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중학교 2학년 시절은 벌써 약 20년 전이다, 

틀딱 생복이들은 알겠지만 그 당시가 마지막 야생의 시기였다.

학폭 이런게 크게 이슈가 아니었던 때였고,

건달,일진 미화 영화가 넘쳐났다.

구릿한 그들의 가오가 몸을 휘감던 그런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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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왕따 생활 시작은 이러했다.

난 어렸을 때, 좋게 말하면 불의를 못참는거고,

나쁘게 말하면 나대는 성격이었다.

난 내가 커서 벡터맨 같은 용사가 될 줄 알았다. 


중1 때, 정신이 좀 불편한 친구가 있었다. 비둘기를 맨 손으로 잡아 반에 들고 온다던지,

수업시간에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던지, 그런 친구였는데

그 때의 나는 이런 친구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나름 챙겨줬는데 

젊고, 열정 넘치던 중1 담임 선생님은

그런 나를 보고 중2에 같은 반에 붙여 잘 챙겨달라 부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좀 껄렁한 친구들이 슬슬 놀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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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한 친구를 괴롭히지 마라! 하며 제지했고

보통 만화에서는 내가 멋지게 제압하는 이야기가 펼쳐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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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나는 키작고, 뽀얀 아이였을 뿐이었다.

초등학생 때 투닥 거리는건 장난이었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다구리를 당했고, 

그 때 이후로 나는 공식 빵셔틀, 왕따가 되었다.


처음엔 오기로 발악도 해봤다. 하지만 나보다 5~10센치는 더 크고,

몰려다니면서 대놓고 다굴을 놓는 애들을 싸움은 커녕 운동조차 안한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싸울 의지는 사라지고, 가스라이팅이라고 하나?

노예새끼마냥 비굴해졌다. 그 전까지는 공부도 꽤 했고, 밝은 성격이었는데

음침해지고, 성적도 떨어지게 되고... 


안되겠다 싶어, 중2 담임에게 도와달라는 편지를 조용히 써두고 나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씹새끼는 종례 시간에

"야 니네 생복이 괴롭히지말고 사이좋게 지내라." 며

몇몇 애들 빠따 두어대 치고 끝내는 바람에 내 학교 생활은 더더욱 지옥이 되어버렸다.

그 날 방과 후에 얼마나 끌려다니며 맞았는지...


가족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아버지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해 집에 잘 못들어올 정도로 바빴고, 

어머니는 이혼해서 따로 살고 계셨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으셨고...


맨날 두들겨 맞고, 돈 뺏기고, 학교 식당에서 혼자 밥먹고, 길가다 등을 발로 차서 넘어지고,

수련회 같은데 가는건 그냥 지옥이었던게 익숙해져가던 차였다.


2학기 때, 교생 선생님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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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교생 선생님은 특히 예뻤다. 지금 생각해도 예쁘셨다.

당시 남중에서야 당연히 초특급 스타였고 그 분 옆에는 학생들이 우글우글 몰려다녔다. 

왕따였던 나도 일찐들 눈치에 말은 못걸었지만

곁눈질로 음침하게 바라보곤 했으니...


그러다 어느 날, 점심시간에 여느 때처럼 좆같은 이유로 트집잡혀 교실 뒷편에서

여러 명에게 둘러쌓여 싸대기를 정신 없이 맞고 있는데,

"니네 뭐하는거야!"

하는 소리와 교생선생님이 보였다. 아마 학생들과 더 친해질 겸, 점심시간에 들려봤겠지.

난 그 순간이 너무 창피했고, 부끄러웠고, 죽고 싶었다. 

그래서 그 분이 따로 나를 불러내 
아이들이 언제부터 괴롭혔냐, 무슨 일이냐, 괜찮냐, 상냥하게 물어봤을 때도 

어린 나는 이전 담임 선생의 행동을 떠올리며 "괜찮아요" 하고 퉁명스레 넘겼다. 


하지만 교생 선생님은 달랐다. 이 사건을 크게 공론화 시켜 학교가 떠들썩 해졌고,

날 괴롭힌 아이들은 모두 징계를 받았다. 한껏 열받은 담임은 얼굴이 시뻘개져 

괴롭힌 아이들을 무지막지하게 팼다. 


그 덕에 나는 왕따가 아닌 "투명인간" 이 되었다.

정말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진짜 없는 사람 취급을 당했는데

더 이상 날 뒤에서 발로 차거나, 돈을 뺏거나, 하는 괴롭힘이 없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였다.

이렇게라도 끝이 났으면 좋으련만 참담한 현실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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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을 휘어잡는 일찐들은

"이제부터 저 교생이랑 말 한마디라도 하면 뒤진다."
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 이후로 교생 선생님도 나처럼 투명인간이 되었다.

이전처럼 밝게 인사해도 학생들은 무시했고, 교생 실습 마지막 날, 떠날 때 파티를 하는데


우리는 잘가라는 메시지가 가득 담긴 칠판도 없었고, 교생 선생님이 사온 도넛은 

모두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그동안 고마웠고, 연락 하고 지내자는 교생 선생님의 말에

그 누구도 눈을 마주치거나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교생에게 미운털을 박은 담임새끼는 당연히 아무런 제지가 없었고...

그 분은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본인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했지만

결국 마지막엔 눈이 빨개지셨고, 도망치듯 교실을 뛰쳐나가셨다.


나?

부끄럽지만 나도 그랬다. 

괜히 일찐들이 그걸 핑계 삼아 다시 괴롭힐까봐 나도 그 분을 애써 외면했다. 

그 조용한 파티가 끝나고 집에 오는 길, 터덜터덜 걸어오다 문득 눈물이 왈칵 났다.

나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약해서 저 좋은 분이 이런 꼴을 당하다니.왜 저 일찐들은 이렇게까지 하는거야

나는 너무 비겁하고 치사하네.난 남자도 아니다.이렇게 된건 전부 내 탓이다...

자기 혐오가 나를 한껏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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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눈물 콧물 땀이 범벅되서 울고 있는 내 눈에 운명처럼 한 간판이 눈에 띄었다.


"XX 체육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