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때였다.
어느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니 새하얀 강아지 한마리가 마당에 있었다. 뭐가 좋은지 마당을 뛰어다니다가 나를 보고 다리에 메달리고 뭐가 좋은지 꼬리를 흔들어대었다.
아버지께 전화하니 진도에 아는분이 진돗개 강아지 한마리를 보내주셨다고 한다. 뭐 품종 등급 미달이라 분양한다던가 그런 기억이 있다.
강아지가 매우 영리해서 동내 아이들이 좀 못살게 굴어도 싫은 내색 없었고 가스배달 아저씨나 집배원 아저씨, 친척들에게도 큰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강아지가 자라면서 꼬리가 말리고 배가 올라붙고 튼튼한 근육이 붙으니 함께 산책하고 등산할때마다 항상 먼저 앞서지 않고 옆을 지키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중학생의 여름이 지나갔다.
녀석이 2살이 되던 초여름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보통은 걸어서 하교하는데 그날은 어머니께서 차를 몰고오셔서 태워주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개가 쓰러졌단다. 개장수가 개를 잡아갈려다 일찍 퇴근하시던 아버지께 걸려 도망가고 개는 의식 없이 병원에 있다고 하였다.
병원에 가보니 단순히 의식이 없는게 아니라 머리를 어찌나 강하게 얻어맞았는지 두 눈이 튀어나와 끔찍한 모습으로 뻗어있었다. 어린 마음에 녀석의 모습이 무서워 도망쳐버렸다.
집에 들어가 울고 있는데 부모님이 오셨다. 우는건 아니었으나 충격을 많이 받은 모습이셨다. 다음날 다시 병원을 가니 녀석이 잠시 깨어나긴 했는데 곧바로 의식을 잃고 더이상 일어나진 않았다.
그 다음날도 다음날도 일어나진 않았고 수의사아저씨는 뇌사판정을 내리고 안락사를 권유하셨다.
그렇게 녀석은 내 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