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子(이자)] - 否定編(부정편)
하루는 李子(이자)가 꿈을 꾸었다. 꿈에서 이자는 孃破(양파)가 새우튀김처럼 누워 햇볓을 쬐고 있는 모습을 크게 그려 벽에 걸어 두었으니, 양파의 게으른 모습이 정교하기가 사진과 같았다. 이자가 말했다.
“내가 너를 이렇게나 잘 그려 벽에까지 걸어 두었으나 너는 기쁜 기색이 없구나.”
하지만 양파는 그림을 보고 야옹거릴 뿐이었다. 이자가 말했다.
“이것은 양파이되, 양파가 아니구나. 그림 속의 양파는 한가로이 누워 햇볓을 쬐며 앞다리를 햝고 있으니, 이 어찌 멀뚱멀뚱하게 보기만 하며 좋은 소리 하나 못 내는 이곳의 양파와 같단 말이냐?”
그러니 양파가 캬웅거리며 역정을 내었다. 이자가 말했다.
“그림 속의 양파는 내게 대들지도 않고, 밥을 달라고 하지도 않는구나. 화장실을 치울 필요도 없도다. 내 어찌 그대를 사랑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이자는 침대에 걸터 앉아 그림만을 멍청히 바라 볼 뿐, 양파를 돌보지 않으니, 마침내 양파가 이자보다 더 커져 캬웅거렸다.
“네 멋대로 내가 누워 다리를 햝는 모습을 그려 벽에 걸어 놓고 어찌 내가 그 그림대로 하지 않는다고 화내는 것이냐? 내가 한가로이 누워 있는 것이 어찌 너를 위한 것이겠느냐? 그것이 천하를 위한 것이겠느냐? 예를 위한 것이겠느냐? 부동산 가격을 위한 것이겠느냐? 내가 누워 앞다리를 햝음은 오로지 누워 앞다리를 햝기 위함일 뿐이로다. 어찌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이겠느냐?”
이자가 깜짝 놀라 도망가려 했으나 양파의 앞발에 맞고 침대 위로 뒹굴었다. 양파가 앞발로 이자를 밟고 캬웅거렸다.
“저것은 양파가 아니다!”
양파가 그림의 여백에 ‘이것은 양파가 아니다.’라고 쓰고 앞발로 인장을 찍고 이자의 얼굴에 발을 비비며 인주를 닦아 내니, 이자가 괴로워 하다가 잠에서 깼다. 양파는 이자의 가슴 위로 올라와 식빵처럼 엎드려 앞발로 이자의 얼굴을 탁탁 치고 있었다. 이자가 양파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 너를 데려 온 지 어언 3년째가 되었다. 너를 데려 올 때가 10월 중이었거늘, 어찌 네가 한가로이 새우튀김처럼 누워 있는 것에 반해 데려 왔겠느냐. 네 모든 것이 예쁘고 사랑스러우니 내 너를 거두어 지금껏 같이 살지 않았더냐. 너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내게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자는 화장실을 치워 줄 때까지 양파에게 얼굴을 맞아야 했다.
---
국한혼용체는 못읽는 분들이 많고, 순한글판을 가져왔더니 맛이 안산다는 댓글을 본 이자가 보고 '그렇다더라'라고 한 고로 그냥 섞어봤습니다. 가독성따위... - by 鄭子(정자).
괄호 한자를 쓰는 친절한 ...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이자(李子)인가, 정자(鄭子)인가? 헛갈리고 있음
지은이는 李子요, 퍼온이는 鄭子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