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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李子(이자)] - 童話篇(동화편) - 盜子孃(도자양)

황소가 노동쟁의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大邱(대구)에 李子(이자)란 사람이 살았는데, 개와 고양이들에게 도둑질을 가르치며 살았다. 孃破(양파)는 이자에게 배웠는데, 膽大(담대)하고 똑똑하여 모두가 양파를 보고 국민연금을 훔칠 차세대의 큰 재목이라고 칭찬하였다. 양파가 자만하여 아웅거렸다.

“이자에게 배운 고양이 중 나 만큼 민첩한 녀석이 어디 있던가. 이자에게 배운 개들 중 나 만큼 용맹한 녀석이 어디 있던가. 이것이 바로 一人之下(일인지하), 萬物之上(만물지상)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이자가 이를 듣고 아니꼽게 여겼지만, 양파가 수강료를 가장 많이 냈으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마침 나라에 국회의원을 뽑는 큰 선거가 열리게 되었으니, 양파가 나아가 이자에게 캬웅거렸다.

“내가 그대에게 도둑질을 배운 지 어언 5년이 되었다. 나는 그대에게, 바람처럼 민첩하게, 숲처럼 고요하게, 불길처럼 맹렬하게, 산처럼 묵직하게 움직이고, 말하는 법을 배웠으니, 이제 어떤 창고든 열 수 있고, 어떤 경비견이든 앞발로 내리쳐 골로 가게 할 수 있다.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달릴 수도 있으며, 태산처럼 버티어 길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도둑질의 끝은 천하를 훔치는 것 아니겠는가. 사료와 장난감을 아무리 훔친들, 그것은 오늘 벌어 오늘 먹고 사는 일용직들의 비참한 삶이 아닌가. 그 동안 짐짓 깨달은 바가 있으니, 출사하여 이 나라를 훔쳐, 대대손손 부귀를 누리고자 한다.”

이자가 말했다.

“그대가 風林火山(풍림화산)의 도를 말한들, 蘇秦(소진)이나 張儀(장의)처럼 世事(세사)의 흐름에 따라 혀를 굴릴 수는 없고, 蘇代(소대)처럼 국사의 정수를 파고 들 수도 없다. 子貢(자공)처럼 국제 정세에 밝은 것도 아니며, 管仲(관중)처럼 부끄러움을 감내할 수도 없다. 孫子(손자)처럼 박식한 것도 아니요, 孔子(공자)처럼 바르고 곧지도 못하며, 老子(노자)처럼 도를 깨우치지도 못하였다. 列子(열자)처럼 바람을 타고 다니지도 못하며, 莊子(장자)처럼 자유를 만끽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어찌 그대는 교만하여 천하를 훔친다는 말을 입에 담는가?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고, 그대는 설익어 떫고 떫도다. 5년만 자중하고 때를 기다려라. 그러면 그대에게 기회가 찾아 올 것이다.”

이에 양파가 분연히 문을 머리로 밀고 나오며 캬웅거렸다.

“소인배와는 함께 일을 도모할 수 없다더니, 이는 이자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양파가 이자의 문하생들 중 자신을 따를 자들을 모으니, 9할이 넘게 양파를 따라 왔다. 마침내 양파가 가산을 모두 털어 후보로 등록하고, 선거 사무소를 차리니, 주민들이 양파의 눈화장에 혹하여 구름처럼 몰려 들었다. 양파가 아웅거렸다.

“어찌 내가 지겠는가. 어찌 내가 떨어지겠는가. 산을 뽑아 던질 기세로 이대로 완주하겠다.”

한편 이자는 수강생이 모두 빠져나가 당장 쌀을 살 돈도 없었다. 이자가 强亞知(강아지)를 불러 말했다.

