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밤에 알고 지내던 길냥이를 구조했어.
1년 반 동안 밥 챙겨 주던 아이인데 어느 정도는 가까이 왔지만 경계심이 강해 곁은 안 내주던 아이야.
다른 애들보다 약하고 힘도 없고 얼마 전 새끼를 낳았는데 모두 잃었지.
무엇보다 주민들이 고양이 밥 주는 걸 너무 싫어해서 그대로 놔뒀다가는 또 임신하고 겨울에 고생하다
굶어 죽을 거 같아서 한번 시도나 해 보자고 통덫을 설치했는데 그만 10분 만에 덜컥 잡혀 버렸어.
바로 병원으로 옮겨 검사를 하고 다음 날 중성화 수술을 해서 화요일에 집에 들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사나워서 힘드네. 철장에 격리를 해 놨는데 가끔 난장도 피우고 하악질도 해.
만질 수 없는 건 물론이고.
하나 위안이 되는 건 그래도 밥을 잘 먹고 화장실 이용도 잘 한다는 거.
시간이 약이라는 걸 알면서도 힘든 건 어쩔 수 없더라고.
문제는 집에 있는 우리 첫째야.
아직 얼굴은 못 봤지만 냄새로 그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 거 같아.
집이 방 하나, 작은 거실로 이루어진 구조이다 보니 완전 격리는 힘들고
더구나 에어컨이 방에 있어서 삼일째 되던 날부터 가끔 철장에 이불을 덮어 놓고 에어컨을 켜다 보니
첫째가 방에 들어가 다른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
어제까지는 괜찮았는데 오늘 새벽에 울어서 나가 보니 하악질에 으르렁거리는 소리까지 내며 흥분하더라.
어르고 달래니 다행히 금방 괜찮아지기는 했는데 앞으로가 참 막막하다.
오늘 낮에도 잠깐 집에 들러보니 첫째는 예전 행동 그대로이고 다만 방 문을 열어 놓으면 이상한 소리를
내고 하악질을 해 대네. 방문을 닫으면 금방 괜찮아지고.
두 아이가 나에게 화를 내고 있는 거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속상해.
나도 스트레스로 근 2주 간 3-4킬로나 빠졌거든.
정말 시간이 약일까?
왜 이런 일을 벌여서 나도, 아이들도 힘들게 하는 건지 속상하다.
이제 겨우 일주일 지났을 뿐인데 시간이 한참이나 흐른 기분이야.
비슷한 경험 있는 횽들. 조언 좀 부탁해.
아.. 참 마음이.. 좋은일은 이렇게 힘들더라.. 날도 다운데.. 토닥토닥 글이지만 힘든게 느껴져.. 그래도 그아이.. 에휴 이런말하는 나도 참 그냥 밖으로 보내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러면 또 횽이랑 있던 아이가 힘들고 시간이 좀 필요한것 같아.. 적응하지 않을까 싶은데..ㅜㅠ
ㄴ도움이 못되어서 미안 횽..ㅠ
구조한 냥이는 잡히자 마자 중성화 하고 낯선 양이 영역에 들어간거라 날선 상태일 수 밖에 없어...평소에도 못 만졌다며..적응기 꽤 걸릴듯 싶다. 첫째야 마주하서 서로 서열정리하게 방관하는 수 밖에 없는데
정 힘드면 임보라도 알아봐봐...
우린 어린 꼬맹이로 둘째를 들여서 똑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첫째 반응이 이동장안에 있는 둘째 보자마자 으르렁 거리더라. 다른 방에 자리잡고 분리해서 몇일 지내는 동안에도 방문 열려 있으면 첫째가 으르렁 거리고 한동안 집사가 쓰다듬도 못하게 신경질내고
구조한 아이 내보낼 생각은 없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보다 더 고민이 되는 건 첫째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을까 봐 그게 걱정이야. 화가 나서 나를 물려고도 하더라고.
둘째는 어린애라 그런것 없었고. 암튼 둘이 사용하는 깔개천이나 담요같은거 슬쩍 앞에다 던져놓고 냄새 맡도록도 해줬음. 좀 익숙해지라고. 첫째는 캣닢이나 마따따비 평소보다 좀 자주 뿌려주고
냥이용 신경안정제같은것도 있더라. 효과있을지 모르지만 함 써보는것도 좋을듯. 뿌리는 스프레이 타입도 있는것 같던데
시간이 해결해줄꺼야. 그래도 밥잘 먹는다니 다행이고 철장안에 있으면 넘 답답하겠지만 싸우지는 못하니까첫째가 하악질하더라도 얼굴보게해줘서 익히게해야지.힘들지만 책임지려하는 맘이 예쁘다.
서로 얼굴을 보여주는 게 나을까? 너무 이른 거 같은데 괜찮으려나?
진짜 책임지려는 모습이 너무 좋다ㅠ 힘내라는말밖에 못해줘서 미안.
정신과라고 해야하나 그쪽 전문 수의사분 의견은 가급적 얼굴보기전에 먼저 서로의 냄새에 익숙해지게 하고 그 다음 문을 아주 조금만 열어서 그 사이로 먼저 보여주라더라. 뭐 그런 의견이 항상 맞는건 아니겠지만 참고할만해서 적어봄
서로 얼굴볼때 첫째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 같은걸 조금씩 주고 그걸 반복하는것도 나쁘진 않을듯. '얼굴볼때는 뭔가 좋은 일이 생긴다' 세뇌
조언 고마워. 힘들지만 참아볼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