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쯤, 주인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그 전까지는 때려죽여도 안 하던, 대청소를 시작했다. 조던 피터슨의 명저라도 읽었던 것일까. 문제는, 그 전까지는 쓰레기장이었던 방을, 너무 깨끗하게 치워버렸고. 그 쓰레기장은 야옹이의 숨숨집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비록 나의 필요에 의해서, 청소를 하긴 했지만. 너의 잠자리가 없어져서 가슴이 아프구나..”
감수성이 풍부했던 주인은, 야옹이한테 미안한 마음으로, 고양이 누빔 숨숨집이라는 것을 사주었다. 청소로 그동안의 야옹이의 서식지를 파괴한 죄책감이었을까.
처음 고양이 누빔 숨숨집이 도착했을때. 주인이 야옹이를 거기에 집어넣었지만, 야옹이는 거기가 불편한듯, 금방 다시 나왔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자신의 털을 핥고 있는 야옹이를 보며, 주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에게는 골판지 상자가, 비단으로 만들어진 숨숨집보다 편안한가 보구나. 예전의,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바닥삼아 안빈낙도를 꿈꾸던 선비들을 보는것 같구나.“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야옹이가 고양이 누빔 숨숨집에 들어가 박혀 있는 일이 많아졌다. 주인은, 한편으로는 비싼 돈을 주고 산 물건이 제 가치를 하게 된 것이 좋으면서도, 묘하게 복잡한 마음이었다. 그 전까지 그녀는, 택배박스 하나만으로 의식주와 놀이를 해결하던 검소한 성격이었다. 그 안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긁고 놀기도 하였다. 주인은 그녀의 그러한 검소함을 사랑했다. 그러한 검소함이 사라지고 세속적인 가치에 물들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씁쓸했던 것이다.
주인은 탄식했다.
“이는 필경 좋은 징조가 아니다. 상저옥배(象箸玉杯)라는 말이 있다.. 골판지 상자집에 만족하다가, 고급스러운 비단 집의 매력에 취하게 된 야옹이는, 언젠가는 지금 먹는 5kg에 2만원짜리 사료가 아닌, 오리고기 통조림을 주인에게 달라고 할 것이며. 지금은 책상위에 올라가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언젠가는 최고급 원목 캣타워를 사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나는 그 끝을 두려워하므로, 그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그런 주인을 보면서, 시디즈 t80 의자의 가죽을 벅벅 긁으며, 야옹이는 야옹하고 울었다.
“야이 미친 야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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