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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가체점을 했는데 저번주 내내 내리던 비가 내 체점표에 내리고 있었다. 저저번 달 모의고사가 이모양이었으면 수능까지 6개월 남았으니까 한달에 한과목씩 마스터하면 될텐데… 아아아아 모르겠다. 7월 모의고사부터는 성적이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오르진 않는다던데. 앞에 앉은 사람의 발냄새가 그대로 나는 독서실에서 울적해졌다. 떡볶이 먹고싶다. 


강원대나 어디 국립대에서 5.5 가지고 들어갈 과 있나? 오르비에서 보니까 8등급이 숭실대에 들어간적이 있다던데. 제발 나도 쫌! 예수님 저 교회 자주 다녔잖아요. 토요일, 일요일 주일학교도 꾸준히 나가고 평일에도 야자빼고 말씀 들으러 갔잖아요. 제발 뭐 좀 안돼요? 나 대학 좀 보내 달라고요! 


폰 위로 작년에 교회에서 친한 언니가 ‘뭐해’라며 카톡이 왔다. 부럽다. 나도 그냥 일년이 지나고 대학교1학년이었으면 좋겠다. 이 똥이 안마려운듯 마려운 압박감, 그리고 마라처럼 매운 짜증때문에 몸이 확 달아올랐다. 읽씹을 했지만 언니한테서 카톡이 왔다. 다음주에 대학교 간다는 둥, 교회사람들 잘 있냐는 둥, 태현이 군대 갔냐는 둥, 지 할 말만 늘어놓는 것도 너무 짜증났다. 


앞에 발냄새가 다 들리게 공기 가득 넣은 목소리로 ‘시발’ 거렸다. 폰을 손에 가져다 대고 언니 알람을 끄려다 실수로 카톡방에 들어가졌다. 지금 할 말도 생각 못했다고! 언니는 할 말이 계속 있었는지 언니쪽 대화에 점점점이 있었다. 내가 대화를 읽어버리고 언니 말풍선의 1이 사라지자 언니의 점점점이 사라졌다. 빨리 빨리 뭐든 생각해내자. 


‘언니 저 오늘 모의고사 봤어요…ㅠㅠ’ 위기일 때 강한 나 자신, 칭찬해. 

‘대ㅐㅐㅐㅐㅐ박! 어땠어?’ 언니가 쓰는 갱얼쥐 이모티콘 귀엽다 ㅜㅜ.

‘간신히 666 피해쓰요… 쫌만 더 틀렸으면 사탄 따라갔을듯ㅋㅋㅋ쿠ㅜㅜㅜㅜ’ 

‘ㅋㅋㅋㅋㅋ큐ㅠㅠㅠ’

‘언니 저 어떡해여… 내 인생 끗짱나무ㅜㅜ’

‘나도 7월 모의고사 작년에 재수 생각났었어ㅜㅜㅜ’

‘그러다가 수능 때 바로 찍은 거 다 맞아버렸 ㅋㅋㅋㅋ’

‘그 떄 수능 가체점 하고 집에서 엄마랑 찬송가 불렀잖앙’

‘헐…대박…부러워요ㅜㅜㅜ 저도 언니 기 받아가고 싶어요ㅠㅠ’

‘ㅇㅇ 언니는 수능 대박나라고 기도 열심히 해줄게 ㅇㅇ 아직 4달 남았잖ㅇ나 ㅎㅇㅌ’

‘꺄ㅑㅑㅑㅑㅑ 언니밖에 없어우ㅜㅜ’



이 언니가 좀 푼수긴 해도 언니 덕분에 기분이 나아졌다. 이어폰 배터리 간당간당하네… 한쪽씩 번갈아 가면서 충전하면서 팬들 콘 촬영영상이나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