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5b447ce80d5097148d86af4


악마들은 늘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미곤 합니다.

참고로 악마라고 하는건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단어일 뿐입니다.

그들은 훨씬 길고 지루한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세계에 첫 그림자가 드리울 때부터 살아왔던 오래된 인간들이에요.

입에도 올리기 끔찍한 일들을 벌여오던 녀석들이었어요.

소환 의식도 그들이 자주 일으킨 일 중 하나었죠. 


다른 세계에서 사악하고 강력한 존재를 불러오려는 의식은 고작 어린아이를 데려왔을 뿐 아니라

소환 의식의 여파로 건물이 붕괴하여 현장의 악마들을 몰살시켰다는 점만 제외하면 꽤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죠.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dbe45ced6d3077048d89ba1


사시사철 빨간 패딩을 고집하는 평범한 버릇을 가졌던 소년은

이제 더 이상 평범한 소년이 아니었습니다.


악마의 기운이 옷에 깃들어 손을 대지 않고도 멀리 있는 것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게 되었지요.

이제 겨울철에 주머니에서 손을 안 빼도 되겠구나. 소년은 생각했어요.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5bb4439b82d65e7c48d86b22


다행히 그가 얻은 힘은 꽤나 간단하게 작용했어요.

그가 머리 속으로 선을 그으면 물건은 절단나고 그 선을 유지하여 떠오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생각을 추상적인 초능력이 따라가다니, 매우 간편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죠.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be8179c81d5597048d8aa23


덕분에 소년은 아무리 평소처럼 멍하니 있어도

머리 부딪히는 일 없이 걸어다닐 수 있었죠.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abe4acbd5820a7c48d8a8d4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는 괴물을 너무나도 손쉽게 죽여버린 후

소년은 자신이 가진 힘에 대해 처음으로 사색에 잠겼어요.

평소에는 상어는 왜 날개가 없을까같은 거나 생각하는데 그에 비하면 많이 발전한 셈이죠.


이렇게 강한 힘으로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학교를 부수는 것도 좋겠지만 여기는 학교가 없는 거 같았어요.

아니 자세히 보니 여기는 자기가 살던 세상이 아니었어요.

아마 소년의 인생에서 정신이 화들짝 든 최초의 순간이었을 거에요.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9bb41ce81d1597648d8be5f


소년은 이제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의 이사를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무거운 건물도 손쉽게 옮길 수 있었죠.


손을 안 쓰는데 왜 손쉽게라는 말을 쓸까요.

네, 이딴 게 소년이 평소 생각하는 거였어요.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dba16cd8280087048d81d0f


빨간 옷을 입고 다니는 소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바로 도시 위로 떨어지는 하늘고래의 사체를 막아낸 사건이었습니다.


이제 소년은 건물이나 큰 짐더미를 하나씩 옮기는 잡일에서 벗어나

더 규모가 큰 잡일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4b84acfd7d05e2648d8a8fd


괴물만 만나면 무조건 산채로 봉인하려고 하는

사각형 편집증이 있는 노인도 만나긴 했지만 딱히 중요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이 노인의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는게 좋겠죠.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9b446cad683597148d886f7


소년은 마법을 믿지 않았어요.

마법은 판타지 소설에나 나오는 거였죠.

보이지 않는 힘이 세상을 움직이게 만든다니, 대체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9b546cdd1850b2148d80c39


소년은 오늘도 크고 작은 일을 도우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일을 도와주면 사람들은 늘 잔치로 대접해주거든요.

밥을 하는 건 늘 귀찮잖아요. 나쁘지 않은 노동의 대가인 셈이죠.


원래 세상에선 그를 기다리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지만

원래 별 생각이 없으니까 괜찮을 거에요.




















viewimage.php?id=2ebcc232eadd36&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c84e7228772104bd198739fcc92e19390bde114a4a82f04153020810bbc47c886d00f7348d87151


그리고 두번째 인간이 도착했습니다.

그는 어른이었고, 냉혹했으며, 가학적인 취미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소환한 악마들을 문 그 자체로 만들어버리며 나타났습니다.

악마들의 힘은 그에게로 흡수되었고, 그를 더욱 위험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 세계에 자신과 같은 곳에서 온 다른 이가 있는지 아직 모릅니다.

아직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