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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子(이자)] - 冒險編(모험편) - 登山王(등산왕)

郎瓦(낭와)의 군세를 대파한 뒤, 막료들을 모아 놓고 闔閭(합려)가 컹컹거렸다.

“초군은 여섯 갈래로 나뉘어 소읍으로 모이기로 했으나, 벌써 낭와를 패사시키고, 그 군세는 궤멸하였다. 앞으로는 어찌 하는 것이 좋겠는가?”

孃破(양파)가 아웅거렸다.

“아 직 다섯 군대가 남아 있고, 우리는 적에 비해 전체적으로 열세이다. 하지만 호구와 여의주를 찾아 주었기에, 드디어 채후와 당백이 각각 3군을 일으켜 초로 진격하기 시작하였다. 이럴진대, 어찌 초군이 닭 쫓던 개처럼 소읍만 바라 보고 있겠는가? 필시 다섯 군대 중 얼마는 말머리를 돌려 채와 당을 요격하려 들 것이니, 필시 앞으로 일이 수월해질 것이다.”

伍員(오원)이 말했다.

“채와 당은 옆에 같이 붙어 있는 나라로, 소읍에서 서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채후와 당백이 3군을 일으킨들, 초군이 오는 길목에 있으니, 효과적으로 초군을 떨어뜨려 놓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양파가 앞발로 탁탁 내리치며 캬웅거렸다.

“그 렇다, 바로 그래서 우리가 도와야 한다. 채와 당이 어차피 초군이 와야 할 길목이라면, 초군 중 일부는 반드시 채와 당을 상대하려 길을 꺾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초군이 우세인 바, 우리는 큰 그림에서는 밀리더라도, 국지적인 전장에서는 반드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채와 당이 3군을 일으켰으니, 그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초군이 채군과 당군을 緖戰(서전)에서 이긴다면, 도읍인 下蔡(하채)와 唐(당)을 포위해 후환을 없애려 할 것이니, 우리가 그 뒤를 습격해 채와 당을 구원한다면, 잘 되면 救國(구국)의 영웅이요, 못 되어도 천하의 의로운 나라가 됨이니,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그렇게 오군은 소읍을 단박에 함락시키고 서쪽으로 진격했다. 한편 탈주한 초병들이 신포서에게 낭와가 졌음을 들었으니, 신포서가 깜짝 놀라 전전긍긍하였다. 마침 비무기가 보낸 비둘기가 신포서의 영채로 와 구구거렸다.

“채후와 당백이 각각 3군을 일으켜 우리 영내로 들어와 난동을 부리고 있다. 어찌 해야 하겠는가?”

신포서가 캬웅거렸다.

“낭 와가 일찍이 내 말을 듣지 않고 날뛰다가 패사하고 말았다. 귀중한 전력이 말 그대로 궤멸당하고 말았으니, 앞으로 더더욱 신신중중하게 작전을 짤 수밖에 없다. 곧장 소읍으로 진격한다면 우리도 낭와의 꼴이 나고 말리라. 우리에겐 아직 영윤의 군대와, 나와 심윤술의 군대와, 다람이와 둥이의 군대가 남아 있으니, 이를 모아 채와 당을 먼저 진압하고, 그 뒤에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 좋다고 보인다.”

그런데 심윤술의 생각은 좀 달랐다.

“낭와가 패한 것은 무턱대고 오군이 모여 있는 소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만약 낭와가 소읍을 우회하여 고소를 곧장 쳤다면, 어찌 합려가 군대를 돌리지 않았겠는가? 우리는 방침을 무시하고 남쪽으로 우회해 고소를 쳐 가장 높은 전공을 세우리라!”

이를 듣고 신포서가 앞발을 동동 굴렀다.

“어 찌 심윤술은 일을 망치려 하는가? 오군을 모두 무시하고 고소를 치려는 것은 어찌 보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능구렁이보다 더한 양파가 어찌 그 대비를 안 해 놓았겠는가? 또한, 도대체 남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어디 있는가? 저러다가는 고소에 가 보지도 못하고 자멸하고 말 것이다.”

이에 신포서가 비무기에게 사정하니, 비무기와 신포서가 함께 심윤술에게 비둘기를 보냈으나, 심윤술은 이를 무시하고 閩越(민월)로 들어가고 말았다. 심윤술이 신포서를 비웃으며 멍멍거렸다.

“윤상이 양파에게 패사하고, 왕자 구천이 죽기로 도주하여 내게 투항해 왔도다. 구천은 월의 왕자이니, 어찌 민월과도 통하지 않겠는가? 민월이 길을 열면, 우리는 회계산을 지나 무사히 고소에 다다르리라.”

하지만 구천의 생각은 좀 달랐다.

“심 윤술이 나를 믿고 민월로 들어가는 모양이지만, 민월과 우리는 달라 잘 통하지 않는다. 종족이 같다 한들, 어찌 사이가 좋겠는가? 서로 이웃하여 늘 싸우고 문제가 있었다. 내가 심윤술에게 늘 민월로 가면 안 된다고 뿌뿡거렸지만, 심윤술이 내 말을 듣지 않음을 어찌 하겠는가?”

물론 양파의 생각도 좀 달랐다.

“회계산의 학이 날아와 하악하악거리기를, 심윤술이 초군을 이끌고 민월로 들어갔다고 하였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지 않겠는가? 왕자 구천이 심윤술과 동행하는가? 하지만 구천이 거기 있다 한들, 민월의 길을 열 수 있는가? 민월은 월과 같은 종족이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 회계산 이북이야 지금은 오의 영토이지만, 그 이남 동물들과는 특별히 사이가 좋지도 않을뿐더러, 국경으로 와 소요를 일으키기도 한다. 민월의 동물들은 사납기 그지 없어 내 장차 민월로 들어갈 생각이 있긴 하지만, 그 보다는 초를 정복하는 게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이 들 지경이다. 그런데 한낱 심윤술이 무엇을 어찌 하겠는가? 무엇을 먹으며 앞으로 나아가겠는가? 어디서 쉴 것인가? 민월은 온통 산지이다. 방해꾼들이 없다 한들, 나아가는 게 쉽긴 한가? 심윤술은 이 점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던가? 이미 회계산에 1천 여 마리가 주둔하고 있으니, 회계산만 지금처럼 굳게 지키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5만 마리가 민월로 들어갔다. 그러나 회계산에 이를 초군은 몇 마리나 되겠는가?”

마침내 비무기와 신포서, 다람이와 둥이의 군대는 모두 채와 당을 향하였으며, 합려의 오군 역시 채와 당으로 향하였다. 오로지 심윤술만이 민월로 들어가 고소로 향하였으니, 심윤술이 역사상 첫 登山王(등산왕)이 될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