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딘가, 불법적치물 안에서 간신히 살아가는 무엇인가가 있음
그것은 푹푹 찌는 더위에 몇 주간 안씻은 몸을 벅벅 긁다가 이제는 끈적해진 이불 위로 폰을 던짐.
뒤엉킨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허전해진 정수리가 만져질 무렵, 허겁지겁 나머지 6개의 폰들을 살펴보다가 갑자기 노호성을 내지름.
'짜이짜이...!"
'짜이짜이 너 이런거 못먹어봤지'
그것은 주로 접속하는 사이트에서 연달아 올라오는 음식 사진들에 분노하며 옆에서 발효되고 있던 풀죽을 금이 간 거울에 내던짐.
다행히도 깨진 거울은 그것의 얼굴을 반사하지 못하고 오물범벅이 될 무렵, 그것의 아버지가 찾아옴.
그것의 아버지는 요즘따라 침통한 얼굴이었음.
하지만 그것은 전혀 개의치 않았음.
그것에게 자신의 아버지는 당연히 보험금과 연금을 전달해줄 매개체에 불과했고, 그는 그 돈으로 할 일들에 벌써부터 계획을 전부 짜놨기 때문이었음.
근데 웬일일까, 평소에는 자신을 거들떠 보지도 않던 아버지가 외식에 데리고 가더니 온갖 산해진미를 진상하기 시작했음.
그것이 게걸스럽게 음식을 씹어 삼켜갈수록 수심이 드리웠던 아버지의 얼굴은 점차 근심이 사라지는듯 했음.
간혹 거기서도 힘을 내야한다는둥,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좋다는둥 알 수 없는 소리를 했지만, 간만에 먹는 제대로 된 음식에 그딴 사소한 일들은 신경쓸 겨를이 없었음.
그렇게 누군가의 하루가 또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정신을 차릴 무렵, 그것은 자신이 익숙한 곳에 다시 찾아온걸 깨달았음
그곳에 있는 조센징들은 지겹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음.
그렇게 망치가 땅땅하는 소리가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천천히 다가와 팔을 묶기 시작했음.
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걱정도 없었음.
어차피 집행유예인데, 집행유예는 무죄나 다름없었으니까.
근데 그 순간, 자신을 포박하던 사람들이 다 찢어져 헐렁해진 주머니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던 폰 7개를 압수해가는걸 목격함.
당연히 괴성을 내지르면서 몸을 비틀지만 그 사람들은 꿈쩍도 하지 않은채 엄한 목소리로 자신을 꾸짖음.
그제서야 천천히 주변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음.
철창쳐진 버스 안에서, 고개를 푹 숙인채 자신을 향해 눈을 흘겨보고 있는 사람들.
그것은 디시러들을 찾으면서 울부짖었지만, 그 이후 누구도 그것을 다시보지 못했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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