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며칠전부터 이미 조짐이 보였던거 같다

평소보다 적게 먹고 잠만 자는 모습에 사료가 질린거라고 혼자 결론내리고 캔만 잔뜩 사왔다

캔도 먹지않고 물만 조금 핥는 모습에 어쩌면 했는데 결국 이틀전 새벽에 토를 하기 시작했다

해뜨자마자 사무실에 늦는다고 연락하고 바로 1호2호 둘다 데리고 병원을 갔다

너무나 명확한 범백증상이고 초기대응이 빨라 반드시 나을거라고

길에서 만난후 몇번이나 고비가 있었지만 같이 이겨냈고 이번에도 그럴거라고 생각했지

요근래 자주 보았던 길냥이들의 죽음에 범백이 퍼지는게 아닌가 하는 심증도 있었지만

의사선생님이 요즘 특히나 병원을 찾는 냥이들이 많아진다고 하실때 확신했다

동네병원에서는 치료가 미흡한 부분이 있으니 2차병원을 가라고 하셔서 소개받은 병원으로 바로 갔다

이때까지만해도 크게 걱정은 되지않았다 월급은 차곡차곡 쌓이고 저금도 따로 하는터라 치료비는 충분하고

이동하는 내내 2호도 상태가 양호한듯 보였다 하지만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는 내 생각이랑은 완전히 달랐다


2호를 격리실에 입원시키고 사무실에 갔다가 퇴근하고 멍하니 앉아있다가 집에 남은 범백균을 없애려고 청소했다

괜찮을거라고 생각하고 의사선생님한테 돈은 상관없으니 할수 있는걸 다 해달라고 하고 매일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내일가면 좀더 호전될거라고 생각했고 계속 희망을 가졌다


2호는 12일 오전 7시경 링거를 단채로 고양이별로 갔다 내가 주은지 정확히 82일째다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화장실에서 조금 울었다

1호는 2호가 없는 걸 알고 2호 냄새를 쫒다가 2호를 못찾으니 혼자서 계속 우다다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1호가 우다다하면 2호가 뒤따라오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거같다 1호는 혼자서 우다다 하다가 멈춰서서 뒤돌아보는걸 계속 반복했다

그래도 2호가 보이지않으니 1호는 어미가 잃어버린 새끼를 찾듯이 계속 울었다 나도 그걸 보니 가슴이 미어져서 밤새 울었다  


1호의 원래 이름은 꿀이고 2호의 이름은 솜이다 냥갤에는 그냥 남자새끼가 꿀이 솜이하면 이상해보여서 1호2호로 하다보니 계속 그렇게 썼다

솜이는 3차접종을 3일 남겨두고 죽었다 3차 접종에 범백예방이 있다는걸 알고 또 울었다 내가 며칠이라도 빨리 접종을 했다면 살았을까 오만 생각이 든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나를 원망했을까 나를 만나 고작 3개월남짓 더 살면서 그마저도 편하지 못하고 아팠던 날이 있었으니 얼마나 괴로웠을까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고 화가나고 이딴 글이나 쓰면서 추억으로 자위하고 있는 내가 정말 한심하다 이제는 절대 둘째를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