“양파가 말을 잘 한들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고, 힘이 세다 한들 고양이에 불과하다. 양파가 王弼(왕필)이 주를 단 『道德經(도덕경)』을 읽었다고 도의 정수를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아직 나는 양파에게 竹簡(죽간)을 보여 주지 않았다. 이대로 양파가 선거에 임한다면 필시 패가망신하고 말 것이니, 양파가 괘씸하지만, 그대가 양파를 적당히 흔들어 더 늦기 전에 선거에서 발을 빼게 하라.”

이에 强亞知(강아지)가 기자 행세를 하며 양파에게 멍멍거렸다.

“요즘 경기가 어려운데, 버스 요금이 계속 올라서 걱정이다. 그대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양파는 버스를 타 본 적이 없었으므로, 깜짝 놀라 할 말을 잃었다. 그러자 옆에서 참모 중에 누군가가 ‘70원’이라고 하는 자가 있어, 양파가 아웅거렸다.

“나도 서민 경제가 붕괴되는 것 때문에 고민이 많다. 꼭 버스 요금을 70원으로 올려 경기를 살리겠다.”

다시 강아지가 멍멍거렸다.

“법인 택시들의 사납금이 너무 많아 기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 어떤 대책이 있는가?”

양파가 아웅거렸다.

“그것은 택시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다. 반드시 감차하여 택시 기사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겠다.”

양파의 대답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분노한 주민들이 양파에게 등을 돌리니, 어쩔 수 없이 양파는 후보직에서 사퇴하며 기자들을 불러 길게 울며 야옹거렸다.

“존경하는 주민 여러분, 나는 오늘 정권 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한다. 국회의원 선거는 누구의 유, 불리를 떠나, 새 정치와 정권 교체를 바라는 주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주민들과 나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버스 요금을 70원으로 올리겠다는 내 마지막 중재안은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여기서 더 이상 후보의 자질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주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주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줄 뿐이다. 나는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다.”

이에 주민들이 양파를 불쌍히 여겼다. 양파가 사무소를 정리하고 다시 이자를 찾아가 아웅거렸다.

“내가 교만하여 그대를 져버리고 선거에 나가려 하였을 때, 그대는 나를 다독여 나가지 않도록 설득하였다. 하지만 내가 이를 또한 무시하고 나아가 화를 당하였으니, 내 그대를 다시 볼 면목이 없다. 그러나 다행히 그대가 나를 잊지 않고 강아지를 보내 패가망신을 피하게 하였으니, 내 그대에게 이 은혜를 어찌 갚을 수 있겠는가. 염치불구하고 다시 그대에게 가르침을 받으려 하는데, 어찌 생각하는가?”

이자가 말했다.

“그대가 아는 바는 사해와 같이 넓으며, 하늘처럼 깊다. 하지만 그대는 그대가 아는 바에 취해 세상을 바로 볼 수 없었도다. 그대는 르벡 적분이 뭔지 알지만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몰랐고, 산유국들의 경제 사정은 알지만 택시 기사가 왜 먹고 살기 힘든지는 몰랐다. 그대는 책으로 세상을 배웠을 뿐, 눈을 들어 세상을 바라 볼 줄은 몰랐도다. 하지만 그대가 마침내 벼랑 끝에 몰리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머리를 조아려 死地(사지)에서 빠져 나왔으니, 이를 어찌 지혜롭다 하지 않겠는가? 자숙하고 5년만 더 공부하라. 그러면 그대는 천하를 훔칠 도적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에 양파가 밤낮으로 공부하고, 사료를 멀리하고 풀을 뜯어 먹고, 차를 멀리하고 택시를 타고 다녔으니, 비로소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어 국민연금을 流用(유용)해 나라의 재정을 파탄내기에 이르렀다. 이에 세상 동물들이 양파를 보고 ‘지혜로운 고양이’라 불러 우러러 존경하였으니, 양파는 이를 ‘스스로 터득한 지혜’라 불러 길이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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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특집(?)

딱히 이 글로 이자가 무슨당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그런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