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입양해온건 2014년이다
당시에 고양이에 대해서 잘 알지못했어서 품종묘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입양사이트를 둘러보다가 눈에띈게 '뱅갈믹스' 라고 소개에 적혀있던 코숏친구였고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던 나는 뱅갈? 그거 귀한거아님? 하고 냅다가서 5만원주고 데려옴
대충 믹스고뭐고 코숏은 코숏이다 라는걸 알게된게 2년정도 지나서 였는데
그쯤엔 이미 그런건 상관없을 정도로 좋아했었음
왜 그런거있잖아 어떤 인연이든 외모보다는 성격이 맞아야 오래가는거 ㅇㅇ
반려동물이 20년인생에 처음이였던 나는 좀 많이 서툴렀다
똑바로 훈육하는 방법을 알지도못하고 무지성으로 혼내고
많은것을 제약했다
중성화 수술도 귀찮다는 핑계로 4살때 해주고
놀아주는것도 어느날부터 띄엄띄엄 하게됐다
가장 후회하는것들임
조금만 덜 혼낼걸
고양이 행동범위에 제약을 조금만이라도 덜둘걸
좀더 관심을 많이주고 많이 놀아줄걸
이별은 불현듯 찾아왔음
평소처럼 지내던 어느날 갑자기 밥을 안먹더라
뭐지? 하고 대충넘겼는데 그다음날 또 그럼
더위에 밥이 상했나? 해서 다시줬는데도 안먹음
이상하더라고
그래서 그다음날 반차쓰고 동네병원에 갔는데
거기 의사가 하는말이
좀 더 큰병원에 가봐야할것 같다고 하더라
왜인지는 주저리주저리 설명해주는데 패닉상태라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음
그냥 멍 한 상태에서 소개받은 큰병원으로 가서 1시간정도 진찰받고 기다리니까 의사분이 날 부르더라
그리고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는데
결론적으로 전염성 복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였음
전염성 복막염이 뭐지? 했는데
쉽게말해 고양이 코로나 라고 하더라
치사율이 굉장히높고 자연회복은 0.5%확률이라 했고
신약을 구해서 투약하셔야 하는데 국내에선 불법이라 병원해서 구할수도, 투약하는걸 도와드릴수도 없다
비용도 만만치않으며 완치가 될 확률도 30%정도밖에 되지않는다
정말 복잡한감정이 휘몰아치는데 가장 고민됐던 대목이 비용이였음
막 독립한 사회초년생이다보니 쓸데도 많고 학자금대출도 많이 남아있어서 금전적으로 힘든데
병원비도 쩔쩔매가면서 내는 처지에 내가 알아본 가격으로는 뭐 내 능력을 벗어나있더라
그러면서 내 무능함에 환멸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고민을 하다가 거의 확실시된 4일차에 퇴원시키고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로 마음먹음
그렇게 2주가 지났고 그 기간동안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됨
2금융권 대출이나 장기라도 팔아야하나? 하는 생각 까지 했는데 그러진 않게 됐고
그저 죄스럽고 죄책감만 느껴지더라
미안하다는 말을 몇천번은 한거같음
그렇다고해서 내가무능하고 바뀌는건 없지만
그래도 어떤식으로라도 그걸표현하고 싶었던거같음
그저께까진 평소보다 조금 더 힘이없는 고양이느낌으로 함께했음
그러다 돌연 어제부터 안가던 구석진 장소로 자꾸 가더라고
쌔했지
고양이가 죽기전하는 행동 같은거에서 본적이 있으니까
그래서 한숨도 안자고 계속 옆에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개구호흡을 하기 시작했고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에 몸을 못가누더라
깜짝놀라서 평소에 고양이가 좋아하던 내 옷무더기에 눕혀놨는데
헐떡거리면서 개구호흡을 하는데 아 설마 하는생각이 들었고
잠시후에 발작증상을 일으키면서 갈색 비스무리한 구토를 하고 떠났음
2주동안 더럽게 울어서 마음의 준비가된거라 생각했는데 또 눈물이 나오더라
좀만더 잘해줄걸 좀만덜혼낼걸
그렇게 장례식 치뤄주면서도 계속울고 화장 할때는 오열하고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서 잠들고 지금 일어나보니 너무허전하다
이번 기회에 느낀게 나같이 능력없고 쓰레기같은 사람은 반려동물을 키우면 안된다 였음
그래서 물품들도 다 버렸고 이젠 다신 키우지않을거라는 다짐을 했음
뭐지 이새낀 싶을건데 걍 일기쓴거임 친구없찐이라 말할곳이 커뮤말고는 없거든
다음생에는 나같은 병신새끼 만나지말고 더 좋은 집사한테 갔으면 좋겠음
갤목록 지우고 탈갤한다ㅂㅂ
나도 어릴때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죽고나선 동물 절대 안키움
고양이 고별가서 안아프고 잘지낼거야 마음 잘 추스리고 힘내
힘내라ㅠㅠ - dc App
최선을 다했네 고묘의 명복을 빕니다.
무책임하게 힘내라는 말은 안한다 벵갈믹스는 분양도 잘 안되고 결국은 보호소 안락사행이다 너는 막상 많이 못챙겨줬다고 후회 하지만 그 고양이는 너 같은 집사 만나서 행복 했을거다
글 보니까 고양이 많이 좋아했다는 게 느껴짐 아마 걔는 너게이같은 집사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냈을거다 너무 자책하지마
치료 확률도 높지 않고 방법이 많지 않은 병이라 어쩔 수 없었던거지 네가 못해준게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마라. 너랑 사는동안 고양이는 엄청 행복했을 거야 - dc App
너가 키워준거만으로도 행복했을거임
인구 99% 털바퀴 싸다구치는 상위 1% 삶이였네
복막염이면 네가 지금 한 것의 네 배로 노력을 들여도 죽었을 수 있음. 그만큼 치사율이 높은 병이기도 하고... 네가 글에서 아쉽다고 한 그대로 다 해줬어도 결국 떠난 애한테는 계속 아쉬운 점이 생기니까 자책하지 마
너가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할거야
그런건 어쩔수 없다 걔도 널 탓하진 않았을 거라고 본다 ㅇㅇ
그래도 마지막을 함께 했으니, 그 얘한테도 미련은 없었을 거다. 그러니 슬퍼하지 마라.
맞아 지인 고양이 복막염 걸렸는디 약값만 어마어마하더라
ㅠㅠ\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