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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아파서 오늘 운동 쉬고 그냥 잡썰이나 적음.


오늘 글은 경험담이니 그냥 아~주 길다.






세줄요약


1. 겸손하자. 세상에 고수들 널리고 널렸다


2. 그러니 아주 겸손하자. 


3. 깝치면 자기 자신만 손해다.











그건 바로 '겸손함' 이라고 생각함.


(* 물론 복싱이 아닌 타 종목의 운동과 타 분야 등등 마찬가지)


내가 '겸손함'을 늘 생각하는 계기가 크게 2가지가 있음.


하나는 프로 준비하시는 분과 메도우를 했을 때


다른 하나는 어떤 지방의 한 체육관에서 경험했던 일





첫 번째 이야기를 적어보자면


당시 체육관에서 내가 오래 했던 사람이기도 했고


(당시 체육관이 슬슬 하락세에 들던 시기)


오랜 기간 기본기를 익혔으니 메도우를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근데, 당시 시간대에 초보자가 많았고


프로를 준비하던 분이 계심.


그래서 정중하게 메도우를 부탁함.


그 분도 흔쾌히 받아주심.


솔직히 첫 메도우 스파링이어서 그런지 너무 떨었다.


그리고 속으로 든 생각은...


'한 10대는 칠 수 있겠지? 그리고 버틸 수 있겠지' 이 생각만 들음.


(* 참고로 메도우는 2R 정도 진행하기로 함)


하지만 결과는 매우....암울했음.


일단 링에서 위빙, 더킹을 오래 연습한 부분이 1개도 안나왔다.


나중에 그 분이 말하시길 엄청 살살 했다고 하는데


주먹을 내지르면 내 머리랑 몸은 그냥 샌드백이 되었고


주먹은 마치 뭐랄까... 벽돌 같았음.


솔직히 정말 다른 세계 같더라.


살짝 쳤는데도 머리가 '띵! 하면서 멍~'해짐.


결국 한 20초인가 30초 남기고 바로 종료함.


사실 이 메도우를 하기 전까지


나는 내 실력에 대해서 '충분히 링에서 바로 연습한게 나올 수 있다.'


이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솔직히 건방진 생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오래 했었으니 이런 생각도 스멀스멀 들기도 했었고.


허나 1R도 다 못 끝낸 메도우를 하면서 정말 난 우물안의 개구리라고 생각했다.


이후에 체육관에서 나에게 아마추어 대회 제의를 했으나...


(* 당시 오래 하셨던 분들이 다 그만뒀던 시기)


집에서 반대가 너무 거하게 나옴.


(지금까지 내 인생을 회고하면서 후회되던 일 중 하나.)


그치만 저 짦은 경험이 나를 정말 조금 뽕이 차오른 상태를 얌전하게 해줬다고 생각함.


(* 여담이지만 복싱에서 자신감에 뽕차오르는 시기가 한 4~6개월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저 메도우 일을 겪고 나서 정확히 5년 뒤...


본인은 지방에서 잠시 살았었는데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을 해주는 시청 복싱 체육관에 가서


(참고로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라서 그냥 마음껏 이용해도 되었음.)


거울을 보며 혼자 자세를 잡고 있었다.


(* 당시 복싱을 오래간만에 해서 기본기를 다지려고 쉐도우에 중점을 크게 뒀음.)


근데 내 옆에서 콩콩이 자세를 취하며


소위 말하는 사마귀 가드를 취하면서


(근데 되게 좀 엉성하게 했음)


자세를 잡던 아재가 한 명 있었음.


(* 솔직히 내가 복싱을 했던 체육관에서 저랬으면 100% 관장님이 한소리 하셨을거라고 본다.)


아무튼 그 분의 가드를 보면서 '참..가드 이상하게 하시네' 


이 생각을 하며 내 운동에 전념했음.


그러다 그 아재... 아니 그 양반이 나한테 대뜸


'어이. 자세 한 번 잡아봐.' 이러는게 아닌가.


당시 내 나이가 20대 중후반이었고 심지어 나는 그 사람과 초면이었다.


그리고 나이대가 얼추 내 삼촌뻘은 되었다.


내가 '네?' 이러자 '자세 한 번 잡아봐' 이러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나에게 링으로 올라가서 쉐도우를 해보라 하길래


기분은 매우 더러웠으나 나보다 어른이기에 응해줬음.


한 40초 정도 잽-원투를 하며 앞, 뒤로 워킹 스텝을 밟았는데


그걸 보더니 나에게 어느 정도 했냐 묻더라.


