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게임을 못하고 에임이 구려서 하는 수 없이 메딕을 골랐다.

메딕만 플탐이 300시간이고 다른 병과들은 모두 10시간 미만임.

'전황을 바꾸는 건 메딕이다', '메딕은 팀에서 가장 중요한 병과다' 이런 말들을 보며 나는 중요한 병과를 맡고 있는 거라고 자위질했다.

하지만 내심 데모맨을 골라 점착폭탄으로 적들을 터뜨리고 솔저의 로켓 벽빵으로 자유로이 하늘을 누비고 싶기도 했으며, 스카웃으로 적진에서 날뛰며 적들을 교란시키고도 싶었고 스파이로 적의 등에 칼을 꽂고 유유히 사라지는 플레이를 즐기고 싶었다.

나로서는 할 수 없는 플레이를 지켜보며 결국 그들에게 없어선 안 되는 존재는 나만이 할 수 있다며 자기합리화 했다.

그런데 애타게 나를 부르며 나에게 달려오는 팀원을 보며,
내가 준 우버를 활용하지 못하고 1킬도 내지 못한 팀원을 보이스로 타박하며,
나의 우버로 시원하게 적들을 터뜨리며 웃음 짓던 모든 순간이 좋았다.

나는 가끔 사람이 적은 서버에서 다른 병과들을 고른다.
하지만 습관이 되어 버린 걸까 이내 곧 메딕으로 바꾸게 된다.
그렇게나 지겹고도 질리게 한 메딕일 텐데.


어이 메딕, 넌 언제나 내 파트너다.