났어서 그냥 그랬었던거 같기도 하고.... 크게 임팩트는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중에 따서 각 잡고 제대로 맛을 봐야겠네요

근데 라벨은 진짜 예쁨 이건 인정해야함 ㅇㅈ? 어ㅇㅈ

그로페랑 팡보아 N87 크리스마스 에디션
축축한 낙엽 느낌의 란시오랑 감초 노즈가 느껴졌습니다. 팔레트는 감초맛도 좀 났던거 같고... 쌉쌀한 맛이 오래 남았었네요.
팡 보아 꼬냑을 처음 마셔본거에 의의를 뒀습니다

장뤽파스케 로르가닉 폴 블랑슈 바 도라스 수입바틀
유기농 꼬냑으로 유명한 JLP의 폴 블랑슈 꼬냑입니다
숙성연수도 10년 남짓 되는 어린 꼬냑이고 도수도 49.2%로 높았네요.
지금까지 거 그랑쌍파뉴 장퓨나 폴지로 이런거만 마셔봤으니 좀 더 다양한 꼬냑을 즐기고 싶다고 하니 추천으로 받은 꼬냑입니다. 마시다 보니 도수가 높아서 맛을 느끼기 쉽지 않을거라며 물 한모금 마신 다음 마셔보라고 했었는데 오 확실히 물 마시고 나니 좀 더 마시기 쉬웠던듯.
요 품종은 어릴수록 포도 특성이 잘 드러난다고 하던데 후추 느낌의 스파이시랑 오프노트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쇠맛도 좀 나는게 쉽지 않았어서... 제 취향은 아니었네요

기왕 한국에서 왔으니 다음잔은 뭔가 특별한걸, 여기서밖에 마시지 못하는걸 마시고 싶다고 하니 나온 꼬냑입니다. 그로페랑 그랑상빠뉴 N.33 & 봉 보아 N.38
조부 출생일보다 일찍 증류된 고오대의 꺼냑입니다. 1933년이면 음... 독일의 힛틀러라는 양반이 바이마르 공화국 총리 자리에 올라 공화국을 멸망시키고 나치 독일이라는 거악이 태동하던 그런 시절....

2018년까지 2차 세계대전, 냉전, 소련 해체, 중국의 부상 등 각종 역사적 사건들을 목격한 바틀들입니다. 여차하면 술 뿐만 아니라 생산자들까지 흔적도 없이 사라질뻔한 대사건들을 모두 헤치고 일본의 바까지 도달해 나에게로 왔다는 생각을 하니 좀 감명 깊더군요.

이때까지 제일 오래 숙성된 술을 마셨던게 맥캘란 추정 1973 빈티지 43년짜리 위스키였는데 순식간에 80년대로 퀀텀점프한....

38은 노즈에서 일본 음식에서 나는 우마미랄까, 바나나의 향이 약간 엿보여서 재밌었습니다. 33은 봉본느에 안 들어가고 생짜 통숙했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좀 스파이시했었던.

이번엔 아르마냑을 처음 도전해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이때 이미 아르마냑이란게 뭔지도 모르고 맛도 안봤는데 무카와로 브와니에 1986 사버린..
바 아르마냑 지방에서 폴 블랑슈 품종을 이용해 맨들었다고 합니다. 연속증류를 하는데도 프루티하고 플로럴한 술을 잘 만드는 생산자들이라고 설명해줬고, 실제로 마셔보니 푸루티하고 푸로랄 했읍니다. 바디랑 팔레트는 꼬냑이랑은 다른 오크통을 쓰다보니 좀 더 탄닌감도 있고 묵직한 너낌...
끝에 약간 민트처럼 화한 느낌이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레이몽 라뇨 오다쥬. 라뇨 사보랑이랑 친척이라는데 둘이 추구하는 맛이 달라서 재밌었습니다. 저날 하쿠슈 증류소도 가고 유라쿠쵸의 위스키 전문 바도 가고... 하루종일 40도 넘는 술만 10잔 정도 마셨고 평균 숙성연수가 20~30년 언저리었다 보니 혀가 쩌들어서 이때쯤이면 슬슬 맛이 잘 기억이 안나는 타이밍이었습니다. 좀 드라이하고 스파이시 했던 기억만 남네요

장퓨 엔원. 장소가 리쿼샵이다 보니까 후딱 먹고 가야하는데다 겨울이라 춥고 글라스도 미묘해서 많은 노트를 찾진 못했습니다. 청포도 과즙 팡팡 터지는 노즈랑 팔레트가 좋았던?
시간을 좀 더 들여서 마셔보고 또 일본시장 한정 장퓨 CF35, 40 같은것도 마셔봤음 어땠을까 합니다. 나중에 와서 해봐야할덧

까뮤 엑스트라 롱넥. 나프탈렌 냄새같은 쿰쿰한 란시오가 인상적이었는데 처음엔 뭐 이런게 다 있나 싶었네요. 진득하고 달달하니 마이구미 젤리먹는 느낌.

그리고 작년 9월에 후쿠오카에서 사온 장퓨 리제르브 파밀리알레. 이거 도쿄에서도 못봤었는데 요새는 후쿠오카에서도 잘 안보인다고 합니다. 살때도 한병밖에 없었는데 막타친건가???
오렌지, 복숭아류의 달달한 맛과 향이 좋았고 밸런스가 뛰어난 꼬냑이었읍니다. 이거 진짜 하루에 한잔은 마시고 싶을 정도...

이상으로 개쪼렙의 부랑디 세계 유랑기였읍니다. 고대부터 포도사과끼린물을 즐겨온 고대의 존재들이 보면 코웃음칠만한 허접이지만 이렇게 모아보니 제법 재밌네용. 다들 부랑디 시작과 끝을 찾아서 글로 올려보면 좀 재밌을듯요. 님들도 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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