'한 1년 반 ~ 2년 정도요.' 라고 하니...


'헛 배웠네.' 이 지랄을 하시더라.


(진심 지금 생각해도 참...ㅋ)


내가 정확히 복싱을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는데


솔직히 오래한 티를 내기도 싫어서 밖에 나가면 그냥


'한 1년 했어요..ㅎㅎ' 이러고 마는데


엉성한 가드로 이상한 추임새를 넣으며 쉐도우를 하던 사람이


(당시 '헛차~' 이 지랄 하면서 가드 잡음)


나한테 훈수를 둘 레벨이 전혀 아닌데... 화도 너무 났고 기분도 매우 더러웠지.


그러면서 바로 나에게 '일단은...'이러면서 자세를 훈수 두려고 하길래


내가 바로 '아저씨. 프로나 아마 생활 하셨어요?' 이러니


'어...음.. 일단은..' 이러면서 말을 자르는게 아닌가.


나는 계속 프로, 아마 생활 경험을 물으니


대단하신 아재께서 표정이 썩어지시고는 잠시 전화를 받으러 나감.


그리고 10분 뒤 다시 오더니 '자, 일단은..'이러면서 훈수를 또 두길래


'아니 그러니까 하셨어요?' 이것만 물어볼게요.


이러니 본인의 기분 나쁨을 얼굴에 표현하고는 다른데로 감.


당시 정말 운동을 할 기분이 확 사라지고


분이 너무 안 풀려서 한 10분 정도 쉬고 쉐도우를 하고 있었음.


(쉐도우를 하면서도 화가 너무 나서 '후...'이러고 쉐도우 진행함)


근데 다른 사람(A)에게 또 훈수를 두더라.


(나중에 다른 사람(A)에게 '저 사람 알아요?' 이러니 모른다고 대답함.)


보다가 기가 차기도 하고 화가 아직도 안 풀려서 스트레스 해소하려고


샌드백을 2라운드 정도 정말 살벌하게 쳤다.


'씨발새끼야. 똑똑히 봐' 이런 느낌으로 살벌하게 침.


(여기서 욕설이 거북한 애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나한테 선 넘은 시비를 걸은 사람은 정말 사람 취급을 안한다.)


2라운드가 끝나고 반말을 하시던 양반이 나에게


'저 혹시 프로복싱 배웠어요?' 이러더라.


어이도 털리고 기가 차서 '왜요? 헛 배웠다 하시게요?' 이러니까


본인이 빡친 표정을 짓고 나중에 저 멀리서 거울보고 콩콩이 스텝 하시더라.


나중에 운동 끝나고 야려보는 눈으로 인사는 하고 갔다만


나중에 복싱장 관리하는 코치에게 이야기 듣기를


잠깐 서울에서 한 6개월 깔짝 배우고, 지금 체육관에서 훈수를 엄청 둔다고 그랬음.


내가 인상착의와 글러브 특징, 겪은 이야기를 하니 코치님이 한숨 쉬시며 한심하게 표정 짓더라.


운동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기분이 더러워서 그 날 소주에 짜장면 먹으면서


더러운 기분을 곱씹었던 기억이 있었지.




여기서 내가 말을 하고 싶은 것은 모든 분야에서 '좀 했다' 이 생각을 하면


사람이 자만심에 빠지기 쉽다고 생각 들었다.


나도 솔직히 년수만 따지면 도합 한 10년 가까이 했던 놈이지만


년수가 밥을 먹여주지도 않을 뿐더러 배움에는 끝이 정말 없다고 느끼더라.


내가 만약 메도우를 경험하지 않았으면 분명 내 실력에 대해서 자만 했을 것이라고 본다.


정말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분의 이름과 얼굴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 때의 기억은 선명하다.


그 분에게 유효타를 허용하고 한 대도 못 때려서 기억이 남는게 아니라


거울을 보며, 샌드백을 보며 연습을 그렇게 했는데 1대를 못 쳤던게 허무하면서도 어이 없더라.


진짜 복싱은 늘 배우면서도 모르는게 복싱 같다.


아니 모든 분야가 그렇다고 본다.


정말 그 날의 메도우가 아니었다면 난 정말 자만심에 취해서 엉터리로 복싱을 했을 것이다.


그러니 모든 분야에서 겸손하고 또 겸손하자.





근육통이 좀 있어서 운동 대신에 잡썰 하나 적었네.


쓰고 나니 드럽게 재미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