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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마술과 주술 중에서

강령술만큼 기피받는 것은 없다네.


오, 그 빌어먹을 마술이

인간의 고귀한 영혼을 모독하기 때문은 아니야.

냄새가 많이 나거든.

아주 지독하게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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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이미 죽은 자들과 대화하고 싶어 강령술에 손을 댄다네.

하지만 되살아난 산송장들은 생전의 그 사람이 아니라네.


영혼은 세상의 장막 건너편으로 떠난 뒤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거든.

그냥 그 사람의 흔적에 불과하지.



그냥 신비하고 기이한  현상을 다룰 뿐인 마술사가 아니라

진짜배기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은 이걸 다 알고 있는데

알다시피 그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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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주받을 힘을 보다 실전적으로 써먹으려는 강령술사도 적지 않지.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종을 만들려는 자들.

굳이 그걸 시체로 이루려는 역겨운 변태들.

진짜 더럽다, 이 구더기같은 놈들.


이런 자들 중에서도 독창성을 추구하는 자들은

시체에 자신만의 개성을 더하는 연구를 멈추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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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이런 저런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네.

시체가 강령술사를 죽이는 일은 너무 흔해서 이야기할 가치도 없고 말이야.


지금 바로 뇌리를 스치는 일화로는

마을 공용 무덤에 안치된 재를 사용해

죽은 아내를 되살린 남편을 떠올릴 수 있겠군.


멍청이 아닌가. 적어도 아내의 잿가루만큼은 따로 보관해놨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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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령술사가 없더라도 시체가 되살아나는 일도 가끔 있다네.

원념이 불러일으키는 현상이라는게 워낙 신비하고 다양하니까.


살아있는 묘지의 행군은

에버튼의 재미없고 보잘것 없는 역사에

나름 흥미로운 한 줄을 더해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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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건 저런 시시한 시체들 따위가 아니야.


죽은 자의 원념을 되살린다는 개념을 가지고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해석한 인재들의 이야기지.


관짝을 끌고 다니다가 수틀리면 그 지옥 관문을 열어버리는

장고의 이야기는 모르는 이가 없지.

D는 묵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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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게 해골이나 되살리는 푼수들도 있는 반면에

간혹 제 멋대로 강령술을 써먹는 천재들도 있기 때문에

우리같이 평범한 이들은 언제나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네.


이 근방에 묘지가 있는지, 혹은 전쟁이 벌어진 적은 있는지

주변을 잘 확인하는 건 기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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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강령술사로 인정하는 자들은 그런 자들이야.

강령술의 개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 내린 자들.

진짜 마법사들과 비슷한 경지에 오른 자들.


사물의 망가짐조차 죽음으로 해석하고

죽은 영혼의 용도를 재해석하여 구현하던

어린 소년이 생각나는군.



벌써 백년이 넘게 여행 중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하나도 늙지 않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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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체 일부를 죽인 뒤

특수한 혼체로 되살려 무기로 사용하는 자도 있었지.


그냥 바보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원래 그런 광기 없이 저 길에 발을 들이기는 불가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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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에 잠들어 있는 생물을 되살리던 자도 있었지.


마법이 잊혀진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그 아이의 강령술 역시 독창적이고

무엇보다 존나 멋있는데 어찌 그만 빼놓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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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산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도록 도왔던 자도 있었어.

덕분에 눈먼 거북이 숲과 초록 도시는 불타 사라졌다고 하네.

그는 온갖 자연물 중에서도 산을 으뜸으로 쳤거든.


인간이나 숲은 다시 자란다는 논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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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 속에는 혈통의 정보가 담겨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낸 학자도 있었다네.


덕분에 그는 시체 없이

자신의 몸을 매개로 조상을 불러낼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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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그대들을 원 없이 조롱했지만,

강령술사들이여, 언제나 망설임 없이 정진하게!


다른 이들의 개소리는 무시하고!

어찌 생명을 욕보이냐는 그런 헛소리!

어차피 원념과 잔존 의식일 뿐 진짜 영혼도 아닌 것을

어찌 모독할 수 있단 말인가?




그대들만의 어둡고 더러우며 변태적이고 광기 어린 쓰레기짓으로

항상 세상을 놀라게 하기를!

오로지 그대들만이 그런 기적을 보여줄 수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