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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실화)

지금도 가끔 할아버지는 어떤 삶을 살아오셨을까, 자제분들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하신 걸 알면 어떤 마음일까, 한국 입시의 문제인가, 아니면 한국 입시만의 문제인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냥 저 지하철에서 그 날 있던 모든 일들이 너무 우스웠던 것 같아요.



같이 보면 재미있는 수능 망한 만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cartoon&no=601529#focus_cmt

그냥 수능 개같이 멸망한 만화 ㅋㅋㅋㅋㅋ - 카툰국내 최대 커뮤니티 포털 디시인사이드. 힛갤러리, 유저이슈 등 인터넷 트렌드 총 집합gall.dcinside.com


(동일인물임)





*옆자리 승객분이 실제로 저를 비웃은 게 아니라는 사실은 금방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아무리 할아버지라지만 학벌 논리로 사람의 인격마저 짓밟고 있는데 저에게 실제로 타격이 없던 것은 둘째치고 그걸 몇 분 동안 맞장구까지 치며 들어드리던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순간적으로 여자분이 저를 비웃는다고 느꼈던 것입니다.


또 솔직히 말하자면, 할아버지의 말씀을 가만히 들어드리는 과정에서 약간의 우월감을 느꼈습니다. '어차피 나는 명문대인데'하는 마음에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상처가 될 일인 것을 알면서도 알량한 우월감에 그냥 호응해드렸던 것 같습니다. 동시에 학벌 사회에 대한 환멸과 죄책감 또한 느꼈습니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는 자제분은 지금 이런 대화가 오가고 있는 상황 자체도 모르실 텐데 내가 이렇게 마음속으로 비교하고 내 대학이 더 낫다는 사실에 위안한다면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내가 이 할아버지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하는 복잡한 감정들이 오가는 와중에 우연히 여자분의 반응을 보게 되었고, 그 비웃음이 정말로 어떤 의미였는지와는 관계 없이 저 스스로에게 느끼던 부끄러운 감정을 전부 들킨 것만 같아 '나를 비웃는다'라고 짧은 순간 느꼈습니다.


이것에 대한 해명 없이 만화를 그린 이유는 '왜 저 사람은 여자가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했을까'를 보신 분들이 한 번쯤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댓글에서도 제대로 된 말을 삼갔는데, 아무래도 제 표현력 문제로 전달이 잘 되지 않은 것 같아 굳이 말씀드립니다. 동시에 이 상황을 모두 관조하며 웃는 사람이 존재했다는 사실에서 지하철에서 있던 모든 일들이 하나의 블랙 코미디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그 감정을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또 할아버지를 비웃었다는 내용을 만화에 그대로 옮기기에는 별로 도덕적이지도 않은 것 같아서도 있습니다) 만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끄러움'이 일종의 주제였던 것 같습니다.


또 이 만화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