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 캣맘 vs 주민 갈등 커져
과거 도둑고양이라고 불리던 길고양이는 동물보호법에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로 정의돼 있다. 서울 길고양이는 1km²당 550마리 정도로, 서울 시내에 20만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암고양이가 일생(평균 수명 3년) 동안 보통 22∼33마리를 낳는 엄청난 번식력을 가진 데다 먹을 것이 흔한 도시에서 수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길고양이 수가 늘어나자 혐오 민원과 애호 민원이 번갈아 구청에 쏟아지고 있다. 고양이가 무리지어 다니며 밤마다 싸우는 소리에 시달리다 민원을 제기하거나 몰래 밥을 주는 캣맘을 신고하기도 한다. 반면 길고양이를 잡는 포획자를 신고하거나, 급식소 설치를 요구하는 캣맘들의 민원도 적지 않다.
길고양이를 혐오하는 주민과 돌보는 캣맘이 번갈아 민원을 제기하면서 서울시와 자치구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2년 전 인천에서 캣맘을 때린 뒤 음식물 쓰레기통에 처박은 사건처럼 고양이 혐오 주민과 애호 주민 간의 다툼이 폭력으로 번지기도 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해왔다. 길고양이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안락사를 시키는 반인도적 방식 대신 번식을 막는 수술을 해주는 것이다. 올해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9억 원을 투입해 길고양이 4500마리 이상에게 중성화 수술을 해줬음에도 길고양이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개체 수를 줄이려면 전체 고양이의 15% 이상씩 수술이 필요한데 수술 건수가 이에 크게 못 미쳐서다.
○ 길고양이 보호, 먹이 주기만으로 해결 안 돼
서울시가 ‘길고양이를 부탁해’ 사업을 추진한 것은 캣맘들의 도움을 받아 도시에서 사람과 길고양이가 공존할 방법을 찾자는 취지였다. 개체 수가 급증해 쓰레기를 뒤지고, 분변을 흘리는 등 사람들의 일상을 침범하면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도둑고양이 밥좀 주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