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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 발표 직전에 금융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대규모 베팅 거래가 발생하면서, 내부자 거래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이란과의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하기 약 15분 전,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가 약 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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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 발표 직전에 금융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대규모 베팅 거래가 발생하면서, 내부자 거래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이란과의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하기 약 15분 전,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가 약 4억3천만 달러 규모로 집중적으로 체결됐다고 로이터가 23일 보도했다.
런던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기준 약 4260계약인 이 거래는 유동성이 낮은 ‘장 마감 이후’ 시간대에 이뤄졌다. 당시 시간대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거래이다.
이런 거래 패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월 이후 유사한 시점과 방식으로 최소 네 차례 대규모 베팅이 발생했다.
지난 3월2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력 인프라 공격 연기를 발표하기 직전에 약 5억 달러 규모의 하락 베팅이 있었다. 4월7일에도 휴전 발표 수 시간 전 약 9억5천만달러가 가격 하락을 예측하는 방향의 포지션을 잡았다. 이어 4월17일에는 이란 외교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시사하기 약 20분 전, 약 7억6천만 달러 규모의 베팅이 포착됐다. 4월 들어서만 누적된 관련 거래 규모는 약 21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의 휴전 연장 발표 직전의 거래 당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91달러에서 100.66달러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에는 가격이 급락해 1분 내 96.83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9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정황은 단순한 투기적 거래를 넘어 정책 정보 사전 유출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특히 거래 시점이 정책 발표 직전 수십 분 이내로 반복되고, 거래 규모 또한 수억 달러 단위로 집중된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당국 역시 이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미 정부는 3월 3일과 4월7일 거래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 변화 직전에 이뤄진 원유 선물 거래 전반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백악관도 직원들에게 정책과 관련한 금융시장 및 예측시장에서의 거래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거래들을 두 가지 축에서 해석하고 있다. 첫째는 내부자 거래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 접근 가능한 인물 또는 네트워크가 시장에 선제적으로 개입해,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둘째는 알고리즘 및 정보 수집 능력이 고도화된 헤지펀드나 트레이딩 하우스가 외교채널 움직임이나 군사 배치 변화 등 비공식 신호를 통해 결과를 선제적으로 예측했을 가능성이다.
후자의 경우에도 거래 타이밍이 지나치게 정밀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분석 능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우세하다. 특히 거래가 유동성이 낮은 시간대에 집중된 점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포지션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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