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벗겨내려 박박 문지르고 물로 씻어내도 그 허물은 벗겨낼 수 없었소.

분노에게서 도망치려 두 발을 힘차게 굴러도 그것과 더 가까워질 뿐이오

좌절에게 짓눌려 고개를 들 수 없을 때에도 두 눈만은 위를 바라보기 위해 발버둥쳤소

그러나

아픔이 남기고 간 흉터는 더 깊게 뿌리를 내리고

분노는 이미 내 친구라도 된 것처럼 늘 나의 곁에 함께 있어주었으며

좌절의 쇳덩어리는 이리로 저리로 기울어 마침내 나의 방향감을 상실시킬 뿐이었소

이제는

이제는 그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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